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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간 보고서 “북한 핵과학자·기술자들, 심각한 위험에 노출"


워싱턴의 민간 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는 17일 발표한 ‘핵폭탄의 노예: 북한 핵과학자들의 역할과 운명(SLAVES TO THE BOMB : THE ROLE AND FATE OF NORTH KOREA’S NUCLEAR)’이란 주제의 새 보고서를 통해 북한 핵 개발 종사자들이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민간 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는 17일 발표한 ‘핵폭탄의 노예: 북한 핵과학자들의 역할과 운명(SLAVES TO THE BOMB : THE ROLE AND FATE OF NORTH KOREA’S NUCLEAR)’이란 주제의 새 보고서를 통해 북한 핵 개발 종사자들이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 핵과학자와 기술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미국의 민간 단체가 새 보고서에서 주장했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안전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지만 이에 대한 우려 표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민간 보고서 “북한 핵과학자·기술자들, 심각한 위험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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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민간 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가 17일 ‘핵폭탄의 노예: 북한 핵과학자들의 역할과 운명(SLAVES TO THE BOMB :THE ROLE AND FATE OF NORTH KOREA’S NUCLEAR)’이란 주제의 새 보고서를 통해 북한 핵 개발 종사자들이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핵 시설에 익숙한 탈북민들 면담과 비공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핵과학자, 기술자, 핵실험실과 시설, 우라늄 광산, 핵무기 실험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강제 노동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기본적인 자유를 박탈당하고 심각한 신체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 “North Korea’s nuclear scientists, engineers, and workers in nuclear laboratories and installations, in uranium mines, and at nuclear weapons testing sites are caught in a forced labor environment. They are deprived of basic freedoms and exposed to grave physical dangers.”

보고서는 북한 정권이 지도부의 목표를 핵 관련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보다 우선시하기 때문에 이러한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핵 관련 종사자들은 위험한 환경에서 더 오래 일해야 하고 방사선 노출에는 매우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북한 영변 핵 시설 냉각수조에 폐연료봉이 들어있다. 지난 1996년 촬영된 사진이다. (자료사진)
북한 영변 핵 시설 냉각수조에 폐연료봉이 들어있다. 지난 1996년 촬영된 사진이다. (자료사진)

북한의 한 우라늄 처리장에서 일했던 탈북민은 인터뷰에서 “근로자들은 우라늄 탱크에 강제로 들어가 우라늄 분진이 가득한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보고서는 고용량의 방사선에 장기간 노출되면 백혈병, 폐암, 갑상샘암, 피부암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최고지도자의 목표 달성과 요구에 중점을 두다 보니 부족한 자원을 채우기 위해 여러 편법이 동원되고 이 과정에서 안전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과학자나 기술자가 안전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 “It is virtually impossible for scientists or engineers to voice their concerns about safety issues. Just like everyone else in North Korea, all scientists and engineers involved in the nuclear pro- gram must undergo weekly self-critique sessions (saenghwal chonghwa), where they must publicly confess to their professional and ideological shortcomings. Complaining about lax safety standards would be tantamount to asking for direct political punishment.

매주 생활총화를 통해 자신의 전문적, 사상적 결함을 공개적으로 고백해야 하는 상황에서 느슨한 안전 기준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직접적인 정치적 처벌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불만을 제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 때문에 미국의 민간 단체인 ‘핵 위협 방지구상(NTI)’은 지난 2020년 핵 물질 안전 측면에서 북한을 22개 국가 중 최하위로 평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해 발표한 ‘2023 핵 물질 안전지수’ 보고서에서도 북한을 6년 연속 핵 물질 안전과 핵 시설 보호 모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지 않은 국가로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과학자와 엔지니어, 노동자 모두 국제 기준에 위배되는 근무 조건에 노출돼 있다면서, 이는 세계인권선언 제23조 1항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당사국인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CESCR) 7조는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 조건을 보장하는 정의롭고 유리한 노동 조건을 향유할 모든 사람의 권리를 인정한다”며, 하지만 북한은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작업 환경의 위험을 최소화하라”는 7조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은 수학과 과학 성적이 우수한 인재들을 10살 때부터 선발해 영재교육을 시켜 핵 분야에 배치한다며 이는 개인의 직업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핵과학자와 기술자도 일반 주민과 마찬가지로 성분에 따라 근무지가 결정된다며 성분이 좋지 않은 이들은 피폭 위험이 큰 핵실험장 등에 배치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저자인 미 국방부 출신의 로버트 콜린스 씨는 VOA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아버지와 할아버지보다 핵과학자와 엔지니어를 우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의 건강과 안전은 희생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콜린스 씨] “They didn't pay any attention to it, and so they all suffered from radiation poisoning. Not all of them, but, you know, a large percentage of them, and it infected their families.”

콜린스 씨는 “북한 정권은 아무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핵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상당수가 피폭됐고, 이는 가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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