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를 순방 중인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한국과 중국에 이어 오늘 오후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의 이번 순방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를 풀기 위한 행보인데요, 라이스 장관은 자신을 수행하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중국에 하루 더 머물도록 해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도쿄의 차병석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라이스 국무장관의 일본 방문에서도 역시 핵심 의제는 북한 핵 문제이겠지요?
답: 그렇습니다. 동아시아를 순방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늘 오후 중국 베이징을 거쳐서 일본에 도착했는데요, 라이스 장관은 오늘 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 고무라 마사히코 외상, 이시바 시게루 방위상과 잇따라 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특히 북 핵 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의 진전을 위해선 미국과 일본 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일본도 북핵문제 해법에 관한 한 미국측과 공동 보조를 맞출 것으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또 라이스 장관은 일본측이 중시하고 있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관련해 미국측도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북한측에 대해 성의있는 대응을 주문하고 있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그동안 동아시아를 순방 중인 라이스 장관을 수행하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일본에는 함께 오지 않고, 중국에 더 머물기로 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오늘 도쿄를 방문한 라이스 장관을 따라오지 않고, 중국 베이징에 남았는데요, 이는 라이스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숀 맥코맥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매코맥 대변인은 중국 베이징에서 도쿄로 오면서 기자들에게 그같은 사실을 알렸는데요, 체류 목적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우리는 몇 가지 방안을 갖고 왔고, 중국 역시 그들의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 중국 간의 협의에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만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중국에 적어도 내일까지는 체류할 예정이지만 북한 당국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북한을 곧바로 방문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 정부가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을 계기로 북 핵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입장을 북한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어서, 힐 차관보의 베이징 연장 체류가 6자회담 진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문: 라이스 국무장관은 마침 일본을 방문 중인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도 만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설 때문에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어떤 얘기가 오고 갈까요?
답: 라이스 장관은 내일 오전엔 방일중인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이 자리에선 팔레스타인 정세가 주로 논의될 예정이고요, 또 북한이 시리아 이란 등 중동 일부 국가에 군사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는 정보 등도 교환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시리아 이란에 대한 북한의 군사기술 제공에 관한 정보는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오늘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올메르트 총리는 어제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회견에서 “북한이 최신 군사기술을 중동 각국에 수출하고 있어 우려스러우며, 이런 우려는 상응하는 정보에 근거한 것으로 일본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었습니다.
악화된 경제사정 때문에 북한은 무기 수출을 최대 외화 획득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시리아 이란에 대한 군사기술 제공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분석됩니다.어쨌든 올메르트 총리는 북한 항구를 출발해서 시리아로 향하는 선박을 촬영한 이스라엘의 위성사진 등을 일본측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와 함께 북-미간의 핵심 쟁점중 하나인 북한의 시리아에 대한 핵 지원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명백한 사실로 밝혀진다면 미국의 대북정책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여 주목됩니다.
문: 끝으로, 일본에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연내에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답: 예, 일본 자민당의 야마자키 다쿠 외교조사회장과 의원연맹 ‘한반도 문제 연구회’를 설립한 이와쿠니 데쓴도 민주당 전 부대표가 오늘 일본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납치자 문제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 연대해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키로 했습니다.이들은 이런 취지에 공감하는 여야 초당파 의원들을 모아 연내 북한을 방문하는 것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와쿠니 전 부총재는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 “초당파 연대를 통해 납치문제를 하루라도 빨리 해결하는 것이 일본 국민 전체의 바람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면서 자민당과 민주당 뿐 아니라 공명당 사민당과도 연대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