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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흑인교회 방문’ 흑인 표심 공략…바이든, 모금행사 참석해 대법원 비판


조 바이든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오는 11월 실시되는 대선의 공화당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흑인교회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고,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동한 대규모 모금행사에서 대법원의 행보를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공중보건 수장인 의무총감이 소셜미디어에 경고문구를 표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미국의 원자력 발전 수준이 중국에 비해 15년이나 뒤처진다는 보고서 내용을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흑인 유권자 표심을 얻기 위해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 거의 찾지 않던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흑인교회를 찾았습니다. 디트로이트 서쪽에 있는 180교회를 찾아 연설을 했는데요. 이후에는 다양한 우파들과 연계된 행사인 `터닝 포인트 액션’(Turning Point Action)이 마련한 이른바 ‘국민전당대회’에도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흑인교회 연설에선 어떤 얘기를 했나요? 흑인 유권자를 겨냥한 특별한 공약을 제시했나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범죄, 불법 이민을 초래해 특히 흑인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불법 이민자들이 흑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면서, 불법 이민자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에서 범죄가 가장 만연하다면서, 흑인사회는 다른 어떤 집단보다 법 집행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멕시코와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차량에 관세를 부과해서 디트로이트 지역 자동차산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시간주는 대선 결과를 좌우할 경합주로 꼽히는 지역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지점은 어디인가요?

기자) 네. 트럼프 선거본부는 흑인 유권자 중에서 특히 남성들을 설득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경제와 국경안보 정책 등에서 공략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미시간주는 바이든 대통령이 4년 전에 불과 2.7%의 박빙의 우세를 보였던 곳입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경합주로 보고 있고요.

진행자) 행사에 참가한 청중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네. 이날 흑인교회의 로렌조 세웰 담임목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흑인인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비유하면서 칭찬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석해 기쁘냐는 질문에, 누가 오든 좋다고 답하거나,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고 싶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우호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신은 평생 민주당원이며, 이번에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현실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흑인 커뮤니티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흑인들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인기가 없기는 합니다. 디트로이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 전 선거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부패'하다고 폄하한 곳이기도 하고요. `로이터’ 통신은 이번 방문을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서 바이든 대통령의 표를 뺏기 위한 트럼프 선거본부의 전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방문이 흑인 지지율에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중도 공화당원과 부동층 유권자들을 공략하는 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여론조사는 두 후보가 팽팽한데요. 그래도 흑인들만 대상으로 하면 아무래도 바이든 대통령이 유리하겠죠?

기자) 지난 5월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흑인 유권자 중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57% 대 12%로 앞섰습니다. 16%는 누구에게 투표할지 확신이 없다고 답했고, 8%는 다른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고, 7%는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바이든 대통령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할리우드 스타들을 동원해 기록적인 규모의 정치자금을 모았다고요.

기자) 네. 연예계는 바이든 대통령 지지세가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15일 바이든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 피콕극장에서 열린 대규모 모금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민주당 대선 캠프는 이날 3천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고, 이는 하룻밤 행사로는 최대 액수라고 밝혔습니다. 행사에는 유명 배우인 줄리아 로버츠와 조지 클루니, 그리고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함께 했습니다.

진행자) 대단한 모금 능력이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바로 온 거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스위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를 건너뛰고 LA로 날아왔습니다. 이날 행사는 미국 `ABC’ 방송 심야 토크쇼를 진행하는 지미 키멀의 사회로 바이든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화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무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좌석이 250달러에 팔렸고, 두 전현직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고 행사 직후 귀빈 대상 파티에 갈 수 있는 초대권은 가격이 5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할리우드는 늘 그랬던 것처럼 민주당에 상당히 우호적이네요.

기자) `AP’ 통신에 따르면 유명 배우 로버트 드니로 씨가 선거운동 광고 내레이션을 맡았고,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씨는 8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연출을 돕고 있습니다. ‘스타워즈’ 배우 마크 해밀 씨는 백악관을 깜짝 방문했고, 미국 대통령 역할을 하기도 했던 마이클 더글러스 씨는 자택에서 모금행사를 열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모금행사에서 어떤 발언을 했나요?

기자) 연방 대법원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대법원이 "오늘처럼 엉망이 된 적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오는 11월 대선에서 당선되는 후보가 임기 중 대법관 2명을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을 둘러싼 논란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성조기를 거꾸로 매다는 사람을 2명 더 임명할 것이라는 생각이 가장 무서운 것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 것은 아무래도 과거 자신의 정책이 뒤집힌 적인 있어서 그런 거겠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보수적인 대법원이 반세기 동안 지속된 연방정부의 낙태 권리를 뒤집은 데 이어, 최근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된 피임 법안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법원은 차별 철폐 조치, 동성애자 권리, 총기 규제, 환경 규제를 제한했고, 이민, 학자금 대출, 백신 의무화, 기후변화에 관한 대통령의 의제를 차단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비벡 머시 의무총감 (자료사진)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비벡 머시 의무총감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담배나 주류에 표시되는 것처럼 경고문구를 표시할 수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공중보건 수장인 비벡 머시 의무총감은 17일 소셜미디어 사용이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부모에게 알리는 경고 표시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머시 의무총감은 `뉴욕타임스’ 신문 기고문에서 경고문구는 "소셜미디어가 안전한 것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시행 시기도 정해졌나요?

