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전, 현직 대통령이 맞대결을 하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첫 TV 토론이 미국 동부 시각으로 27일 밤 9시 열립니다. 최근 이슬람 테러 조직과 연계된 타지키스탄 출신 이민자들이 체포되면서 남부 국경에 대한 안보 위협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뎅기열 발병률이 예상보다 높다면서 건강주의보를 발표했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은 미국 대선 뉴스입니다. 첫 TV토론이 이제 몇 시간 뒤 열리죠. 이번 토론은 미국 대선 사상 가장 이른 시기에 치러지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6월에 TV토론이 열리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예전에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한 뒤에 TV토론이 열렸습니다. 올해 공화당은 7월에, 민주당은 8월에 전당대회를 개최합니다. 아직 공식적으로는 후보 지명이 완료되진 않았지만 사실상 양당의 대선후보는 정해진 거나 다름없기 때문에 TV 토론 일정도 앞당겨졌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을 앞두고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을 높게 평가하는 발언을 하더군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공개된 팟캐스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훌륭한 토론자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를 과소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의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깎아내리기만 했기 때문에 다소 이례적이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바이든 대통령이 두 문장을 연결해서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해왔었는데요.
기자) 사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준비에 대해 발언하면서 조롱하는 듯한 표현을 썼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면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의학적 도움이 필요할 거라고 말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부를 하기 위해 통나무집에 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그는 지금 자고 있다, 왜냐하면 건강해지고 기운을 차리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에 관해서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나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이 성사되기 전인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가 2020년에 나에게 두 번의 토론에서 졌다. 그 이후로 그는 토론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 경선 과정에서도 토론을 여러 차례 건너뛰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그는 나와 다시 토론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TV토론이 몇 시간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에서 어떤 점을 공격할까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선 인플레이션을 비롯해 경제문제를 부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경제를 잘못 이끌어 왔다는 거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집권 초기 코로나 사태 때 과도한 정부 지출로 소비자 물가가 연간 9% 이상 상승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식품이나 휘발유, 기타 생필품에 대한 소비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공격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지난 5월 미국 물가는 3.3%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민 문제도 주요한 공격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멕시코와의 국경 통제를 느슨하게 해서 수많은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유입되도록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에서 어떤 공격을 할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적인 문제를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유죄평결을 받은 것을 비롯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른 3건의 형사 사건으로 기소돼 있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에게 상기시키려 할 겁니다. 낙태 문제도 주요한 공격 지점입니다. 반세기 만에 낙태 권리에 대한 판결을 뒤집었다고 비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행자) TV토론에 대한 미국인 유권자들의 관심도 높지요. 어떤가요?
기자) 두 후보가 맞붙은 2020년 토론에는 7천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했습니다. AP통신과 시카고대학 여론연구센터(NORC)가 2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68%는 TV 토론 전체나 일부를 생방송으로 볼 것 같다고 답했고, 토론 뒤 편집된 짧은 동영상을 볼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전체의 75%가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미국의 성인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20~24일 실시한 조사 결과입니다.
진행자) 전국 지지율 조사에서는 현재 두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하고 있는데요. TV토론이 승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상당수 유권자가 TV토론에 관심이 있고, TV 토론이 대선 승패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다는 의미로도 분석이 됩니다. AP통신은 현재 미국 유권자들 10명 중 3명은 두 후보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라는 데 불만이 있기 때문에, TV토론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정치 분석가들을 인용해 미국인 유권자들이 이미 자신의 선택을 결정했다고 하는 미국 언론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토론에는 마이크를 꺼 두는 새로운 규칙도 등장했죠. 4년 전 클리블랜드 토론 때 같은 혼란 상황을 피하려는 거죠?
기자) 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토론이 4년 전 토론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마이크가 질문을 받는 후보자에게만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토론은 애틀랜타의 CNN 본사의 텔레비전 스튜디오에서 열리고, 토론은 90분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3분 30초씩 광고 시간이 두 번 있어서 휴식을 할 수 있고요. 바이든 대통령이 무대의 오른쪽에 서게 됩니다.
진행자) 이번 토론은 실제 관객이 없잖아요. 이런 점도 토론에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미시간대학의 토론 전문가인 애런 칼 씨는 VOA에 후보들이 실시간으로 청중의 반응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려는 동기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토론 전문가라면, 두 후보에게 토론 준비에 관해서도 조언했는지요?
기자) 네, 애런 칼 씨는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노령 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주게 되면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토론 중에 대통령답게 행동해야 하고 지나친 언쟁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화제를 좀 바꿔서요.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 범위가 좁혀졌다고요.
기자) 부통령 후보가 5명으로 좁혀졌다고 합니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지만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러닝메이트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고 있지만 미국 언론 보도와 선거본부에 따르면 지금부터 7월 말 공화당 전당대회 사이에 공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 5명이 누구인가요?
기자) 네. 플로리다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오하이오주의 J.D. 밴스 상원의원, 노스다코다주의 덕 버검 주지사,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팀 스콧 상원의원, 뉴욕주의 엘리스 스테파닉 하원의원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은 테러 관련 소식입니다. 미국 남부 국경 안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남부 국경으로 이주자가 몰리는 가운데, 미국 정부 당국이 ISIS라고도 불리는 이슬람 무장 단체 IS의 위협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달 미국 정보기관과 보안당국이 타지키스탄 출신 이민자 8명을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는데요. 이들은 모두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고, 일부는 1년 전에 미국으로 입국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은 IS와 관련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관련해서 정부 당국자들의 발표는 없었나요?
