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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뉴욕 퀸즈에서 1주일간 아시아 문화축전 열려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뉴욕 퀸즈에서 벌어진 아시아 문화축전에 관해 자세히 전해드리고, 미국 영화계에서 여성 배우나 중역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살펴봅니다. 또 새 영화 ‘프랙처 (Fracture)의 줄거리를 알아보고, 세계 7대륙 최고봉을 함께 정복한 어쉴러 (Ershler) 부부의 회고록 ‘Together on Top of the World (함께 세계의 정상을)’도 소개해 드립니다. 오늘도 끝까지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리구요. 먼저 지난 한 주 동안의 문화계 단신입니다.

-해리 포터를 주제로 한 테마 공원이 플로리다주 올란도에 있는 유니버살 스튜디오에 들어설 전망입니다. 총 공사비 5억 달러가 소요되는 이 공원은 내년말에 문을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료 입장의 전통을 자랑하는 워싱톤의 스미소니안 재단이 일부 전시관을 유료로 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스미소니안 재단은 로렌스 스몰 전 총재가 재단 기금을 사적으로 낭비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하면서 언론의 도마에 오른 바 있습니다.

-뉴욕 공공도서관이 동성애자 권리운동의 개척자로 지난 2월에 숨진 작가 바바라 기팅스 씨의 유물을 전시하게 됩니다. 뉴욕 공공도서관은 또한 기팅스 씨의 동반자였던 사진 작가 케이 토빈 러허센 씨의 작품 역시 기증 받았습니다.

-영문학자 로버트 리차드슨 씨가 쓴 윌리암 제임스의 전기 ‘미국 모더니즘의 소용돌이’와 잭 템블 커비 씨의 ‘앵무새의 노래: 남부의 생태학 풍경’이 2007년 밴크로프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뉴욕의 콜럼비아 대학교가 수여하는 밴크로프트상은 미국역사와 전기, 외교에 현저한 공로를 끼친 작가들에게 수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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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향기’, 첫번째 소식입니다.

최근 미국 뉴욕의 퀸즈에서 1주일 동안 아시아 문화축전이 열렸습니다. 아시아 문화축전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다양한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뽐내는 자리인데요. 여러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뉴욕의 퀸즈는 이같은 문화축전의 개최장소로 더할 나위 없는 곳일 것입니다. 퀸즈는 미국에서 가장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이 곳 주민 2백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구요. 이 곳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수는 1백38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연례 퀸즈 아시아 문화축전은 올 해로 3회를 맞았는데요. 첫 날 개막식에는 로스 앤젤레스 오페라 소속 성악가인 테너 샐 말라키 씨가 참석해 영어, 이탈리아어 노래와 함께 고국어인 필리핀의 세부아노어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번 축전의 총 감독은 타이완 출신의 이민자인 비비안 추씨가 맡았는데요. 미국인들은 아시아인 하면 음력 설날의 용춤이나 무술 시범 만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비비안 추 씨는 그같은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추 씨는 여러가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예술가들이 함께 노력해서 공연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핑 정 씨의 연극 ‘원치않는 요소 (Undesirable Elements)’의 경우 중국 출신의 시인과 한국에서 입양돼온 트랜스 젠더, 그러니까 남자면서 자신이 여자라고 생각하는 한인과 인도계 기업인도 나온다는 것입니다. 추 씨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서로 다른 출신배경과 다양한 직업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연극 ‘원치않는 요소’에서는 다양한 배경의 출연자들이 나와 실제 경험을 얘기합니다. 한국계 트랜스 젠더는 어렸을 때 동생과 함께 미국인 부부에게 입양됐는데 아시아계라고 해서 오해를 받는 일이 많았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이 트랜스 젠더 여성은 어렸을 때 동생과 자신이 학교에서 유일하게 유색인종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양부를 비롯해 대부분의 동네 사람들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싸웠기 때문에 진주만 사태 기념일만 되면 다른 학교친구들이 물건을 던지면서 공격하고 괴롭혔다는 것입니다. 일본인이나 한국인은 다른 민족인데도 다른 미국인들에게 동양인은 다 마찬가지였다는 것입니다.

퀸즈 아시아 문화축전의 주최자들은 퀸즈 주민들의 19 퍼센트가 아시아계라며 미국인들이 아시아 문화와 예술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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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영화는 남자배우들이 지배하고 연극은 여자 배우들의 주 무대로 알려져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브로드웨이에 남성 위주의 드라마는 점점 늘어나는 반면 영화계에서 여성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얼마전 기사에서 지난 14개월 동안 헐리우드 주요 영화사의 고위직 여성 네 명 가운데 세 명이 밀려난 사실을 지적하면서 미국 영화계에서 여성들의 영향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영화관을 찾는 여성관객의 비율은 51 퍼센트로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여성들을 겨냥한 영화가 점점 줄고 있는 것입니다.

