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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서 북한인권 비공식 논의…미 유엔 대사 “김정은, 영양 대신 탄약, 사람보다 미사일 선택”


유엔 안보리가 17일 개최한 북한인권 비공식 회의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주유엔 미국대표부.
유엔 안보리가 17일 개최한 북한인권 비공식 회의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주유엔 미국대표부.

미국이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 인권과 대량상살무기 문제가 직결돼 있다며 이를 함께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민들의 영양 대신 탄약을, 사람보다는 미사일을 선택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유엔 안보리가 17일 개최한 북한인권 비공식 회의에서 “북한 정권의 광범위한 인권 침해와 우리의 집단 안보에 대한 위협 사이의 연관성이 이보다 더 명백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북한의 중대한 인권 침해에도 불구하고 일부 이사국들은 이 문제가 안보리의 권한 안에 있지 않고 국제 평화와 안보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But the connection between the regime’s widespread human rights abuses and its threat to our collective security could not be clearer. Pyongyang’s WMD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as affirmed by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pose an undeniable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nd they are inextricably linked to the regime’s human rights abuses.”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북한 정권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다수의 안보리 결의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부정할 수 없는 위협이며, 북한의 인권 유린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에서 무기 추구는 언제나 주민들의 인권과 인도주의적 필요를 능가한다”며 “정권의 강제 노동 사용은 그들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진전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토머스-그린필드 대사] “In the DPRK, the pursuit of weapons always, always trumps human rights and humanitarian needs of its people. The regime’s use of forced labor drives their unlawful weapons program forward….And totalitarian control of society ensures the regime can spend inordinate resources on weapons development without public objection.”

또한 “사회에 대한 전체주의적 통제는 정권이 대중의 반대 없이 무기 개발에 과도한 재원을 쓸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영양 대신 탄약을, 사람보다 미사일을 선택했다”고 비판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국제 비확산 체제를 위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Kim Jong Un has chosen ammunition instead of nutrition, missiles over mankind. And in doing so, he has threatened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런 이유 때문에 모든 안보리 이사국은 북한의 불법적인 무기 프로그램과 중대한 인권 침해를 해결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인권 비공식 회의를 개최한 17일 미국과 한국, 일본, 알바니아 대사가 별도의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왼쪽부터 황준국 한국 대사,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미국 대사, 페리트 호자 알바니아 대사,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대사.
유엔 안보리가 북한인권 비공식 회의를 개최한 17일 미국과 한국, 일본, 알바니아 대사가 별도의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왼쪽부터 황준국 한국 대사,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미국 대사, 페리트 호자 알바니아 대사,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대사.

미국과 함께 이날 회의를 공동 주최한 알바니아의 페리트 호자 대사는 북한에 대해 “자유는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고 고통과 압제는 모두를 위한 국가”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행사의 목적은 “북한 주민들의 비참함과 고난, 고통을 조명하고 북한 정권에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호자 대사] “A country where liberty is only for only one and misery and oppression for all….This is all this event is about: shedding light on the misery, hardship and suffering of the population and holding the regime to account… I would like to say that no country and no society can continue to live in seclusion.”

또한 “우리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에 관심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나라, 주민들에게 해를 끼치고 스스로 완전한 고립을 선택한 국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며 “어떤 국가와 사회도 은둔 속에서 계속 살 수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호자 대사는 자신 역시 옛 알바니아의 혹독한 공산 정권에서 자랐기 때문에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알바니아의 옛 공산 정권은 “막대한 대가를 치르며 비참하고 끔찍하게 실패했다”면서 “북한도 예외는 아닐 것 (North Korea will be no exception)”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회의에 공동 후원국으로 참여한 한국의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북한 주민들이 겪는 인권 침해에 대해 “끔찍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지난해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0발을 포함해 70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점을 지적하며 “북한 정권은 하늘에서 탄도미사일을 위험하게 폭파하고 소수 특권층을 위해 사치품과 백마를 구입함으로써 식량 부족분을 메우기에 충분할 수도 있는 부족한 재원을 낭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황준국 대사] “Since 2022, the DPRK launched over 70 ballistic missiles, including 10 ICBMs. The DPRK regime has squandered their scarce resources, which could be enough to cover its food shortages by dangerously blowing up ballistic missiles in the sky and 4 purchasing luxury goods and white horses for privileged few.”

황 대사는 또 “최근 일부 전문가가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의 방사성 물질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고 영변 핵시설의 안전에 대해 경고했다”면서 “이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북한과 이웃 나라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협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상기시켜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무모한 핵무기 추구와 자국민에 대한 전체주의적 통제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황준국 대사] “The DPRK’s reckless pursuit of its nuclear arsenal and its totalitarian control of its own people are two sides of the same coin. The DPRK authorities are making such extreme decisions in order to sustain the regime. Therefore, without exerting scaled-up efforts to address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DPRK, we cannot expect the nuclear issue to be resolved.”

황 대사는 “북한 당국은 체제 유지를 위해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으며, 따라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확대하지 않고서는 핵 문제의 해결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안보리 이사국들을 포함해30여 개 나라 대표가 발언권을 통해 북한의 인권 침해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여기에는 서방국들뿐 아니라 모잠비크와 에콰도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프리카, 남미, 중동 지역 국가들도 동참했습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싱지셩 주유엔 중국 참사관은 “중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이 논의되는 것을 항상 반대하고 있다”며 “이는 긴장을 완화하는 대신 오히려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어 무책임한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싱지셩 중국 참사관] “China is always opposed to the discussion of the DPRK human rights issue in the Security Council…Instead of easing tension it may rather intensify the conflict and therefore is an irresponsible move. Using U.N. WebTV for live broadcast is a waste of U.N. resources,"

중국은 또 유엔 웹 TV를 생중계에 사용하는 것은 유엔 자원의 낭비라고 주장하고, 자국 내 탈북민에 대해서는 경제적 이유로 중국에 입국한 ‘불법 이주자’란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러시아 대표도 이날 회의를 비판하며 북한의 인권 문제는 “서방의 거짓된 위선적 우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중국의 반대로 유엔 웹 TV를 통해 생중계되지 못했지만 ‘페이스북 라이브’ 등 다른 여러 경로를 통해 그대로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제임스 터핀 예방 및 지속 평화 담당관과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탈북민 출신 조셉 김 부시연구소 북한 담당 연구원, 탈북민 이서현 씨가 참석해 북한의 인권 상황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북한 당국의 국경봉쇄 등 폐쇄적 조치로 북한의 전반적인 인권 상황이 악화했다며 “평화와 비핵화 의제는 현재 북한의 인권 침해를 고려하지 않고는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살몬 특별보고관] “The peace and denuclearization agenda cannot be addressed without considering the current human rights violations in the DPRK. The DPRK collects foreign currencies from exploiting its own people through coercive systems,”

살몬 보고관은 또 강압적인 시스템을 통해 자국민을 착취하며 외화를 벌어들이는 상황 등을 지적하며 국제사회가 형사 기소를 포함해 책임규명을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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