기자) 국토안보부의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장관은 26일 애리조나에서 기자들에게 타지키스탄 출신 남성 8명에 대해 추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미국 관리는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의 젠 다스칼 대통령 부보좌관 겸 국토안보 부보좌관은 26일 네브래스카에서 열린 대테러 회의에서 국경에서 선별검사와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아프가니스탄 계열 IS의 위협이 지속된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IS와 IS-호라산 (Khorasan)은 모두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의도를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IS는 다소 익숙한 조직입니다만, IS-호라산은 어떤 조직인가요?
기자) 아프가니스탄에 걸쳐 있는 IS의 산하 조직입니다. 흔히 IS-K라고 부르는데요. 파키스탄 탈레반 출신 극단주의자들이 2015년 결성했고요. IS-K는 2021년 미군의 공습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타격을 받았는데요. 지금은 미군이 철수하고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다시 집권하면서 조직력이 회복되고 있다고 합니다. 2021년 8월 IS-K가 카불 공항의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해 미군 13명과 민간인 170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IS와 관련해 미국의 국경 안보 문제가 대두됐네요.
기자) 미국 국토안보부의 정보분석담당 켄 웨인스타인 차관은 26일 하원 대테러소위원회에 출석해 IS의 테러 위협에 대비해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과 매일 회의를 하고 연방수사국(FBI)와 전례 없는 협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스크바 콘서트홀 테러 사건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IS-호라산이 테러 배후를 자처했었습니다.
진행자) 체포돼서 추방될 8명이 전부인가요? 적발된 다른 조직은 없었나요?
기자) 네. 관련해서 NBC 뉴스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지난 3년 동안 미국으로 입국한 중앙아시아와 기타 지역의 이민자 400명 이상을 IS와 연계된 우려 대상으로 파악했다고 미국 관리 3명을 인용해 25일 보도했습니다. 이어 이들 중 150명 이상이 체포됐지만 50명 이상은 행방이 묘연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수년 동안 미국의 대테러기관들은 IS나 다른 테러 단체가 멕시코 국경을 따라 미국에 침투하려 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었는데요.
기자) 네. 미국 국가대테러센터의 크리스틴 아비자이드 국장은 지난해 11월 당시 하원의원들에게 관련 당국자들이 위험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신뢰할 수 있거나 확증된 징후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달 초 미국과 터키가 제재를 발표한 걸 보면 미국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 단체, IS를 지켜보고 있다는 뜻으로 봐도 될까요?
기자) 네, NBC 뉴스는 미국 국토안보부가 최근 몇 달 동안 IS와 IS-K 가 활동하고 있는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몰도바, 키르기스스탄, 조지아, 러시아 출신의 이민자들을 면밀히 조사해 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공화당 소속인 마크 그린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은 IS를 통해 이민자들이 입국한 데 대해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이민에 좀 더 관용적인 정책을 취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입국자 수가 폭증하자 이달 초에 망명을 제한하는 조처를 단행했는데요. 국토안보부는 최근 1주일 동안의 하루 평균 불법입국자 체포 건수는 2천400명 미만으로 떨어져, 해당 조치 이전과 비교해 40% 이상 감소했다고 26일 밝혔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건강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뎅기열과 관련해 건강주의보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5일 미국 내 뎅기열 바이러스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보건의료기관과 국민들에게 건강주의보를 발표했습니다. CDC 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미국 전역에서 뎅기열 2천200여 건이 발생했고, 전 세계적으로 뎅기열 발병률이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뎅기열은 일반적으로 열대지방에서 걸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미국 본토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졌나요?
기자) 그런 아닙니다. 미국 기준으로 보면 상당수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발병했습니다. 푸에르토리코와 미국령 사모아,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에서 발생했고요. 미국령은 아니지만, 마셜군도와 팔라우공화국에서도 많이 발생하는데요. 이 가운데 푸에르토리코에는 이미 지난 3월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돼 있습니다. 미국 발생 건수 2천240여 건 가운데 3분의 2에 달하는 1천500건은 푸에르토리코에서 발생했고 나머지 740여 건은 그곳을 여행한 미국 관광객들이었습니다.
진행자) 올해 전 세계적으로 뎅기열 발병률이 높다고 했는데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CDC는 현재 여러 나라에서 예년보다 감염자 수가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주 지역에서만 발병이 970만 건입니다. 이는 지난해 460만 건의 두 배를 넘는 수준입니다.
진행자) 뎅기열은 어떻게 걸리는 질병인가요? 걸리면 어떤 증상이 발현되나요?
기자)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데요. 이집트숲모기가 매개체입니다. 모기에게 물려 전파되는 거죠. 감염이 되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CDC는 4명 중 1명꼴로 증상이 발현된다고 합니다. 공통적인 증상은 고열과 메스꺼움, 구토, 발진, 근육통 등인데요. 때때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뎅기열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 현재로서는 예방법도 치료제도 없습니다.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아직 승인된 제품이 없습니다. 진통제밖에 없다는 겁니다. 회복에는 몇 주가 걸릴 수 있고요. 그래서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CDC는 뎅기열이 발생하면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주변의 모기들을 없애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뎅기열 발병이 이렇게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CDC는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높아지는 원인을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기온이 높을수록 뎅기열을 퍼뜨리는 모기 개체수가 늘어난다는 겁니다. WHO는 2000년에는 전 세계에서 뎅기열 환자가 50만 명 발병했는데 2019년에는 최소 520만 명으로 급증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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