1990년대는 여자 배우들이 주도하는 로맨틱 코메디 영화의 전성시대였죠.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한 ‘프리티 우먼’이 큰 성공을 터뜨리면서 여성관객들을 겨냥한 로맨틱 코메디 영화가 쏟아져 나왔었습니다. 줄리아 로버츠는 물론, 멕 라이언, 샌드라 블락 등이 영화계 최고의 스타로 떠오를 때였죠. 하지만 요즘 로맨틱 코메디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휴 그랜트와 드루 배리모어가 출연한 ‘Music and Lyrics ’,

한국에서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란 제목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영화나 좀 인기를 얻었을 뿐 지난 겨울에 나온 로맨틱 코메디는 모두 참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흥행이 안 되다 보니 자연히 영화사 측에서 여성영화 제작을 꺼리는 거죠.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인데요. 왜냐하면 이제는 여성 관객들 조차도 로맨틱 코메디 보다는 ‘카리브해의 해적들’이나 ‘디스터비아’ 같은 남성위주의 영화를 찾고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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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최근에 개봉된 영화 한 편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보통 뼈가 부러진 것을 뜻하는 ‘프랙처 (Fracture)’는 파손, 균열의 뜻도 갖고 있는데요. ‘프랙처’란 제목의 영화가 요즘 미국에서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습니다.

‘프랙처’는 ‘프라이멀 피어 (Primal Fear)’ 로 유명한 그레고리 호블릿 (Gregory Hoblit) 감독의 작품인데요. 연기파 배우로 유명한 앤소니 홉킨스 (Anthony Hopkins) 와 라이언 고슬링 (Ryan Gosling) 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앤소니 홉킨스는 잡지에 나올 법한 아름다운 집에서 모델 같은 아내와 사는 항공공학자 역을 맡았는데요. 아내가 젊은 남성과 바람을 피우는 현장을 목격한 홉킨스는 아내가 집에 돌아오길 기다렸다가 권총으로 살해합니다. 연락을 받고 수사를 위해 달려온 형사는 바로 아내의 애인입니다. 이 사건의 담당형사 역을 라이언 고슬링이 맡고 있는데요. 고슬링은 큰 법무법인의 변호사로 가기 일주일 전 마지막으로 이 사건을 맡고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심리에 나가게 됩니다. 홉킨스는 아내를 살해한 사실을 시인하지만 범죄에 사용된 권총이 사라지면서 사건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지게 되죠.

영화 비평가들은 이 영화를 가리켜 잘 나가다가 엉성하게 끝난 실망스런 영화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앤소니 홉킨스와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 만큼은 볼 만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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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간추려 드리는 ‘문화의향기’ 함께 하고 계신데요. 오늘 마지막 순서로 신간안내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정복한다’ 고 하죠? 그 사랑의 힘을 바탕으로 각 대륙의 가장 높은 산을 모두 정복한 부부가 있는데요. 바로 등산 안내인인 필 어쉴러 씨와 기업중역인 수전 어쉴러 부부입니다.

어쉴러 부부는 함께 7대륙의 최고봉을 모두 정복한 경험담을 책으로 펴냈는데요. ‘Together on Top of the World (함께 세계의 정상을)’이란 제목의 책에서 그동안 함께 등산하면서 정신적, 신체적으로 겪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필 어쉴러 씨는 직업이 등산 안내인이지만 부인인 수잔 씨는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는 등산은 커녕 뒷산에도 올라가 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남편과 함께 있고 싶다는 한가지 생각 만으로 등산을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수잔 씨는 남편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남편의 직업을 좀 더 이해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남편은 직업상 늘 해외에 나가있고 자신은 기업의 중역으로 늘 바빴기 때문에 틈이 나면 남편과 함께 있고 싶어 산에 같이 가게 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높은 산에 오를 때면 산소 부족으로 제대로 대화를 할 수도 없어 두 사람은 손을 잡는 것으로 의사표시를 하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손을 세번 힘껏 쥐면 사랑한다는 뜻의 ‘I love you.’를 의미하는 것으로 두 사람 만의 신호를 정해 놓았다는 거죠. 필 씨는 2001년 에베레스트산에 도전했을 때 추운 공기를 이기지 못하고 눈이 얼어버려 도중에서 포기해야 했다며 그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합니다.

필 씨는 에베레스트산에서 포기하고 내려온 뒤 부인이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실패’라는 말을 썼다면서 성공 못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 같아 괴로웠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같이 어려운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2002년에 다시 에베레스트산에 도전해 마침내 함께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수잔 어슬러 씨는 남편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들을 차례로 정복하면서 인생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란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어슬러 씨는 자신의 꿈은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사랑을 찾는 것이었다며, 따라서 자신은 이미 꿈을 이룬 사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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