연결 가능 링크

공공장소 총기허용법 논쟁...‘나치 경례’ 교도관 해임


지난 29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 북부 화이트세틀먼트의 교회 앞에 경찰차가 주차돼 있다.
지난 29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 북부 화이트세틀먼트의 교회 앞에 경찰차가 주차돼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주말 발생한 교회 총격 사건에 따라, 일부 공공장소에서 총기 소유를 허용한 텍사스 주법이 논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나치식 경례’로 사진을 찍은 웨스트버지니아 신임 교도관들이 전원 해고됐고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인이 존경하는 인물’ 공동 1위에 오른 조사 결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소식입니다. 총기 소유에 관한 텍사스 주법이 주목받고 있다고요?

기자) 네. 29일 텍사스주 북부 화이트세틀먼트의 한 교회에서 총기 난사로 범인 포함 3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당했는데요. 범인인 키스 토머스 키누넨 씨는 현장에서 대응 사격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범인을 사살한 사람은 이 교회 보안책임자 잭 윌슨 씨였는데요. 종교시설 내에서 총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한 텍사스 주법이 대형 참사를 막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영웅들과 그들에게 총기 소지를 허용한 텍사스법이 생명을 구했다”고 30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예배중이던, 나머지 242명이 목숨을 살린 것이, 바로 텍사스 총기 소유 관련 법규 때문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여기에 반박하는 여론도 높아지면서, 공공장소에서 총기 소유 권리에 관한 공방이 다시 가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텍사스 주법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교회나 이슬람 사원, 유대교 회당 등 종교시설을 포함해 아파트단지, 어린이 위탁시설, 공립학교 부지 등 공공장소에서 면허보유자가 총기를 소지할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올해 텍사스 주의회가 잇따라 관련 법규를 통과시키고, 주지사 서명을 거쳐 발효됐는데요. 다른 지역의 총기 관련 법규에 비해, 크게 규제를 완화한 내용입니다.

진행자) 사건이 발생한 교회에서는, 해당 법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당 교회는 근래 몇 년간 종교기관 총격 사건이 잇따르자 보안팀을 꾸려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9월 종교시설 내 총기 소지를 허가하는 텍사스 법이 발효된 뒤, 더욱 활발하게 대응 연습 등을 진행해왔다고 보도됐습니다.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총기 난사가 발생했을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모범사례라고 치켜세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 주법에 찬사를 보냈는데, 반박하는 여론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종교시설에 총기를 들고 갈 수 있게 법이 허용한 것이, 범행 동기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주장입니다. 지역 시민단체 ‘텍사스 건 센스(Texas Gun Sense)’의 에드 스크럭스 회장은 “총격범이 무기를 들고 교회에 나타나는 걸 막을 수는 없었을까”라고, 사건 직후 총기 관련 법규를 비판했는데요. “우리의 (총기) 법은 너무 허술(lackadaisical)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을 포함해 민간인들이 총기를 아예 보유할 수 없게 하는 나라가 많은데요. 미국은 그렇지 않죠?

기자) 네, 미국 사회에선 총기 규제가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수정헌법 2조’에서, 총을 포함한 개인의 무기 소지 권리를 규정했기 때문인데요. 총기 규제 목소리가 커지고 각 지역 당국이 관련 조치를 취할 때마다, 총기 소지 자유를 내세우는 측은 이 헌법 규정을 들어 위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수정헌법 2조에 뭐라고 돼 있습니까?

기자) ‘규율 있는 민병대(militia)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요하므로,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하는 국민(people)의 권리는 침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규정을 해석하는 방향에 따라, 총기 소지 자유와,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해석하는 방향이 달라지나요?

기자) 총기 규제론자들은 수정헌법 2조의 주체가 ‘민병대’이기 때문에, 그밖에는 총기 소유를 제한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데요. 반면 총기 소유 옹호론자들은 ‘국민의 자유가 침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했으니까, 모든 국민의 총기 소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진행자) 규제론자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자유를 보장하자는 쪽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기자) 일반적으로 미국 사회에서 진보층은 총기 규제를 요구하고, 보수층은 총기 소지 권리를 강조합니다. 특히 총기에 관한 자유를 내세우는 다양한 이익단체들도 있는데요. 전미총기협회(NRA) 등이 대표적입니다. 정치권을 들여다보면, 민주당은 규제를 촉구하는 쪽이고요, 공화당은 자유를 추구하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수정헌법 2조 해석과 관련해 소송이 끊이지 않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그러잖아도, 연방 대법원이 이달 초 관련 심리를 시작했는데요. 뉴욕 총기 단체들이 지역 당국의 규제에 반발해 시작된 법정 다툼을 대법원이 다루는 겁니다.

