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결의안이 이번 주 상원에 제출됩니다. 보잉 ‘737 맥스’ 생산 중단 여파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기대보다 0.5%P 감소할 수 있다고 당국이 예측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영화상인 올해 오스카상 후보가 확정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정국이 이번 주 중요한 전기를 맞는군요?
기자) 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통령 탄핵 결의안을 이번 주중에 상원에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0일, 이같은 계획을 담은 서한을 민주당 동료 의원들에게 보냈는데요. 이와 관련한 구체적 일정과 향후 행동 방향 등에 대해서, 14일 당내 논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서한에 뭐라고 적었습니까?
기자) “탄핵 심판에서는 모든 상원의원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초당적인 정의를 구현할 것을 선서하게 된다”고 먼저 강조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그러면서, “상원의원들은 둘 가운데 선택에 직면한다”고 적었는데요. “대통령에 충성할 것인지, 아니면 헌법에 충성할 것인지”를 골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에 충성할지, 헌법에 충성할지 골라야 한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기자)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향한 메시지입니다. 상원에서 집권 공화당이 다수당이라, 탄핵 소추안이 기각될 것이 유력한데요. 따라서, 같은 당 소속인 트럼프 대통령 입장을 두둔하지 말고, 나라를 생각하는 관점에서 심판에 임하라고, 펠로시 의장이 공화당 측에 촉구하는 말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탄핵 결의안을 상원에 제출하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탄핵 조사’와 ‘탄핵 심판’으로 구성된 2단계 대통령 탄핵 소추 절차 중에, 두 번째 과정을 시작할 준비가 되는 겁니다. 하원은 작년 9월 말 ‘탄핵 조사’ 개시를 선언한 뒤, 지난달 18일 본회의에서 탄핵 소추 결의안을 가결했는데요. 이를 승인해서 상원에 제출할 권한을 가진 펠로시 의장이, 아직까지 넘기지 않았습니다. 증인 채택을 비롯한, ‘공정한’ 탄핵 심판 진행 방식이 먼저 확립돼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은 증인 채택 문제가 해결된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그 부분은 여전히 민주-공화 양당이 대립하고 있는데요. 펠로시 의장이 이 문제로 “정치적 게임”을 벌이면서 너무 시간을 끈다는 지적이 공화당에서 나왔습니다. 아울러 지난주에는 민주당의 일부 상ㆍ하원의원들도, 탄핵안을 빨리 넘기라고 펠로시 의장에게 잇따라 촉구했는데요. 결국 펠로시 의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탄핵안을 무한정 붙잡아 두는 게 아니”라면서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상원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펠로시 의장이 요구했던 ‘공정한’ 탄핵 심판 방식이 아직 정해지진 않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10일 민주당 동료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낸 직후, ‘상원의 탄핵 심판이 공정할 것으로 보는 거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안을 상원에 넘기고, 하원을 대표해 심판에 참가할 소추위원들을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상원으로 탄핵소추안이 넘어가면, 탄핵 심판이 곧바로 시작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탄핵 심판을 시작하려면, 사전 절차가 있는데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심판 진행 방식에 대한 규정을 명시한 결의안을 가결해야 되고요, 트럼프 대통령 측에 소환장도 발부해야 됩니다. 이 과정을 상원이 서두르면, 이번 주중에도 심판이 개시될 수 있고요, 아니면 뒤로 미뤄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쯤 심판이 개시될까요?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대표가 관련 일정을 주도하게 되는데요. 심판 진행 방식에 관한 결의안 내용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탄핵안을 하원에서 넘겨받은 뒤, 심판이 시작될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심판 개시 준비가 돼가는 상황인데, 탄핵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 쪽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리(백악관)도 준비가 돼 있다”고,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10일 기자들에게 밝혔습니다. “우리의 방어팀(변호인단)이 공격에도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이번 탄핵 심판은 “대통령의 입장을 개진할, 처음이자 최선의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에서 누가 탄핵 심판에 참석합니까?
기자) 대통령 변호인단으로 4명이 우선 파악됐습니다. 콘웨이 선임고문이 언론에 확인해준 내용인데요. 먼저, 팻 시폴로니 백악관 법률고문이 대표를 맡고요. 그밖에 백악관 법률팀에서 2명이 동참합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인인 제이 세큘로 변호사도 합류하는데요. 그 밖에 누가 더 변호인단에 들어갈지는 불명확합니다.
진행자) 탄핵 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과정을 살펴보죠.
