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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가정보국, 북한 등 11개 나라 '기후변화 대응 취약 우려국' 지정


지난 2016년 9월 북한 함경북도에서 주민들이 홍수로 파괴된 철로를 복원하고 있다.
지난 2016년 9월 북한 함경북도에서 주민들이 홍수로 파괴된 철로를 복원하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 인도, 아프가니스탄 등 11개 나라를 기후변화 대응 우려국으로 지정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초래되는 환경적, 사회적 위기에 대응할 능력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가정보국(DNI)는 21일 ‘기후변화에 대한 국가정보판단서’(National Intelligence Estimate on Climate Change)를 내고 북한 등 11개 나라를 ‘기후변화 대응 취약 우려국’(highly vulnerable countries of concern)으로 지정했습니다.

기후변화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미국 정보당국의 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으로, 2040년까지의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DNI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고 미국의 국가 안보에 대한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은 기후변화의 물리적 영향, 즉 자연재해로 인해 불안정과 국내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정보당국은 개발도상국 중 11개 나라와 2개 지역을 기후변화 위협에 대응하지 못해 가장 우려되는 곳이라고 지목했습니다.

여기에는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버마, 인도, 파키스탄, 이라크, 과테말라, 아이티, 온두라스, 니카라과, 콜롬비아가 포함됐습니다.

또 지역으로는 중앙 아프리카와 태평양 제도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곳으로 꼽혔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에 대해 “열약한 사회기반시설과 자원관리가 홍수와 가뭄 증가에 대응할 능력을 약화시키고 만성적 식량 부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North Korea’s poor infrastructure and resource management probably will weaken its ability to cope with increased flooding and droughts, exacerbating the country’s chronic food shortages. Increasing extremes in seasonal weather variations may reduce reservoir water stores during droughts while damaging infrastructure during the rainy monsoon season.”

보고서는 이어 “계절적 이상기후의 증가로 가뭄 중 저수용량이 줄어들 수 있고, 비가 많이 오는 계절에는 기반시설이 손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들 11개 ‘기후변화 대응 취약 우려국’들이 이상기후와 해류(ocean pattern) 변화로 에너지, 식량, 식수, 보건 안보를 위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이들 나라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할 자금과 행정력이 부족해 난민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들 취약국에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대한 향후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보고서는 미국은 자원이 많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데 더 좋은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역시 폭염, 홍수, 강력한 폭풍에 대해 값비싼 대응을 해야 한다며, 일부 군사적 이동이 필요할 수 있고 인도주의적 지원과 재난 구조 작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DNI는 이번 보고서 내용에 대해 18개 정보기관이 모두 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7월 미국의 민간단체인 우드웰기후연구소와 전략위기협회도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북한의 안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이들 단체들은 ‘북한의 중첩되는 위기: 안보, 안정과 기후변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북한의 식량난을 악화시키고 정권 안정도 위협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에서 앞으로 폭염과 가뭄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 더욱 극단적인 강수 현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식량난이 악화되고 기반시설이 파괴되며, 탈북자가 증가하고 자원이 고갈돼 북한 내 지역별로 소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전반적인 정권 안정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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