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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라이츠워치 “유엔, 북한 정부의 ‘여성폭력’에 책임 물려야”


지난 2021년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지난 2021년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국제인권단체가 여성에 대한 폭력을 방관하거나 자행하는 북한 정부에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의를 갈구해 온 북한 주민의 오랜 인내에 유엔이 실질적 조치로 화답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 100여 개 나라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휴먼라이츠워치가 북한 내 여성과 여아에 대한 인권 침해를 새롭게 조명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새 보고서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는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살몬 특별보고관의 보고서는 북한의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국경 봉쇄 장기화 조치가 어떻게 취약 인구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며 주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앞서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52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여성과 여아에 대한 인권 침해를 중심으로 하는 북한인권상황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단체 윤리나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이 보고서가 가뜩이나 식량, 의약품, 보건, 생계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여성과 여아들에 대한 규제의 불균형적 영향을 설명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여성이 주로 가족을 부양하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 제한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감소하고 가족의 생계에 미치는 여파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윤리나 선임연구원] “The report, released last week by the UN special rapporteur on human rights in North Korea, Elizabeth Salmon, describes the disproportionate impact of the restrictions on women and girls, who already have limited access to food, medicines, health care, and livelihoods. It raises concerns about declining economic participation for women due to Covid-19 restrictions and the effect on families’ livelihoods since women in North Korea are the main breadwinners.”

또 북한에서 “성폭력과 가정폭력이 광범위하고 일반적이 됐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여성과 여아들에 대한 광범위한 차별, 만연하고 일상적인 폭력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고서가)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살몬 특별보고관이 “북한 정부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심각한 범죄로 취급하지 않는다” , “북한 당국이 구금된 여성을 고문, 강제 노동, 성폭력, 식량 박탈 등 비인간적인 환경에 처하게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고 밝혔습니다.

[윤리나 선임연구원] “The North Korean government does not treat violence against women as a serious crime…The special rapporteur notes that North Korean authorities subject women in detention to inhumane conditions that include torture, forced labor, sexual violence, and deprivation of food.”

휴먼라이츠워치는 또 유엔 인권최고대표소(OHCHR)가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또 다른 ‘북한 내 책임규명 증진 보고서’에서 “북한의 끔찍한 인권 상황,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한 형사적 책임에 관한 암울한 전망, 문제 해결을 위한 신선하고 창의적인 전략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반인도 범죄와 다른 중대한 인권 침해를 기록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설립된 지 10년이 지났음을 강조하며 유엔의 추가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윤 선임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우선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특별보고관의 임무와 북한 정부의 인권침해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 증진 목적의 다른 유엔 메커니즘을 갱신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윤리나 선임연구원] “The UN Human Rights Council sitting in Geneva this month should renew the mandate of the special rapporteur and other UN mechanisms intended to promote justice for victims of North Korean government abuses. The UN General Assembly and Security Council should also consider other steps to hold the government to account, including for failing to protect women and girls from violence and committing such violence with impunity. North Korea’s people have been waiting too long for justice.”

또 유엔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 정부에 책임을 묻기 위한 다른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며, 여성과 소녀들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하고 그런 폭력을 아무런 처벌도 없이 저지르는 것이 책임을 추궁해야 할 이유에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 주민들이 정의를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단체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지난달 VOA에, 이렇게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면서도 핵·미사일 개발과 열병식에 집중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지도자가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 계속 더 큰 고통을 주는 역병”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한편 휴먼라이츠워치는 유엔 인권이사회 부대 행사로 오는 21일 제네바에서 미국, 한국, EU, 일본, 룩셈부르크와 함께 북한인권 관련 국제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행사에는 엘리자베스 살몬 특별보고관, 제임스 히난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 한국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인 박지현 씨 등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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