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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신간 '콘돌리자 라이스: 한 미국인의 삶'…맹종의 충성심이 이라크 전쟁 불렀다


안녕하세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 곳 워싱톤의 연례 크리스마스 행사의 하나인 노르웨이 모형 기차 전시회에 관해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이어서 새 영화 ‘Kite Runner (연을 쫓는 아이)’의 내용을 살펴보고, 주연 배우들과 원작자의 얘기도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신간안내 시간에는 뉴욕 타임즈 신문의 엘리자베스 버밀러 기자가 라이스 현 미 국무장관에 관해 쓴 ‘콘돌리자 라이스: 한 미국인의 삶’을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지난 한 주 동안의 문화계 소식 전해드립니다.

- 초기 바로크 미술의 대가 카라바지오의 작품으로 확인된 유화 ‘카드놀이꾼들’이 시칠리아 트라파니의 박물관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됩니다. 지난 해 영국의 미술품 수집가가 경매에서 10만 달러에 구입한 이 작품은 최근 감정 결과 카라바지오 진품으로 밝혀지면서 가치가 1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 뉴욕 영화비평가 협회는 코언 형제가 감독한 ‘No Country for Old Men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올해 최우수 영화로 선정했습니다. 이 영화는 지난 주 전미 비평가 협회가 선정한 올해 최우수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 ‘해리 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영국 작가 조앤 롤링이 직접 손으로 쓰고 삽화를 그린 동화책이 런던에서 실시된 경매에서 4백만 달러에 팔렸습니다. 이번 경매의 수익금은 유럽내 어린이 권리신장을 위한 비영리 단체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기부됩니다.

- 스미소니안 재단 산하 미 국립 미술관이 내년에 크게 확장될 전망입니다. 워싱톤 국회의사당 인근에 있는 미 국립 미술관은 1백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맞은 편에 위치한 미 연방거래위원회 (FTC) 건물에 새로 북쪽관을 열 계획입니다.

-미국 건축가 협회 (AIA) 는 이탈리아 출신의 렌조 피아노 씨를 올해 최우수 건축가로 선정했습니다. 뉴욕 맨하탄의 뉴욕 타임즈 신문사 건물을 설계한 렌조 피아노 씨는 오는 2월 22일 워싱톤의 국립 건물박물관에서 열리는 연례 AIA 행사에서 2008년도 금메달을 받게 됩니다.

문화계 단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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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달리는 노르웨이의 시골 풍경이 워싱톤 시내 유니언역 안에 재현됐습니다. 노르웨이 정부가 미국인들에게 선물한 노르웨이 모형 기차 전시회인데요. 노르웨이 정부는 미국인들에 대한 우정의 표시로 11년전부터 매년 노르웨이 모형 기차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입장료 없이 무료인 이 전시회는 특히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인데요. 백악관앞 광장의 국립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과 더불어 워싱톤에서 하나의 크리스마스 전통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유니언역내 한 가운데 자리를 잡은 거대한 모형은 노르웨이의 겨울 풍경을 묘사하고 있는데요. 농장과 어촌, 교회, 스키장 등을 배경으로 일을 하거나 놀고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들 모형은 모두 노르웨이의 모형 전문가인 스타어가 브르아텐 씨가 일일히 손으로 만든 것입니다.

산과 나무, 사람 등 모든 모형을 직접 손으로 만들었다고 브르아텐 씨는 말했는데요. 만들어진 모형을 조립하는데만 여섯 사람이 꼬박 1주일을 매달려야 했다고 합니다.

브르아텐 씨는 모형을 구경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아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워싱톤 디씨에서는 중요한 행사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노르웨이 모형 기차 전시회의 인기가 커지면서 개막행사의 규모도 커지고 있는데요. 미 해병대가 주관하는 자선행사 ‘Toys for Tots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 계획의 출범식도 이번 전시회 개막식에서 함께 이뤄졌습니다.

올해 개막식에서 미 해병대 소속의 티모시 버틀러 상사는 모형기차 제작자이자 특별 차장인 스타어가 브르아텐 씨가 모형 기차에 시동을 걸 것이라고 선포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노르웨이 모형기차 전시회는 지금까지 열린 모형 기차 전시회 가운데 가장 멋진 것이란 설명도 잊지 않았습니다.

연례 노르웨이 모형 기차 전시회는 미국인들에게 노르웨이에 관해 알리려는 노르웨이 정부의 노력의 일환이지만 또다른 목적도 있다고 주미 노르웨이 대사관의 아우드 콜버그 씨는 말합니다.

