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올해도 북한 인권 상황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달 유엔 안보리 의장국인 아일랜드 외교장관과 독일 외교장관도 최근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을 규탄하는 등 유럽 나라들이 북한의 인권 상황에 계속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이 북한인권 결의안을 다시 유엔총회에 제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크리스토퍼 매튜스 유엔 주재 EU대표부 대변인은 15일 결의안을 다시 제출할 것인지를 묻는 VOA의 질문에 “그런 의도로 있다”며, 그러나 아직 초기 단계로 다음 주에 있을 고위급 회기가 지난 뒤 사전협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엔 주재 EU 대변인] “That’s the intention, but it’s early days yet, and next week is the HLW of UNGA 76, so preliminary consultations won’t start in earnest until after that.”
유럽연합은 지난 2005년부터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규탄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공동 혹은 단독 발의해 제출했으며, 유엔총회는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4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가 북한 내 반인도적 범죄 등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를 권고한 후 북한인권 결의안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고, 지난해에는 납북자 문제 해결을 처음으로 촉구하는 등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9월 안보리 의장국인 아일랜드의 사이먼 코브니 외교·국방 장관은 최근 아일랜드 의회의 대정부질의 답변을 통해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검토에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코브니 장관은 “우리는 최근 안보리에 ICC 회부 검토를 계속 권장하고 북한 정권의 중대한 인권 침해를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 유엔총회 북한인권 결의안을 환영하는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안을 공동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브니 장관] “Ireland is fully aware of the recommendation regarding a possible referral to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ICC). We recently co-sponsored a resolution at the Human Rights Council welcoming General Assembly resolution 75/190, which encourages the Security Council to continue consideration of a referral and also condemns in the strongest terms the gross human rights violations committed by the DPRK.”
이어 “아일랜드는 유엔과 다른 국제 토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며 특히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정부에 모든 인권 침해를 중단하고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협력하며, 북한이 당사국인 인권협약을 모두 이행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코브니 장관] “Ireland urged the DPRK Government to take immediate steps to halt all human rights violations, to cooperate with the Special Rapporteur’s mandate and to fully implement the human rights treaties to which they are party.”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미국과 영국, 아일랜드 등 6개국을 포함한 24개 국가는 지난 2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 인권 문제를 계속 안보리 정식 의제로 유지할 것을 공식 요청한 바 있습니다.
독일 정부도 북한 인권 개선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은 지난 13일 유엔 인권이사회를 방문해 발표한 성명에서 독일은 “북한과 시리아의 중대한 인권 침해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스 장관] “We also continue to raise our voice against the grave violations of human rights in North Korea and Syria.”
이와 관련해 독일 외교부 관계자는 앞서 VOA에 보낸 답변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것은 EU의 우선순위로 남아 있다”며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EU 주도의 결의안이 지난해 12월 유엔총회에서 (표결 없이) 합의로 채택됐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독일 외교부 관계자] “Improving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North Korea also remains a priority for the EU. The EU-led resolution on the situation of human rights in North Korea was adopted by consensus by the General Assembly in December.”
영국 정부도 지난 7월 북한을 6년 연속 인권 탄압이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권 우선 대상국’에 올리면서 북한 내 인권 침해가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지만 책임자들이 여전히 처벌받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었습니다.
영국 외교부의 타리크 아흐마드 연방·남아시아 담당 국무상은 “영국이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들에 관한 연례 토론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흐마드 국무상] “The UK continues to press for annual debate in the UN Security Council on DPRK human rights issues. We welcome and support the annual Human Rights Council and UNGA Third Committee resolutions on human rights in North Korea, which stress the importance of following up recommendations from the UN Commission of Inquiry Report on Human Rights in the DPRK,”
아흐마드 국무상은 이어 “영국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권고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연례 북한인권 결의안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4일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진행한 행사에서 “우리(미국)는 유럽이 북한 인권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We tend to think Europe isn't involved but in fact they play a very important role. The Europeans have an interest in these issues, they have the resources, they have a presence in Pyongyang. I think they're very important and I think we need to continue to work with them.”
유럽인들은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심이 있고, 자원들이 있으며, 평양에 주재한 대사관들도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며, 미국은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유럽 국가들과 계속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유럽연합과 영국은 북한과 대화하고 교류하면서도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한 침해와 핵 문제는 적극 제기하는 비판적 개입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은 올해 3월 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정경택 국가보위상과 리영길 사회안전상 등 개인 2명과 중앙검찰소에 인권 관련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영국 정부도 앞서 지난해 7월 사상 처음으로 북한 국가보위성 7국과 사회안전성(당시 인민보안성) 교화국에 첫 인권 제재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