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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엔 인권이사회서 북한 억류 한국인 실명 언급…“구금 장기화 우려”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 본부.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 본부.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들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며 장기화되고 있는 이들의 자의적 구금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한국도 북한이 즉각 이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심현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유엔 인권이사회서 북한 억류 한국인 실명 언급…“구금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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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7일 스위스 제네바 소재 유엔 본부에서 열린 인권이사회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과의 상호대화에서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서맨사 몬티스 제네바 주재 미국대표부 인권 담당관
서맨사 몬티스 제네바 주재 미국대표부 인권 담당관

[녹취: 몬티스 담당관] “We are troubled by the DPRK’s prolonged arbitrary detention of South Koreans, including Kim Kuk-gi. September 20th will mark the 4000th day of detention for missionary Kim Jung-wook.”

제네바 주재 미국대표부의 서맨사 몬티스 인권 담당관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는 김국기 씨 등 한국인들에 대한 북한의 자의적 구금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9월 20일은 김정욱 선교사가 구금된 지 4천 일이 되는 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자의적 구금이란 개인이 범죄를 자행했다는 증거나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는 것을 뜻합니다.

유엔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은 피해 당사자와 가족, 인권단체들의 청원을 받아 국제 인권규범에 맞지 않는 구금 사례를 조사하고, 자의적 구금 여부를 판단해 필요한 권고를 제시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김국기 목사는 중국 단둥에서 쉼터 등을 운영하며 탈북민 등 북한 주민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북한에 의약품과 농기계 등을 보내며 선교 활동에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 김정욱 씨는 지난 2014년 5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는 지난 2015년 3월 기자회견 모습이다. 📷AP(왼쪽), Reuters(가운데, 오른쪽).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 김정욱 씨는 지난 2014년 5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는 지난 2015년 3월 기자회견 모습이다. 📷AP(왼쪽), Reuters(가운데, 오른쪽).

북한은 지난 2015년 김 목사를 체포한 뒤 간첩죄와 국가전복 음모죄 등을 적용해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김정욱 선교사도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에서 탈북민 쉼터와 국수공장을 운영하며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하던 중 2013년 선교 활동을 목적으로 밀입북했다가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도 북한에는 최춘길 선교사와 한국에서 국적을 취득한 탈북민 3명 등 모두 한국인 6명이 억류돼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현재까지 이들의 소재나 생사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북한, 자의적 구금 즉각 중단해야”

주제네바 한국대표부의 윤성덕 대사도 이날 김국기 목사와 최춘길, 김정욱 선교사를 언급하며 북한이 이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윤성덕 대사] “The Republic of Korea urges the DPRK to immediately release these detainees.”

윤 대사는 또 이 자리에서 북한의 납치 문제와 미송환 한국군 포로를 거론하며 이 사안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강제 송환되는 탈북자들의 자의적 구금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북한이 이 관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성덕 제네바 주재 한국 대표부 대사
윤성덕 제네바 주재 한국 대표부 대사

[녹취: 윤성덕 대사] “We take this opportunity to flag the issue of abductees and unrepatriated prisoners of war and call for the immediate resolution of the matter. We express our strong concern over the arbitrary detention of North Korean escapees who are being forcibly repatriated and urge the DPRK to immediately cease the practice.”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18일 VOA와의 통화에서 국제사회가 이들의 석방과 관련해 더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There is only symbolic significance by calling on North Korea to release detainees, POW's, people held against their will. They will not proceed with those releases… In terms of implementation there's nothing going on so it's quite frustrating”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은 이들의 석방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실행 측면에서 볼 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상호 대화와 구두로 하는 지원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며 “억류된 이들이 풀려나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북한 정권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북한, 국제 납치도 자행”

한편 17일 열린 인권이사회에서는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과의 상호대화도 개최됐습니다.

이 회의에서 미국 대표는 “알려지지 않은 수의 북한 주민들이 북한 내부에서 강제적으로 실종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정권은 또 외국인 국적자를 포함한 국제 납치도 자행하고 있다”며 “이들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대표는 북한이 강제적 실종을 자행하는 것을 즉각 멈추고 실종된 모든 이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주제네바 북한대표부의 방광혁 차석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강제실종 실무그룹의 북한 관련 보고는 “적대세력에 의한 날조된 거짓과 왜곡으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심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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