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분야별로 올 한해를 돌아보는 연말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 시간으로 2021년 올 한 해 주요 국제 뉴스 정리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와의 전쟁”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 지구촌의 가장 큰 도전 과제였습니다.
지난해 세계 유수의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에 성공하고 공격적인 보급이 이뤄지면서 국제 사회는 어느 정도 안도의 한숨을 쉬기 시작했고, 올 초부터는 경제· 사회 활동도 다시 활발해지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한 해 끝 무렵인 11월, 기존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늪에서 간신히 빠져나오던 지구촌은 또다시 긴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의 악몽을 경험했던 각국 정부는 서둘러 국경 문을 다시 걸어 잠그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등의 규제 조처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미크론이 언제 어디서 처음 출현했는지는 오리무중입니다.
당초 오미크론은 지난 11월,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이보다 먼저 서유럽 등지에서도감염자가 있었던 것이 확인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가 부유국들의 백신 이기주의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즉 잘사는 나라들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자국민에게 추가 접종까지 하고 있는 반면, 아프리카 등 가난한 나라는 백신 접종이 뒤처지다 보니, 이런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생기는 걸 막을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지도자들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백신 정상회의 등 각종 국제 회의를 통해 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전 지구촌이 함께 풀어가야 할 도전 과제라는 인식을 함께하고, 백신 또는 자금 지원을 통해 백신 보급을 촉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종이 계속 출현하면서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창당 100년을 맞은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권력 공고화”
올해 중국에서 가장 큰 뉴스 가운데 하나는 중국 공산당이 창당 100년을 맞은 것입니다.
사실상 공산당 일당 통치 국가인 중국은 지난 7월 1일 대대적인 기념행사와 축하 공연을 거행하며 100주년을 자축했습니다.
100년 전, 불과 50여 명으로 출발한 중국 공산당은 구소련이 붕괴한 이래 지금은 전 세계 공산당을 대표하는 거대한 공산당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21년 기준, 중국 공산당에 가입한 당원은 9천500만 명이 넘습니다. 이는 북한 전체 인구의 거의 4배, 남한 인구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중국에서는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권력 집중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특히 지난 11월, 중국 공산당은 지난 11월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서 ‘역사결의’를 채택했는데요.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에서 ‘역사결의’가 채택된 건 이번을 포함해 세 번밖에 없습니다.
중국 공산당을 창당한 마오쩌둥과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을 이끈 덩샤오핑, 그리고 시진핑 주석으로, 이는 곧 시 주석이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함께 3대 지도자 반열에 올랐음을 공표하는 건데요.
이로써 중국은 앞으로 시 주석의 1인 지배 체제가 더욱 견고해지면서 내부 통제의 강도는 물론, 국제 사회와의 갈등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서방 국가와 중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문제를 둘러싸고 새로운 갈등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다시 얼어붙은 미얀마의 봄”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민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군부는 지난해 실시된 총선이 부정 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군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 윈민 대통령 등 정부 고위 인사들과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 주요 인사들을 가택 연금했습니다.
그리고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에게는 반란 선동과 코로나 방역 조처 위반 등 10여 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는데요. 이 모든 게 다 유죄로 인정되면, 이미 70대 고령인 수치 고문은 10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30여 년 전 네윈 정권의 철권통치에 맞서 봉기했던 미얀마 국민들은 이번에도 군부 쿠데타에 맞서 일어섰는데요.하지만 군부는 무장 경찰과 군인들을 투입해 유혈 진압하고, 임의 구금과 고문, 살인 등 인권 탄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인권 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1천30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1만 명 이상 구금됐습니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국제 사회의 비판과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데요. 오랜 군부 독재를 끝내고 지난 2015년 민간 정부를 출범시키며 개화를 꿈꿨던 미얀마의 민주주의는 다시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고조되는 러시아의 위협 속 독일 중도좌파 정부 출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물러나고, 외교와 동맹 강화를 기치로 삼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중심으로 유럽 국가들은 미국과 관계 재정비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 봄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일대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면서 유럽의 안보는 큰 도전을 맞았습니다.
2014년 이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강제 병합한 것을 목도한 국제 사회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데요. 미국과 나토는 연일 러시아를 향해 어떠한 군사적 도발이든, 심각하고 전례 없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설을 일축하면서 도리어 나토가 구소련권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이른바 ‘동진 전략’으로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일에서는 올해 16년 만에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중도 우파 성향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정부가 물러나고 중도 좌파 사민당의 올라프 숄츠 총리가 주도하는 3당 체제 연립정부가 지난 8일 공식 출범했습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프랑스가 국내 문제로 주춤하는 사이, 메르켈 총리가 진두지휘하는 독일은 유럽연합(EU)의 구심점 역할을 충실히 해왔는데요. 하지만 이제 독일의 새 연립 정부가 출범하면서 유럽의 향후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중동, 강 대 강 정부 등장과 꼬이는 이란 핵 합의”
중동에서 가장 적대적인 두 나라, 이란과 이스라엘은 공교롭게도 올해 모두 정권을 교체했습니다.
이스라엘은 2년간 무려 4번이나 총선을 치른 끝에 지난 6월 13일,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가 이끄는 연립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바로 닷새 후인 6월 18일 이란은 대통령 선거를 통해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선출됐습니다.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과의 관계는 물론 팔레스타인 문제에서도 초강경파인 극우 정치인이고,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이스라엘에 대한 적개심을 공공연히 드러내 온 초강경 이슬람 근본주의자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기도 한데요.
두 강성 정치인의 등장에 양국의 대립과 중동의 불안정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국제 사회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에 힘입어 사장 위기에 처해 있던 이란 핵 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했습니다.
지난 2015년 국제 사회가 도출해낸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하는 것이 중동, 더 나아가 국제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였는데요. 하지만 이란 대선 직후, 협상은 중단됐고 오랜 소강상태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이달 초 협상은 재개됐는데요. 하지만 이란과 서방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은 지난 8월 말로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을 전면 철수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전쟁을 종료했습니다. 하지만 철군 과정에서 드러난 대혼란과 탈레반의 재집권에 따른 우려는 여전히 국제 사회의 큰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까지 2021년 올 한 해 주요 국제 뉴스를 짚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