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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자유권위원회 “한국, 탈북민에 강제송환금지원칙 보장해야”


지난달 24일 한국 군 함정이 동해상으로 탈북을 시도한 북한 주민 4명이 탑승한 소형 목선을 양양항으로 예인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국 군 함정이 동해상으로 탈북을 시도한 북한 주민 4명이 탑승한 소형 목선을 양양항으로 예인하고 있다.

유엔이 한국 정부에 탈북민을 강제로 추방하지 말고 강제송환금지원칙을 보장해야 하다고 권고했습니다. 탈북민 입국 조사 과정에서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CCPR·자유권규약) 위원회는 3일 발표한 한국의 자유권규약 이행에 대한 5차 심의 보고서를 통해 탈북민을 강제송환하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위원회는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를 거부당한 탈북민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강제송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당사국(한국)의 보장에 주목한다”고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그러나 “2019년 11월과 같이 보호 불인정 처분을 받은 북한인들이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할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송환금지원칙에 반해 북한으로 송환됐다는 보고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CCPR 심의 보고서] “However, the Committee is troubled by reports that North Koreans who have been denied protection status, as in November 2019, have been returned to North Korea despite the risk of being subjected to serious human rights violations, in contravention of the principle of non-refoulement.”

그러면서 “탈북민을 포함해 국제적 보호를 구하거나 필요로 하는 개인이 (자유권) 규약 제6조 및 제7조에 명시된 것과 같이 돌이킬 수 없는 위해의 위험이 있는 국가로 추방되거나 송환되지 않도록 보증함으로써 강제송환금지원칙을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CCPR 심의 보고서] “The State party should: Guarantee the principle of non-refoulement by ensuring that no individuals seeking or in need of international protection, including North Korean escapees, are expelled or returned to a country where there is a risk of irreparable harm, such as that set out in articles 6 and 7 of the Covenant;”

이어 “심문 및 구금, 법률 상담권, 행정 구금의 기간 및 사법 심사, 추방 또는 보호거부 결정을 포함해 사법기관에 항소할 권리 등 탈북민에 관한 절차와 안전장치를 법으로 규정하고 탈북민이 실제로 그러한 안전장치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9년 동해를 통해 국내 입국한 탈북 어민 2명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으로 망명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입국 닷새 만에 포승줄에 묶어 북한으로 추방했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지난해 7월 공개했다. 사진 = 통일부.
한국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지난해 7월 공개했다. 사진 = 통일부.

유엔의 특별보고관들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공개 성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강제송환금지 원칙 등 여러 국제법과 국내법을 모두 위반했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한국은 앞서 지난달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CCPR·자유권규약) 위원회로부터 제5차 심의를 받았습니다.

한편 위원회는 이번 심의 보고서에서 한국 당국이 탈북민 입국 조사 과정에서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위원회는 “탈북민이 (한국) 도착 즉시 구금되고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규정된 예외 조항으로 인해 최대 90일을 초과하여 구금될 수 있으며 독립적인 법률 자문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자유권 규약 9, 10, 13, 14조를 언급했습니다.

[CCPR 심의 보고서] “The Committee also expresses its concern about the detention of escapees upon arrival, and exceptions provided for in the Enforcement Decree of the North Korean Defectors Protection and Settlement Support Act which allow for detention beyond the maximum of 90 days, and that the right to independent legal counsel is not guaranteed (arts. 9, 10, 13 and 14).

그러면서 “탈북민이 가능한 한 최단기간 구금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한국에 입국하는 일반 탈북민은 외부와 대부분 단절된 채 국정원 산하 보호센터에 수용돼 정부 기관의 합동조사를 받습니다.

이후 북한에서 왔다는 신원이 확인되면 보호 결정을 받아 하나원에 보내져 석 달 동안 한국 사회 적응 교육을 받은 뒤 본격적인 정착 과정을 밟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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