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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베오그라드대학 “김일성대와 아무 관계 없어…유엔에도 해명”


북한 평양의 김일성대학교.
북한 평양의 김일성대학교.

북한 김일성대학교가 서유럽 대학들과 공동연구를 하거나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주장이 대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동유럽의 한 대학도 김일성대의 주장을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이 학교는 김일성대의 일방적 주장 때문에 유엔에 상황을 해명해야 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동유럽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대학교는 12일 VOA에 자신들은 북한 김일성대학교와 아무런 결연 관계도 맺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김일성대가 공식 웹사이트에서 ‘자매대학’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대 국제관계처] I would like to inform you that the University of Belgrade, Serbia, has no any cooperation/contact whatsoever with Kim Il Sung University of North Korea.

이 대학은 북한 김일성대학과 어떤 협력이나 접촉도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학교 관계자는 심지어 “김일성대의 주장 때문에 지난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로부터 같은 문의를 받았다”며, 이 때문에 당시 총장이 직접 대북제재위원회에 편지를 써서 해명한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월 13일자로 작성된 이 편지에서 베오그라드대 총장은 김일성대와 일절 학문적 교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유엔 측에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대 총장실] The rector has not signed any agreements on cooperation or academic exchange with DPRK’s Kim Il Sung University. Consequently, there could not have been any student or staff exchanges subject to such agreements.

총장으로서 북한 김일성대와 어떠한 협력 및 학술 교류에 동의한 적이 없으며, 이에 따라 학생이나 교수 간의 인적 교류도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베오그라드대가 이처럼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은 과학 분야에서 북한과 교류할 경우 사안에 따라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결의 2270호에서 “유엔 회원국이 자국민을 통해 북한의 핵 활동이나 핵무기 전달체계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 교육 혹은 훈련을 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습니다.

한편 김일성대가 태양광 전지에 관해 공동연구를 한다고 지목한 영국 런던제국대 역시 현재 김일성대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파트너십과 협력은 철저한 검증을 거치고 정기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며 “영국 국가안보에 대한 우리의 약속에 최고의 중요성을 부여하는 가운데 관련 정부 부처와 긴밀하고 정기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런던제국대 홍보실] All partnerships and collaborations at Imperial undergo thorough scrutiny and are regularly reviewed, working closely and regularly with the appropriate Government departments, with our commitments to UK national security given the utmost importance.

앞서 김일성대가 협력 관계를 주장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벨기에 등 서구권 대학은 확인 결과 거의 대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공산권이었던 동유럽의 슬로바키아 코멘스키종합대에 이어 이번에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대까지 김일성대의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프랑스 동방언어문화대학 등 일부 대학들은 김일성대에 직접 연락해 웹사이트에서 학교 이름을 지워달라고 몇 년째 요청하고 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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