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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근로자 임금 시각 차 갈등 요인…트럼프 셈법 변화 불투명”


29일 개관한 평택 캠프 험프리스 내 유엔군 겸 주한미군 사령부 본부.
29일 개관한 평택 캠프 험프리스 내 유엔군 겸 주한미군 사령부 본부.

미국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임금 지급안을 수용하면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전문가들은 임금 지급과 관련해 미묘한 시각 차가 있는데다, 가장 중요한 미국 대통령의 셈법 전환 여부가 분명치 않다고 지적합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지불하겠다는 제안을 미국이 수락한 데 대해, ‘선지급’의 일환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선지급의 의미는 향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되면 이후 한국이 지불한 금액을 합의한 총액에서 삭감하거나, 미국으로부터 변제 받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의 임금 지급안과 관련해 양국 사이에 미묘한 시각 차가 존재한다며,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선지급에 대한 합의 없어 갈등 변수”

“타결 촉진할 수 있는 동력 부재…교착 장기화 전망”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3일 VOA에 “미국이 한국이 지불한 임금을 변제하겠다는 어떠한 지표도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South Korea hopes that later the US will reimburse Korea for this amount of money but US has not necessarily committed to reimbursing…I think until the end of the year the next level is that there is still not an agreement on whether the US will reimburse Korea for that and the on the bigger and most important level is that this does not reflect any resolution of the SMA stalemate.”

임금 변제에 대한 합의가 없을 뿐 아니라, 이번 선지급은 문제의 핵심인 협상 교착 상태 해결과는 관련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미국이 당초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문제를 4월 전까지 타결을 압박하기 위한 지렛대로 사용한 점을 감안할 때, 이미 시한을 넘겼고, 한국 여당의 총선 승리로 효력이 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국도 대규모 시위와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등 국내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양측 모두 협상에 집중할 수 있는 시한 기반 동력이 사라진 상태라며, 협상이 장기화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 클링너 선임연구원] “I don’t see a driving force. There is no calendar deadline because we’ve passed that…So there doesn’t seem to be anything that would be pushing either Seoul or Washington to capitulate to the others views. So it seems like it’s going to drag on.”

그렉슨 전 차관보 “미 국내정치 불안정성도 변수”

“불만 돌리기 위해 주한미군 축소 거론 가능성도”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분담금 협상은 현재 미국 내 관심도가 있는 사안이 아니고 협상 타결 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미국 국내정치의 불안정성이 타결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마크 에스퍼 국장장관은 3일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관심은 온통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 대응에 모아졌습니다.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수 차례 동맹의 무임승차를 이유로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언급해 왔다며, 최근 미 국내정치가 불안정한

점을 감안할 때 대통령이 여론을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렉슨 전 차관보] “We are no closer to resolving this… President Trump has famously talked about withdrawing forces from Korea in the past. Given the unsettled mood in American politics lately and the need to change the subject could do something very damaging.”

브루스 베넷 “한국 측 제안 수용, 대통령 설득 방편”

샴포 전 사령관 “정권교체 기반 협상은 역효과”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협상 교착의 본질적인 원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신념에 기초했다는 점에서 미국 측 실무진이 이번 발표를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활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 just don’t think this is a pace of the US trying to exploit South Korea. The pace of the negotiators trying to get a final agreement recognizing how important that agreement is…Claim to the President this extra $200millon was an additional payment..”

실무진 입장에서는 시위와 미-중 간 고조되는 갈등으로 분담금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이 낮아진 현 시점을 대통령을 설득할 가장 좋은 시점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2억 달러를 추가 지불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해 실무진이 트럼프 대통령의 셈법 변화를 유도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베넷 선임연구원도 미-한 두 나라 사이에 임금 지급과 변제 여부를 놓고 미묘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분명치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미국 대선 이후 정권교체 등 장기 협상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버나드 샴포 전 주한미8군 사령관은 한국 정부의 이번 제안 수용을 환영하면서도 “한국이 향후 미국의 정권교체를 염두에 둔 협상 전략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면 매우 불행하고 잘못된 셈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샴포 전 사령관] “It would be a miscalculation of South Korea’s thought that in other words, if they are going to wait to see if there is a different President to negotiate with… Because we just taled about good faith. It is going to demonstrate that they are not negotiating in good faith I think that will make the next negotiations extremely difficult.”

샴포 전 사령관은 만일 한국 당국이 정권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신뢰를 기반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지 않은 것이 된다며, 이는 다음 협상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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