진행자) 대법원의 결정은 언제, 어떤 쪽으로 나올까요?

기자) 최종 판결은 내년 6월 말께 나올 걸로 예상되는데요. 어떻게 결정할지는 미리 추측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등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잇따라 임명했기 때문에, 총기 보유 권리가 더 확장될 것으로 일각에서 전망하는 중입니다.

나치 경례를 하고 있는 웨스트버지니아 신임 교도관들. 사진출처: WEST VIRGINIA DEPARTMENT OF MILITARY AFFAIRS
나치 경례를 하고 있는 웨스트버지니아 신임 교도관들. 사진출처: WEST VIRGINIA DEPARTMENT OF MILITARY AFFAIRS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나치식 경례 웨스트버지니아주 신임 교도관들이 해임됐다고요?

기자) 네. 교도관 후보생 훈련에서 나치식 경례로 졸업 사진을 찍은 웨스트버지니아주 신임 교도관들이 전원 해임됐습니다. 짐 저스티스 주지사는 30일 성명을 통해, 이들의 해임을 권고한 조사 보고서를 승인했다고 발표하고 “가장 강력한 언어로 이들의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런 종류의 행동은 내가 지켜보는 한, 주 정부 내의 어떤 기관에서도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주 당국은 보고서에서, 관련자들의 징계 조치도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정부의 징계 조치,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사건에 관여한 훈련 교관 2명과 생도 1명을 해고하고, 관계자 4명을 무급 휴직 조치했습니다. 아울러 이 일을 제때 보고하지 않은 훈련소 관계자 1명도 해고할 계획인데요. ‘나치식 경례’로 졸업사진을 찍은 신임 교도관 31명은 앞서 무급 휴직 징계를 받았는데, 이번에 전원 파면된 겁니다.

진행자) ‘나치식 경례라는 뭡니까?

기자) 손가락을 곧게 모은 채로 오른팔을 공중에 뻗어 올리는 행동입니다. 과거 나치 독일에서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 등에 충성을 맹세하는 상징이었는데요. 지금은 세계적으로 금기입니다. 나치의 범죄를 미화하고, 백인우월주의를 정당화하는 몸짓으로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신임 교도관 훈련 졸업 사진에서 이런 몸짓을 걸까요?

기자) “일부 훈련생들이 교관에게 나치식 경례를 하자, 다른 급우들도 따라 했다”고 보고서에 적혀있습니다. “그 몸짓이 인종, 종교, 민족 집단을 향한 차별적 행위라는 뚜렷한 동기나 의도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명시했는데요. 하지만 “몸짓과 사진이 보기에 매우 불쾌하고 악질인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일이 언제 일어난 겁니까?

기자) 해당자들의 훈련기간이 지난 10월 21일부터 11월 27일까지였습니다. 졸업 사진은 훈련 마무리 시점에 찍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사진이 처음 문제가 된 건 이달 5일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주 정부가 진상 조사단을 꾸려, 내막을 파악하고 주지사에게 교도관 해임과 관련자 징계를 권고한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교도관들이 실제로 나치를 추종하거나 찬양할 의사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조사 결과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기념사진을 보면 ‘해일 버드!(HAIL BYRD!)’라는 자막이 붙어있는 등, 나치의 전통을 충실히 재현했는데요. 교관 중의 한 명이었던 캐리 버드 씨에게 존경을 표현하는 의미로, 나치의 경례 구호 ‘해일 히틀러!’를 따라 한 것이었습니다. 버드 씨는 진상조사단 관계자에게 “내가 엄청 히틀러 같은(hard-ass like Hitler) 사람이기 때문에” 훈련생들이 그런 행동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나치는 어떤 집단입니까?