기자)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주관하는 재판 형식입니다. 하원에서 보내는 탄핵 결의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범죄 혐의들을 담은 ‘기소장’이 되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해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했다는 ‘권력 남용’과, 하원의 탄핵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의회 업무 방해’ 두 가지 항목으로 구성됐습니다. 이걸 들고 가는 하원의 소추위원들이 ‘검사’ 역할이고요, 대통령 본인이나 변호인단이 ‘피고’ 위치로 출석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상원의원들의 역할은 뭡니까?
기자) 배심원 역할입니다. 탄핵 심판에 직접 관여하는 발언권은 없고요, 전체 과정을 모두 지켜본 뒤에 탄핵 ‘인용’이나 ‘기각’ 쪽에 투표하게 됩니다. 가결 요건은 상원 재적의원 100명 중에 3분의 2인, 67표인데요. 탄핵안이 상원에서 가결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파면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직위를 승계하게 됩니다.
진행자)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파면되는 일이 일어날까요?
기자)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야당인 민주당과 무소속이 모두 탄핵 ‘인용’ 표를 던진다고 해도, 47표에 불과하기 때문인데요. 가결 정족수인 67표를 채우려면, 공화당에서 20명 이상 합류해야 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정가에서 내다보고 있고요. 언론의 전망도 탄핵 ‘기각’ 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당국자 전망이 나왔군요?
기자) 보잉 ‘737 맥스’ 사태 때문에,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기대보다 0.5%P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내다봤습니다. 12일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Sunday Morning Futures)’ 프로그램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보잉의 상황이 GDP(국내총생산)를 낮출 것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내다본 이유가 뭡니까?
기자) “보잉은 (미국의) 최대 수출 기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잉 주력 기종 중 하나인 ‘737 맥스’ 생산을 이달 중에 일시 중단할 계획인데요. 앞서 생산한 물량도, 세계 곳곳에서 주문 취소가 이어지면서 인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보잉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미국의 대외 수출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보잉이 ‘737 맥스’ 생산을 중단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잇단 사고 때문입니다. 지난 2018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5개월 새,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737 맥스’ 2대가 추락해 340명 이상 사망했는데요. 사고 원인을 살핀 현지 당국의 조사와 미 연방항공청(FAA)이 지시한 감사에서, 소프트웨어 오류와 배선 불량 등 기체 결함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보잉사 하나가, 미국 경제성장률에 0.5%P를 담당할 만큼 비중이 큰 건가요?
기자) 보잉 한 곳이 그만큼 담당하는 것은 아니고요. 수백 개 회사가 연관된 문제입니다. 항공기 제조업은 기술과 기계, 전자, 화학, 소재업 등 다양한 분야가 결합된 산업인데요. ‘737 맥스’ 생산 중단 여파로, 협력업체와 부품 공급사들의 매출과 운영도 크게 위축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 어느 정도 될까요?
기자) 2.5%까지 기록할 수 있다고 므누신 장관은 말했습니다. 보잉 문제는 악재이지만, 경제 성장을 견인할 몇 가지 호재들이 있어서 전체적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는데요. 새롭게 타결한 북미 3개국 무역협정인 ‘미-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그리고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 등을 호재로 거론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의 무역 합의는 어디까지 진전된 상태입니까?
기자) 1단계 합의 서명식이 오는 15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서, 류허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고 13일 미국에 오는데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오하이오주 톨레도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명식 일정이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 매우 높습니다. 세계은행이 지난 8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연례 보고서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성장률을 1.0%, 일본의 성장률은 0.7%로 전망했는데요. 미국은 1.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같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므누신 장관이 예상한 최대 2.5%에는 못 미치지만, 다른 선진 경제권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오스카’ 영화상 부문별 후보가 결정됐군요?
기자) 네.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AMPAS)’가 주관하는 ‘오스카 어워즈(The Oscar Awards)’ 부문별 후보가 확정됐습니다. 오스카상은 아카데미상이라고도 불리는, 세계적인 영화상인데요. 올해로 92회째를 맞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남자 배우 존 조 씨와 여배우 이사 레이 씨가 13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부문별 후보들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작품들이 후보에 올랐나요?
기자) ‘조커(Joker)’가 11개 부문 후보로 오르면서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어서, 10개 부문에 오른 작품이 3개 있는데요. 과거 미국 내 장기 미제 사건을 다룬 범죄물 ‘아이리시맨(The Irishman)’, 그리고 1차 세계대전이 소재인 전쟁영화 ‘1917’, 마지막으로 희극영화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입니다.
