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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민간 드론’ 북한 상공 뚫어, 신의주 촬영 영상 확산


한 중국인이 미국의 인터넷 사회관계망 플랫폼 중 하나인 ‘레딧(Reddit)’에 올린 북한 신의주를 드론(무인기)으로 촬영한 영상과 사진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중국인이 미국의 인터넷 사회관계망 플랫폼 중 하나인 ‘레딧(Reddit)’에 올린 북한 신의주를 드론(무인기)으로 촬영한 영상과 사진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세계 최대의 폐쇄 국가 중 하나인 북한 상공을 민간 드론(무인기)이 뚫고 들어가 신의주를 촬영한 영상이 세계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확산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우방인 벨라루스 매체가 올린 영상 조회수는 100만 건을 넘었습니다. 신기술이 북한의 ‘정보 장벽’을 뚫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민간 드론’ 북한 상공 뚫어, 신의주 촬영 영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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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국인이 지난주 미국의 최대 인터넷 사회관계망 플랫폼 중 하나인 ‘레딧(Reddit)’에 올린 북한 신의주를 드론(무인기)으로 촬영한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영상 3개와 사진 10여 점을 올렸는데, 신의주 시내와 거리의 시민들, 김일성 부자 초상화, 선전 구호들이 모두 선명하게 보입니다. 또한 일부 시민들이 드론을 올려다보며 신기해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게시자는 자신이 직접 촬영한 것을 증명하기 위해 중국산 드론 DJI 제품과 연동된 휴대전화의 고유 화면, 고도 120미터 등이 적힌 모습을 캡처해 함께 올렸습니다.

이 영상과 사진은 ‘좋아요’나 ‘추천’에 해당하는 업보트 투표 방식이 적용되는 ‘레딧’에서 이틀 만에 거의 14만 업보트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통상적으로 조회수와 ‘좋아요’ 클릭이 10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을 감안하면 관심도가 상당한 것입니다.

아울러 2일 현재 6천8백 건의 댓글과 이에 토론 커뮤니티만 25개에 달해 실질 조회수는 훨씬 더 웃돌 것으로 추정됩니다.

댓글에는 “혼자서 북한을 침투하다니”, “(중국인) 신변이 걱정된다” 등의 반응과 함께 정말로 북한인지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최근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조작 가능성도 제기된 것입니다.

이 영상과 사진들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X 등을 통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에서 러시아와 더불어 북한의 거의 유일한 우방인 벨라루스의 주요 온라인 매체인 ‘넥스타(Nexta)’가 지난달 31일 ‘X’에 공유한 게시물은 이틀 만에 조회수가 100만 건을 넘어섰고 ‘좋아요’를 누른 누리꾼도 3천 600명에 달합니다.

드론을 통해 도시와 자연경관을 촬영하는 것은 이제 전 세계에서 매우 보편화됐지만 북한을 촬영한 영상이 이렇게 주목받는 것은 ‘은둔의 왕국’으로 불리는 북한의 폐쇄성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미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일 VOA에 “북한의 우방인 벨라루스 매체마저 이를 신기하게 전하고 있고 조회수가 100만이 넘었다는 것은 북한이 얼마나 폐쇄 국가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새로운 기술이 결국 북한의 정보 방화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습니다.

[스칼라튜 총장] “This is proof that new technology will eventually bring down North Korea’s information firewall. Tiananmen 1989 was the fax revolution. Bucharest 1989 was the TV revolution. Will drones bring dramatic change to North Korea?”

루마니아 출신인 스칼라튜 총장은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은 ‘팩스’ 혁명이었고 1989년 루마니아의 수도에서 일어난 부쿠레슈티 민주 혁명은 TV 혁명이었다며 ‘드론이 북한에 극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인가?’라고 수사적 질문을 던졌습니다.

실제로 일부 탈북민 운동가는 지난 2015~2016년 사이 중국의 북한 접경 도시에서 드론을 통해 북한으로 외부 정보를 유입하는 활동을 비밀리에 했었습니다.

정광일 '노체인' 한국 지부장
정광일 '노체인' 한국 지부장

당시 활동을 주도했던 민간단체 ‘노체인’의 정광일 한국 지부장은 2일 VOA에 드론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광일 지부장] “초기 비용은 좀 들어도 충전만 하면 얼마든지 많이 한국 영상물 등 외부 정보를 보낼 수 있습니다. 요즘은 하이브리드 드론도 나오는데 그런 것으로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죠. 한 번 보내면 마이크로카드 같은 경우는 20만 개도 보낼 수 있죠.”

정 지부장은 또한 “GPS 기능을 통해 목표한 곳에 정확히 투하할 수 있고, 북한 내 조력자와 쌍방향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북 비무장지대(DMZ)는 폭이 수 킬로미터에 달하고 보안도 철저해 드론을 보내기 어렵지만 당시 중국은 가능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2016년 드론을 통해 북한으로 정보를 보내던 탈북민들 가운데 박정오 ‘큰샘’ 대표를 체포해 추방한 뒤 활동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대표는 2일 VOA에 한국의 한 작은 행사에서 “혜산의 보천보전투승리기녑탑 등 김씨 정권의 우상화 상징물을 (드론으로) 훼손하거나 폭파하는 방안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넌지시 제시했는데 중국 당국이 이를 모두 간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정오 대표] “다는 못 까도 김일성 머리만 정면으로 들이박으면 다 날아간다. 얼마든지 김일성 동상을 날릴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중국 안전부 요원들이 다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중국에 들어온 게 아니냐고 물어서 제가 깜짝 놀랐어요.”

박 대표는 드론을 통한 정보 유입 활동이 적발되지 않아 추방됐지만 이후 활동을 모두 접어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후 탈북자 박상학과 박정오 형제가 북중 국경지대에 잠입해 무인기(드론)로 ‘최고존엄’동상에 타격 시험을 했다고 주장하며 이는 당시 박근혜 정부의 적극적인 부추김과 재정 후원이 있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중국은 2022년 발효한 육지국경법,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반간첩법 등을 통해 국경 지대의 불법 활동을 엄격히 감시하고 처벌도 훨씬 강화했습니다.

정광일 지부장은 “신의주는 다른 북중 접경지대와 달리 철책이 없고 강변에 아파트도 많아 드론을 보내기 유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상황이 많이 악화해 온라인에서 퍼지는 2020년 촬영과 같은 시도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22년 중국의 북중 접경지대에서 설치된 경고문에는 “변경 1킬로미터 내에서 무인기, 풍선 등 항공기 사용을 엄금하고 위반하면 징벌한다”고 쓰여있다. 사진 = 노체인 정광일 한국 지부장 제공.
지난 2022년 중국의 북중 접경지대에서 설치된 경고문에는 “변경 1킬로미터 내에서 무인기, 풍선 등 항공기 사용을 엄금하고 위반하면 징벌한다”고 쓰여있다. 사진 = 노체인 정광일 한국 지부장 제공.

VOA가 이날 노체인으로부터 입수한 2022년 북중 접경지대에서 촬영한 경고문에는 “변경 1킬로미터 내에서 무인기, 풍선 등 항공기 사용을 엄금하고 위반하면 징벌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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