기자) 아직 구체적인 도입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이 조치에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머시 의무총감은 소셜미디어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교통사고나 오염된 음식 같은 공중보건 위험으로 간주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피해는 의지력과 양육의 실패가 아니며, 적절한 안전 조치나 책임감 없이 강력한 기술을 개발한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의무총감은 미국의 보건정책을 다루는 고위 공직자인데요.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근거는 무엇이라고 밝혔나요?

기자) 머시 의무총감은 하루에 3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10대들이 정신건강 문제에 시달릴 위험이 상당히 높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했습니다. 이어 청소년 중 46%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고 나면 기분이 나빠진다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가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이 청소년 1천5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은 유튜브나 틱톡,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하루 평균 4.8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소셜미디어는 통상 한번 시작하면 어른들도 중단하기 어렵다고 하죠.

기자) 머시 의무총감은 “플랫폼은 우리 모두가 플랫폼에 소비하는 시간을 최대화하도록 설계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성인에게도 그럴 수 있는데 충동조절이 아직 안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겐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경고문구의 효과는 입증이 됐나요? 담배나 주류에 그런 경고문구가 있는데요.

기자) 머시 의무총감은 과거의 그런 경고문구가 행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습니다. 미 의회가 담배 포장에 경고문구를 표시한 것이 흡연 감소의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머시 의무총감은 경고문구를 처음 표시했을 때 미국 성인의 약 42%가 매일 담배를 피웠지만 2021년에는 11.5%로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주장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을 법한데요.

기자) 네. 다른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의 부상이 미국사회의 여러 문제와 동시에 발생했지만, 하나가 다른 하나를 초래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보다는 현대사회가 불안해진 이유를 경제적 궁핍, 사회적 고립, 인종차별, 학교 총격 사건과 약물 중독 문제 같은 요인과 결부해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동시에 이번 정책을 지지하는 전문가들도 있을테고요.

기자) 네. 실제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신건강 위기의 배후가 소셜미디어인지에 대해 연구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심리학자 조나단 하이트 씨는 자신의 신간 저서 ‘불안한 세대’에서 2007년 애플 아이폰 출시를 변곡점으로 지적했다고 `뉴욕타임스’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자살과 절망에 대한 보고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미국 조지아주 웨인스보로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자료사진)
미국 조지아주 웨인스보로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원자력 발전 소식입니다. 미국의 원자력 발전 수준이 매우 뒤처져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특히 중국과 비교할 때 그렇습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17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첨단 원자력발전 분야에서 중국보다 15년이나 뒤처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국은 현재 27기의 원자로를 건설 중이며, 평균 건설 기간도 약 7년으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빠르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첨단 원자력발전 분야에서 중국이 이렇게 앞서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요?

기자) 정보기술혁신재단은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광범위한 지원을 하고, 저리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향후 중국이 점점 더 현대적인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했습니다. 중국의 원자력 산업계가 학습효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점진적인 혁신을 해내면, 더 큰 이익을 얻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원자력 산업계가 구체적으로 중국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고 있나요?

기자) 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중국의 국영은행에서 1.4%의 낮은 이율로 대출을 받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의 다른 전폭적인 지원도 받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중국이 지난해 12월 스다오 만에서 가동을 시작한 세계 최초의 4세대 고온가스냉각로 설비를 예로 들었습니다. 중국 원자력 당국은 이 사업에 세계 최초의 장비 2천200개가 투입됐고, 국산화율이 약 93%에 이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세계 최고의 원자력 생산국인데도 격차가 이렇게나 벌어졌다는 거군요. 그럼 현재 미국의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에는 가동 중인 원자로가 90개 이상 있습니다. 그중 많은 수가 40년 수명을 다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운영 기간 연장 승인이 난 원자로는 6개 정도입니다. 또다른 문제는 미국이 농축 우라늄의 2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기업 로사톰(Rosatom)은 전 세계 핵연료의 17%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라늄 공급부족 현상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에는 향후 미국의 원자력발전 전략에 관한 제언도 있겠죠?

기자) 네. 보고서를 작성한 스티븐 에젤(Stephen Ezell) 씨는 미국이 원자력발전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연구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유망한 기술을 찾아 개발을 가속화해서, 숙련된 인력 개발을 지원하는 강력한 국가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뒤처져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확실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이 보고서에 관해 논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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