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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줄리 터너 북한인권특사] “북한과 ‘미국 인권’도 기꺼이 토론할 것…3대악법·강제북송 저지 노력”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6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VOA 김영권 기자와 인터뷰했다.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6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VOA 김영권 기자와 인터뷰했다.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북한 당국과 인권 문제를 직접 논의하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터너 특사는 6일 국무부에서 가진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의 처지뿐 아니라 미국의 인권 기록에 대해서도 북한과 기꺼이 토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10대 소년마저 가혹한 노동형을 살게 만드는 북한의 악법과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도 확인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터너 특사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거의 넉 달이 됐습니다. 그동안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요?

터너 특사) 저는 주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조명하고 북한 주민의 복지 증진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으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탈북 난민, 탈북자 커뮤니티에 관여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우려를 듣고,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동맹국들과 협력해 다자간 공간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향후 책임 규명을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잘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자) 워싱턴에선 지난 30년의 북핵 외교가 실패하면서 인권 우선의 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전직 관리들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인권 우선의 정책에 동의하시나요?

터너 특사) 물론입니다. 북한을 둘러싼 대화에서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북한의 인권 상황이 국제 평화 및 안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정권의 수익 창출을 위해 해외 노동자를 이용하는 북한 정부의 행태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점점 더 많이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동자들은 강제 노동에 해당하는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기자) 하지만 아직 바이든 행정부에서 그런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터너 특사) 먼저, 제가 제 직책에 임명된 것은 우리의 더 폭넓은 대북 정책의 일환으로 북한의 인권 문제를 해결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약속에 따른 큰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제 카운터파트인 정 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와도 정기적으로 접촉해 조율하고 있습니다.

기자) 정 박 대북고위관리와의 협력은 어떤가요?

터너 특사) 정 박 대북고위관리와 저는 항상 긴밀히 접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우리의 업무를 가장 잘 통합하고 안보와 인권 위기를 함께 해결하는 총체적인 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북한 안보 문제를 둘러싼 대화에서 인권 상황은 이러한 모든 안보 문제와 결부돼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과 폭넓은 대화를 통해 이 두 가지 문제를 함께 묶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기자) 특사님은 취임 후 발표한 5가지 중점 계획 가운데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먼저 강조했었습니다. 북한 정권은 그러나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이른바 ‘3대 악법’을 통해 주민 통제를 더 강화하고 있다고 유엔과 탈북민들은 지적합니다. 어떤 대응 노력을 하고 있나요?

터너 특사) 먼저, 소위 악법으로 불리는 이 세 가지 법을 제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법 자체는 매우 가혹합니다. 가장 최근에는 이 법 중 하나(반동사상문화배격법)가 10대 청소년들을 10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기소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그들은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했다는 이유로 10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는데, 이는 정말 터무니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취하고 있는 조치 중 하나는 북한 정부에 이러한 가혹한 법의 폐지를 촉구하는 것 외에도 검열되지 않은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활동의 대부분은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 및 동맹국들과 협력해 정보에 대한 접근이 북한 인권 증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기자) 한국 정부와의 협력은 어떤가요?

터너 특사) 미한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이러한 동맹의 힘은 분명히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우리의 협력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저는 한국 측 카운터파트인 이신화 대사와 정기적으로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앞서 말했듯이 북한의 인권 유린을 조명하기 위한 활동을 함께 해왔습니다. 저는 또한 한국 외교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일할 수 있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우리는 지난 11월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한 미한 양자 협의를 재개했고, 이 협의를 통해 북한 인권 증진, 북한 내 정보 접근성 제고, 난민 문제, 재정착 문제 등 양국 관계의 광범위한 측면에 걸쳐 협력을 조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한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왼쪽)가 김영호 한국 통일부 장관과 만났다.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한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왼쪽)가 김영호 한국 통일부 장관과 만났다.

기자)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도 관심사입니다. 국무부는 이 문제를 중국 정부에 정기적으로 제기하고 있다고 합니다만 일각에선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고 촉구합니다. 중국의 행태에 변화가 없기 때문인데, 구체적인 대응 계획이 있나요?

터너 특사) 미국은 이 문제와 관련해 정부들과의 양자 대화는 물론 다자 대화에서도 탈북난민 강제 송환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매우 분명하게 밝혀왔습니다. 우리는 중국을 포함한 모든 유엔 회원국에 ‘강제송환금지 원칙(농르풀망)’을 준수할 것을 반복적으로 촉구해 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입니다.

