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북한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북한 주민들을 잊지 말자는 내용의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탈북민들도 VOA에 올해 세계 인권의 날 주제인 ‘평등’과 가장 거리가 먼 나라가 북한이라며 성분과 여성 차별 철폐를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이 지원하는 한국의 북한 인권 관련 인터넷 사이트 ‘북한인권 라키비움’이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최근 북한 인권 활동가 11명과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습니다.박석길 링크(LiNK) 한국지부 대표입니다.
[녹취: 라키비움 영상 인터뷰: 박석길 LiNK 한국지부 대표] “저희는 북한 사람들이 변화의 주체라고 생각해요. 북한 사람들에게, 고향에 있는 사람들한테 계속해서 어렵게 연락도 하고 돈도 보내고 그러다 보니까 고향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영향을 받고 그런 변화의 촉진제 그게 들어 가고 내부 변화! 북한 사람들이 만드는 변화들이 가속화되고. 탈북한 분들의 기여를 통해서....”
이 인터뷰에는 지난 20여 년 동안 북한 인권 운동을 펼쳐온 다양한 배경의 단체 관계자들이 등장해 북한인권 개선 활동을 하는 이유와 목적, 어려움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입니다.
[녹취: 라키비움 영상 인터뷰: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아 내가 다른 일을 하고 싶어도 신의 섭리가 나를 이쪽으로 인도하는구나! 이게 나의 사명이구나! 이렇게 생각한 거죠. 아 나의 길이 이 길이구나! 내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북한인권 운동은 내 숙명인 것으로 생각했죠.”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조사하고 기록해 도서관과 기록관, 박물관의 복합 공간, 즉 라키비움의 역할을 추구하는 이 사이트의 송한나 디렉터는 9일 VOA에, 동영상 제작은 여러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녹취: 송한나 디렉터] “이번 세계 인권의 날 슬로건이 All human, all equal(모든 인간, 모두 평등)입니다. 2019년부터도 Stand up for human rights란 해시티그와 주제도 있었던 만큼 북한 인권 활동가들이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Stand up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아울러 여러 열악한 상황에서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묵묵히 활동하는 북한인권 운동가들을 조명하며 용기를 북돋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동영상에는 북한인권시민연합의 폴란드 출신 요안나 호사냑 부국장, 영국 출신 박석길 링크 한국지부 대표,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 등 11명이 나와 북한 주민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권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영환 대표입니다.
[녹취: 라키비움 영상 인터뷰: 이영환 대표] “(탈북민분들을 인터뷰하면서) 탈북민들에게 빚지고 있다는 느낌이 계속 쌓이게 됩니다. 듣고 조사하고 기록하고 알려주고 바꾸어 주기 바라니까 한 이야기잖아요. 수천 명한테 그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은 사실 제가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약속을 한 거예요. 들려주신 이야기, 기록한 이야기 가만히 있지 않고 행동을…”
이런 가운데 미국의 비정부기구인 국제공화주의연구소(IRI) 서울사무소는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북한 인권의 중요성을 알리는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트위터 코리아와 함께 세계 인권의 날인 10일 하루 동안 모든 트윗에 ‘#북한인권2021’과 ‘#NKHumanRights2021’을 #HumanRightsDay와 함께 넣어 공유하자는 겁니다.
IRI 서울사무소의 오정민 대표입니다.
[녹취: 오정민 대표] “북한 인권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고,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많은 분들께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생각했고요. 또 한 가지는 북한인권 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이런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진행하는데 (재정적, 전문적) 많은 어려움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해시태그를 이용한 간단한 활동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많은 분께 이슈가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진행하게 됐습니다.”
해시태그(Hashtag)는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해시 기호 # 뒤에 특정 단어를 쓰면 그 단어에 관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 대표는 트위터 코리아가 세계 인권의 날 전후 일주일 동안 특정 그림 문자인 ‘이모지’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안팎의 인권단체들과 서울의 일부 외국 대사관, 개인들도 동참 의사를 밝힌 만큼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도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VOA에 보낸 메시지에서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평등 등 인권 회복을 염원했습니다.
한국의 한 운수업계 정비과장으로 근무하는 노상범 씨는 정치범수용소와 국경 지역 사살 명령 등 북한 당국의 지독한 인권 침해 문제들을 지적하며 “국제사회가 강력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노상범 씨] “국제사회는 악명높았던 나치독일의 유대인수용소가 아직도 존재하고 이를 수십년째 운영하고있는 김정은 일당에게 책임과 규명을 확실히 해야 하며 반인도적인 인권유린과 학살만행을 국제사회는 경각심을 갖고 이 문제를 꼭 해결하길 바랍니다.”
탈북민 이성애 씨는 “전 세계를 봐도 북한처럼 인권이 없는 곳이 없다”며 “불쌍한 북한 인민들 생각하면 눈물만 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에 사는 이소라 씨는 세계 인권의 날인 “12월 10일은 몇 년 전부터 생사를 모르는 동생의 생일”이라 “뜻깊고도 안타까운 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당국이 검열한 편지로라도 서로의 생사를 알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도와주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에서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는 세계 인권의 날이 모든 사람의 존엄과 평등,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보장한 세계인권선언 채택 기념일임을 상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유엔이 정한 주제가 ‘평등-불평등 감소, 인권 증진’임을 강조하며 특히 모든 북한 주민이 자유로운 정보 접근의 권리를 동등하게 누리길 염원하는 뜻에서 세계인권선언 19조를 주민들에게 읽어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대표] “세계인권선언 제 19조. 모든 사람은 의사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 이 권리에는 간섭받지 않고 자기 의견을 지닐 수 있는 자유와 모든 매체를 통하여 국경과 상관없이 정보와 사상을 구하고 받아들이고 전파할 수 있는 자유가 포함된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