진행자) 조커가 후보에 오른 11개 부문,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주요 부문을 망라합니다. 우선, 최고의 영예라고 할 수 있는 작품상을 놓고 다른 8개 작품과 경쟁하는데요. 조커 외에 ‘아이리시맨’, ‘포드 V 페라리(Ford V Ferrari)’, ‘작은 아씨들(Little Women)’, ‘결혼 이야기(Marriage Story)’ 등이 작품상 후보입니다. 조커 연출자인 토드 필립스 감독은 최우수 감독상, 주연 배우인 호아킨 피닉스 씨는 남우주연상 수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커가 어떤 영화이길래, 이렇게 주목받게 된 건가요?
기자) 주인공 조커를 통해, 가상도시 ‘고담(Gotham)’의 사회 부조리를 드러내는 내용입니다. 극중에서 조커는 정신질환자인데요. 사회로부터 무관심과 차별, 억압을 겪다가, 결국 충격적인 수법으로 살인을 비롯한 강력 범죄를 저지릅니다. 하지만, 고담 시민들은 조커가 불평등에 맞서 특권층을 처단했다며 영웅으로 대우하는데요. 지난해 미국과 세계 주요 도시 개봉 이후, 모방 행동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조커에 대한 모방 행위 우려가 고조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주연 배우 피닉스 씨의 연기가 너무나 현실적이고, 극중 상황도 현재 사회 일각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풍자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조커는 원래 ‘배트맨(Batman)’ 등에 나오는 만화 캐릭터(등장인물)로, 미국과 서구문화권 사람들에게 친숙한 존재인데요. 얼굴에 형형색색 분장을 한 광대입니다. 그래서, 조커 개봉 이후 미국 내 일부 집회ㆍ시위 현장에 광대 분장을 하고 나오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했고요. 프랑스에서 계속된 연금 개혁 반대 시위에도 조커 가면 착용자들이 보였습니다.
진행자) 조커가 영화 속에서 범죄를 저질렀는데, 그걸 따라할 수 있다는 우려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내 일부 대형 영화관에서는 총기 사고 등을 막기 위해, 조커를 상영할 때 광대 가면을 쓰거나 얼굴에 색을 칠한(페이스페인팅) 사람의 출입을 금지했는데요. 실제 지난 2012년 콜로라도주 한 영화관에서는, 조커가 나오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The Dark Knight Rises)’ 상영 중에, 머리를 붉게 염색한 20대 청년이 총을 난사해 12명이 숨진 일이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스카상 후보로, 미국 영화만 오를 수 있나요?
기자) 아닙니다. 다양한 외국 영화들이 역대 오스카 시상식에서 관심을 끌었는데요. 올해는 한국 영화인 ‘기생충’이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봉준호 감독), 그리고 국제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가 되면서, 미국 밖 영화 중에 단연 높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언론이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는데요. 만일 기생충이 최우수 작품상을 받는다면, 비영어권 영화로는 처음입니다.
진행자) 한국 영화인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일단, 국제영화상 수상이 유력한 것으로 언론이 내다보고 있습니다. 폭스뉴스는 이 부분 후보작들을 소개하면서, 주연 배우 송강호 씨와 박소담 씨 등이 나오는 기생충 주요 장면을 내보냈는데요. 기생충은 오스카와 함께, 미국내 양대 영화 시상식으로 꼽히는 ‘골든 글로브 어워즈(Golden Globe Awards)’에서 지난주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또한 앞서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는 최우수 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오스카 부문별 최종 수상작과 인물들은 언제 공개되나요?
기자) 시상식 때까지 알 수 없습니다. 올해는 다음 달 9일, 로스앤젤레스 시내 할리우드에 있는 ‘돌비(Dolby)’ 극장에서 행사가 열리는데요.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에 걸쳐,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 회원들이 투표로 부문별 수상작과 인물들을 선정하게 됩니다.
진행자)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AMPAS)는 어떤 곳인가요?
기자) 세계 영화 연출·제작·기술 등 각 부문에서 크게 공헌한 사람들이 심사를 거쳐 회원이 되는 단체입니다. 본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 있는데요. 시상 행사 이름도 단체명을 따라 ‘아카데미 어워즈(Academy Awards)’가 됐습니다. 그러다가, 수상자에게 주는 트로피 이름을 본떠, 오스카상이라는 이름으로 명칭이 굳어졌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