기자) 제2차 세계대전 발발을 주도하고, 유대인 대학살을 비롯한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집단입니다. 이를 통해 ‘반유대주의’를 비롯한 인종적ㆍ종교적 혐오를 확산시켰던 세력인데요. 얼마 전에는 뉴욕에서 ‘반유대주의’가 동기로 추정되는 종교집단 공격이 발생해 우려를 낳았습니다. 유대교 율법 교사인 ‘랍비’가 사는 집에 지난 28일 괴한이 침입해,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났는데요. 유대교 명절 ‘하누카’ 행사를 치르던 5명이 다쳐서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검찰은 용의자 그래프턴 토머스 씨에게 연방 혐오범죄 혐의를 적용한 공소장을 30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인이 존경하는 인물 조사한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세계적인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매 연말,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파악하는 여론 조사를 실시하는데요. 2019년 조사 결과가 30일 공개됐습니다. 여기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각각 18% 응답률로, 공동 1위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직전 대통령과 대통령이 동률을 기록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을 포함해, 이 조사에서 열두 번째 1위를 차지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갤럽은 지난 1948년 이후 이런 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는데요. 앞선 72차례 조사에서, 58번이나 현직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선 2년간 조사에서는,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이 부진했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였던 2017년에 응답률 14%에 머물렀고요. 이듬해인 2018년에는 13%로, 더 떨어졌습니다. 갤럽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년차에 직무수행 지지도 36%에 머물고, 2년차에도 40%에 턱걸이하는 등 인기 없는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존경하는 인물 순위에서도 처졌던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3년차인 2019년에는 지지도를 45%까지 끌어올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인기를 유지고 있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인 2017년에 17%, 이듬해인 2018년에도 19%로 높은 응답률을 유지했는데요. 퇴임 후에도 두 자릿수 응답률을 기록한 대통령은, 앞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뿐이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각각 존경하는 사람들은 주로 어떤 부류인가요?

기자) 지지 정당에 따라 극명하게 갈립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을 놓고, 민주당 지지층은 41%가 존경한다고 답한 데 비해, 공화당 쪽에선 3%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공화당 지지층은 45%가 트럼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했고요, 민주당에선 2%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지지층은 트럼프 대통령을 거의 선택하지 않은 것이고요. 공화당 지지층도 소수만 오바마 전 대통령을 꼽은 겁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도, 공화당 쪽도 아닌 사람들은 어떤가요?

기자) 두 사람에 대한 존경 의사가 엇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중도ㆍ무당파 집단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꼽은 사람은 12%였고요. 트럼프 대통령을 택한 경우는 10%였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미국 사람들은 주로 대통령들을 존경하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동안 조사에서 전ㆍ현직 대통령이 아닌 사람이 1위에 오른 경우는 단 세 차례뿐이었는데요. 2차 세계대전 직후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그 뒤로 1970년대 헨리 키신저 당시 국무장관, 그리고 1980년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수위를 차지한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2019 순위에 밖에 어떤 사람이 올랐습니까?

기자) 남성들을 먼저 살펴보면, 정치인과 경제인, 종교인으로 다양합니다. 정치권에서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애덤 쉬프 하원의원이 이름을 올렸고요. 경제계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포함됐습니다. 종교계에선 티베트 불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존경하는 인물로 꼽혔는데요. 이들은 모두 2% 이하 응답률로, 트럼프 대통령ㆍ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격차가 컸습니다.

진행자) 조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한 겁니까?

기자) 지난 12월 2일부터 15일까지, 성인 1천여 명에게 전화를 걸어, 보기를 주지 않고 주관식으로 질문했는데요. ‘세계 어느 곳에 사는 사람이든, 가장 존경하는 남녀 인물이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여성 부문은 어떻게 집계됐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가 10% 응답률로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위인데요. 이번에 여성 중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응답률을 기록했습니다. 2위는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입니다. 5%로 나타났는데요. 이 밖에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씨,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그리고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양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여성의 경우, 정치인이 많지 않네요?

기자) 10위권까지 훑어보면, 정치인이나 공직자, 그리고 외국 정상급 인사들도 있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그리고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이름을 올렸는데요. 이 밖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