콜버그 씨는 모형 기차 전시회는 미국과 노르웨이 간의 우정의 표시이기도 하다고 말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인 유니언역은 그같은 의미를 더해주는 곳으로 생각돼 이 곳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20일 첫 기적을 울린 노르웨이 모형 기차는 오는 1월 6일까지 매일 아홉시간 동안 워싱톤 시내 유니언역 안을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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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어린이들의 우정과 배신을 그린 ‘Kite Runner (연을 쫓는 아이)’가 최근 미국에서 개봉됐습니다. 이 영화는 지난 2003년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 씨가 발표한 같은 제목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인데요. 영화속 동성애 장면 때문에 주역으로 출연한 아역 배우들이 신변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등 논란이 일어나면서 영화 개봉이 늦춰지기도 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인 주인공 아미르는 막 데뷔 작품을 발간한 신진 작가인데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중 옛 친구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고향으로 돌아오라는 옛 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아미르는 1970년대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됩니다.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난 아미르는 집에서 일하는 사람의 아들인 하산과 함께 연을 날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푸른 연을 날리는 아미르에게 하산은 연이 떨어지는 곳에 가서 찾아 오겠다며 나서는데요. 아미르를 위해서라면 1천번이라도 연을 찾아올 수 있다며 거리로 뛰어 나갑니다. 하지만 이 날 두 소년이 평생 잊을 수 없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원작자인 할레드 호세이니 씨는 소설 속에서 연은 추억을 상징한다고 말했습니다.

호세이니 씨는 자신 역시 카불에서 형제들과 연을 날리며 자라났다며, 연은 어린 시절을 의미한다고 말했는데요. 아프가니스탄의 순수했던 시절과 희망을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같은 순수와 희망은 연을 찾으러 나섰던 하산이 동네 골목대장에게 잔인하게 성 폭행을 당하면서 사라지게 되는데요. 아미르는 우연히 그 광경을 목격하지만 감히 앞에 나서서 도울 생각을 하지 못하고, 결국 가장 친한 친구가 폭력에 희생되도록 내버려 둡니다.

호세이니 씨는 이 장면이 이야기에서 매우 중요한 장면이라고 말했는데요. ‘연을 쫓는 아이’는 동성간 성 폭력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 우정과 용서, 회개에 관한 영화라고 호세이니 씨는 강조했습니다.

어른이 된 아미르 역은 이집트계 영국인인 칼리드 압달라 씨가 맡았는데요. 압달라 씨는 이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다리어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압달라 씨는 ‘연을 쫓는 아이’에 그려진 인간 관계는 인종과 문화를 넘어서 전세계인 누구에게나 공감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압달라 씨는 특히 아미르와 아버지의 관계는 보통의 문제 있는 부자 관계로 보인다고 말했는데요. 이 영화는 아버지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은 자식의 마음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점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입니다.

아미르가 멀게만 느끼는 아버지 역으로는 이란의 유명 배우 호마이윤 에르샤디 씨가 맡았습니다.

이 영화는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적 격동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정치적인 영화가 아니라고 에르샤디 씨는 말하는데요. 이 영화는 종교나 문화에 상관없이 보편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는 가족과 사랑, 회개, 그리고 죄책감에 관한 영화라고 에르샤디 씨는 역시 강조했습니다.

이 영화에는 많은 아프가니스탄인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영화 촬영은 대부분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인근에 있는 중국 서부 신장성의 카쉬가에서 이뤄졌는데요. 미국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베니오프 씨가 각색을, 스페인의 유명 작곡가 알베르토 이글레시아스 씨가 음악을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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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시간입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현 국무장관에 관한 새 전기가 나왔습니다. 엘리자베스 버밀러 뉴욕 타임즈 기자가 쓴 ‘Condoleezza Rice: An American Life (콘돌리자 라이스: 한 미국인의 삶)’은 최초의 흑인 여성 국무장관으로서 우아하고 냉정한 겉모습 속에 감춰져 있는 라이스 장관의 숨겨진 면모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작가 버밀러 씨는 라이스 장관을 상관에겐 한없는 충성심을 보이지만 부하 직원들이나 동료들에겐 잔인할 정도로 엄격한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버밀러 씨는 거의 맹종에 충성심은 결국 재능있고 야심찬 한 여성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라이스 장관은 부시 대통령 1기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면서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관련 정보에 대해 일체의 의혹도 제기하지 않아 결국 미국을 이라크 전쟁의 늪에 빠지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버밀러 씨는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 본인을 비롯해 가족과 동료 등 1백50명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전기를 쓴 버밀러 씨는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이 물러난 배경에는 라이스 장관의 힘이 작용했다고 말했는데요.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은 라이스 장관을 어쩌다가 출세한 러시아 전문가 정도로 보고, 공개석상에서 빈정거리기도 했지만 결국 부시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은 라이스 장관에 의해 밀려나게 됐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작가 엘리자베스 버밀러 씨는 라이스 장관의 추진력 만큼은 높이 살 만 하지만, 강력한 추진력이 꼭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문화의 향기’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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