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 주요 행사에 영국에 사는 탈북민들도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높아진 탈북민 위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첫날인 20일, 런던의 한 호텔에서 열린 현지 한인(동포)들과의 만찬 간담회.
[녹취: 윤석열 대통령] “오늘날 한국과 영국은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의 동반자이자 자유무역시장으로 연결된 경제 공동체입니다…영국에 뿌리를 내리고 열심히 노력해 오신 동포 여러분 덕분에 한영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습니다…(박수소리)”
윤 대통령이 한국과 영국이 공유하는 자유와 인권 가치를 강조하며 연설을 마치자 200여 명의 참석자들이 큰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참석자들 중에는 영국에 정착한 탈북민 6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한 꽃제비 출신으로 영국 의회에 근무하는 티머시 조 씨, 인신매매와 강제북송의 아픔을 딛고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는 박지현 씨, 이정희 재영탈북민총연합회 회장과 박정하 부회장, 김주일 국제탈북민연대 사무총장, 최근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김철옥 씨의 언니 김규리 씨입니다.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 후보로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티머시 조 영국 의회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APPG-NK)’ 사무국장은 23일 VOA와의 통화에서 특히 윤 대통령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해 윤 대통령 부부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 국장] “탈북민 얘기도 있었고 (북한) 인권 이야기가 엄청 많았습니다. 대통령님이 되게 과분하게 탈북민들이 강하다, 성공한 케이스들이 많다 이런 얘기를 상당히 강조하셨어요. 얘기하는 도중에. 그리고 저는 영국에도 이러한 탈북민 커뮤니티가 자리했습니다. 몇백 명이 있고, 아무것도 없이 왔는데 한인 커뮤니티 협조하에 같이 이젠 통일된 자그마한 한반도가 여기 있습니다 했더니 되게 좋아하시더라고요”
탈북민들은 한국 대통령의 재외 한인 간담회 역사에 이렇게 많은 탈북민이 초청된 것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큼 위상이 높아진 것 같아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정희 재영탈북민총연합회 회장] “정말 꿈만 갖죠. 우리 탈북민들이 찰스 왕도 만나고 또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도 만나면서 탈북민들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탈북민들의 위상이 정말 높아지고 그래서 정말 좋더라고요.”
[녹취: 김주일 국제탈북민연대 사무총장] “재외동포 (만찬) 간담회에 탈북민 출신 6명이 참가했다는 것은 정말로 다른 나라들, 미국도 그렇고 캐나다도 그렇고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봤을 때 전례가 없었던 일이고. 탈북민들은 그만큼 대한민국 정부와 영국 정부가 탈북민들을 소외 계층이 아닌 당당하고 동등한 대우를 해줬다는 의미에선 굉장한 자부심과 명예를 느끼고 있는 거죠.”
다음 날인 21일 저녁, 찰스 영국 국왕이 버킹엄궁에서 주최한 윤 대통령 부부 초청 국빈만찬에는 박지현 부부가 초청됐습니다. 이어 22일 윤 대통령의 영국 의회 연설, 그리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촌인 글로스터 공작과 런던시장이 길드홀(Guildhall)에서 개최한 저녁 만찬에는 티머시 조 씨가 참석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징검다리’ 공동대표] “저희 탈북자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북한 주민들한테 보내는 메시지, 그리고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어떻게 (영국과) 한국 정부가 전 세계 리더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런 메시지가 아니었나.”
탈북민들은 북한 정권이 탈북민을 ‘인간쓰레기’로 비하하며 막말을 내뱉고 있지만 이런 국제 정상들의 우대는 자유를 쟁취한 자신들의 용기를 인정받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의 데이비드 알톤 상원의원은 앞서 이와 관련해 VOA에 탈북민 상황에 대한 찰스 국왕의 관심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윤 대통령 국빈 방문 기간 중 주요 행사에 탈북민을 초청하는 것은 온당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도 지난 20일 VOA의 서면 논평 요청에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은 "먼저 온 통일"이며 "통일 선발대"로서, 다가올 통일을 함께 준비할 소중한 존재”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주민의 인권과 경제적 번영을 위해서 노력했다면 "탈북"이라는 현상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 당국의 폭정에 시달리다가 탈출한 분들을 "범죄자"라고 칭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