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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북한, 강제 실종 문제 개선 의지 안 보여”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로고.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로고.

영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북한 정권이 지속적인 지적에도 불구하고 강제 실종 문제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강제 실종이 인권의 문제이자 동시에 반인도 범죄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앰네스티는 5일 북한의 강제 실종 문제에 관한 입장을 묻는 VOA의 질의에 수십 년에 걸쳐 이 문제를 북한에 제기했지만 해명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앰네스티] “Despite Amnesty International's repeated requests urging North Korea to immediately disclose information regarding victims’ status or whereabouts in the past few decades, the government has remained silent and has shown little willingness to make further moves to resolve the issue.”

지난 수십 년간 희생자들의 생존 여부와 소재에 관한 정보를 당장 공개하라는 국제앰네스티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조치를 취할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1969년 발생한 북한의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치 사건의 피해자인 황원 씨의 생일을 맞아 그의 생사 확인과 귀환을 촉구하는 포스터를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제작했다.
지난 1969년 발생한 북한의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치 사건의 피해자인 황원 씨의 생일을 맞아 그의 생사 확인과 귀환을 촉구하는 포스터를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제작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정부나 권력에 의한 개인의 실종을 의미하는 강제 실종이 인권의 문제이자 동시에 극악한 범죄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Enforced disappearance is not only a serious violation of human rights, but also considered a crime against humanity.”

강제 실종은 심각한 인권 침해일 뿐 아니라 반인도적 범죄로 간주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항상 주시 대상이라고 국제앰네스티는 밝혔습니다.

[국제앰네스티]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should be aware tha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cluding Amnesty International, will stay vigilant and direct attention to the issue until positive changes take place.”

북한에서 긍정적 변화가 보일 때까지 국제앰네스티는 물론 국제사회 전체가 불철주야 감시하고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이란 사실을 북한 당국은 인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유엔 강제 실종 희생자의 날’을 맞아 국제기구와 인권단체에서는 북한의 강제 실종 실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한국을 방문하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한국을 방문하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이날 “강제 실종은 권위주의 정권이 선호해온 범죄 행위”라며 “북한에서도 이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역시 “북한은 피해자 가족에게 진실을 제공하고 그들의 사랑하는 이들의 행방을 알릴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최종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이 한국전쟁 당시 한국에서 수많은 사람을 강제로 북한으로 끌고 갔다며, 정확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약 8만에서 1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최소 5만 명의 국군포로가 전쟁 후에도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은 채 광산 등 열악한 곳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에 시달렸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북한과 일본 정부가 협력해 1959년부터 1984년까지 재일 한인 9만3천여 명을 북한으로 보낸 재일 한인 북송사업 역시 ‘납치와 강제 실종’으로 분류했습니다.

대다수 재일 한인들은 북한이 ‘지상 낙원’이라는 거짓 선전을 믿고 북한행 배에 올랐다가 북한에서 빈곤, 박해, 강제 노역 등에 시달렸습니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 김정욱 씨는 지난 2014년 5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는 지난 2015년 3월 기자회견 모습이다. 📷AP(왼쪽), Reuters(가운데, 오른쪽).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 김정욱 씨는 지난 2014년 5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는 지난 2015년 3월 기자회견 모습이다. 📷AP(왼쪽), Reuters(가운데, 오른쪽).

근래에 북한은 탈북민 지원 활동을 해온 김정욱 씨 등을 포함해 6명의 한국인들을 체포하고 북한에 장기 억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선교사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는 2013년과 2014년 사이 체포돼 8~9년째 북한 감옥에 수감 중이며, 최근에는 이들의 행방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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