기자) 어떤 행동을 강화할 것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터너 특사) 앞으로 중국과 다른 정부에 탈북민 강제송환 관행을 중단하라고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할 많은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강제 송환된 북한 주민들이 받는 끔찍한 처우와 상황을 매우 광범위하고 명확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국 정부가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기자) 그동안 자유세계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역량 강화에 큰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압니다. 왜 이런 노력이 중요한가요? 또 어떤 지원 노력을 강화하고 있나요?

터너 특사) 우리가 하는 많은 외교적 대화에서 우리는 종종 지정학적 공간과 대화에 매몰돼 그 대화와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정책의 끝에 실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탈북 난민과 탈북자들은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권 존중 사회에서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북민들은 언젠가, 우리 생애의 언젠가, 바라건대 북한으로 돌아가 인권을 존중하는 북한의 미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기자) 북한인권 운동을 하는 탈북민과 시민사회단체들에도 세대교체 등 변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전문성과 영어 능력까지 겸비한 창의적인 청년들이 북한인권 운동 전면에 더 많이 나서고 있습니다.

터너 특사) 환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매우 고무적이고, 저 자신도 이 똑똑한 젊은 탈북민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들은 이 운동의 미래 지도자이자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젊은 활동가들과 리더들의 에너지와 관심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어 구사력에 대한 지적에 동의합니다. 많은 사람이 북한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훨씬 더 많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영어 실력을 쌓고 있다는 점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이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해 동안 우리는 젊은 활동가 리더들을 조명하고 그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기자) 미국 정부가 북한의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 정보 유입 활성화 등에 얼마나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나요?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는 저에게 지난해 430만 달러를 30여 개 프로젝트에 지원했다고 말했습니다.

터너 특사) 국무부는 수십 년 동안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최대 공여국 중 하나입니다. 미국은 문서화 노력을 포함한 책임규명과 독립적이고 검열되지 않은 정보에 대한 접근을 촉진하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지원해 왔습니다. (액수를 밝힐 수 없나요?) 자세한 것은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미 국무부의 줄리 터너 북한한인권특사와 백악관 아시안 정책 담당자 및 인권 담당자들이 지난해 11월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과 만났다.
미 국무부의 줄리 터너 북한한인권특사와 백악관 아시안 정책 담당자 및 인권 담당자들이 지난해 11월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과 만났다.

기자) 다음 달이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나온 지 10주년이 됩니다. 살몬 특별보고관이 제네바의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보고를 하고요. 터너 특사님도 제네바를 방문할 계획으로 압니다. 유엔 회원국들에 무엇을 강조할 예정인가요?

터너 특사) 맞습니다. 10년 전 COI 보고서는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철저히 기록했고, 북한에서 광범위하고 조직적이며 중대한 인권 침해가 발생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래서 한 달 후 제네바에 가면 COI 보고서 10년 후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세계 최악이며, 북한 인권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제사회가 더 이상 이를 방관하거나 이 상황이 10년 더 지속되도록 방치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더 이상 이를 방관하거나 이런 상황이 또다시 향후 10년 동안 계속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기자) 올해 활동 계획을 설명해 주시죠?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둘 계획인가요?

터너 특사) 2024년을 시작하면서 저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아시아로 돌아가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런 인터뷰를 포함해 북한 안팎으로 자유로운 정보 유입을 촉진하는 등 제가 밝힌 5대 우선순위에 명시된 많은 노력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 인권 유린에 가장 책임이 있는 자들에 대한 책임규명과 북한 정부에 3대 악법 폐지를 포함해 북한 주민의 인권 존중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탈북 난민에 대한 노력을 집중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이미 한국이나 미국 등지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자유롭고 개방된 사회에서 북한 주민들이 성취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 임무의 새로운 부분인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와 함께 이산가족으로 확인된 분들을 찾아내 미국 정부에 등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사랑하는 가족과 재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기자) 끝으로, 북한 정부나 주민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나요?

터너 특사) 저는 먼저 북한 정부에, 우리는 북한 인권에 대한 대화를 통해 북한 주민의 인권과 존엄성을 존중하는 데 있어 북한을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대화를 다시 제안하고 싶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또한 미국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미국의 인권 기록에 대해 기꺼이 질문에 답하고 토론할 의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북한 정부가 저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를 매우 희망합니다. 북한 주민 여러분께는 미국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안녕을 깊이 염려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인권이 존중되는 북한에서 성공하고 번영할 수 있도록 변화를 옹호하고 압박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6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VOA 김영권 기자와 인터뷰했다.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6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VOA 김영권 기자와 인터뷰했다.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의 대담을 전해드렸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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