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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외무장관 ‘6자회담 동력 유지 필요’


취임 후 첫 해외일정으로 20일 중국을 방문한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1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북한 핵과 6자회담, 탈북자 문제 등 한-중 간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중국 공안이 중국 선양에서 외신기자와 인터뷰를 한 탈북자 4명을 체포해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이징 현지의 온기홍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문: 먼저, 오늘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 핵 문제에 대해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전해주시죠..

답: 유명환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오늘 (21일) 베이징 시내에 있는 댜오위타이(조어대)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6자회담의 협상 동력 유지가 긴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한, 중 외교장관은, 미국의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적어도 8월 이전에는 2단계 비핵화 완료와 함께 핵폐기 협상에 들어가고, 6자회담의 재개 등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유명환 장관은 특히 중국이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는데요, 이는 중국이 핵프로그램 신고에 있어 북한과 미국의 입장을 절충하는데 보다 구체적인 노력을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북-미 회담 이후 양측이 계속 협의하고 있고 이견을 좁히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협상국면을 비교적 낙관하고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유명환 장관은 회담이 끝난 뒤 "북한 핵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는 사안이 아닌 만큼,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효율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북한 핵 문제가 풀리도록 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두 나라 외무장관이 오늘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나요?

답: 네, 오늘 회담에서 탈북자 문제도 거론됐습니다. 유명환 장관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 중국측의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했고,

이에 대해 양제츠 부장은 탈북자 문제를 중국 국내법과 국제법, 그리고 인도주의에 따라 계속 타당하게 처리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어제 유명환 장관은 왕자루이 중국 고안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중국측의 협력을 요청했고, 이에 대해 왕자루이 부장은 한국측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국내법과 국제법, 인도주의에 따라 탈북자 문제에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문: 오늘 회담에서는 한-중 간 여러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을 텐데요?

답: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오늘 회담에서 북핵 문제 외에도, 한국과 중국간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의했는데요,

한, 중 외교장관은 최근 현안이 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무단철수 문제와 관련해, 중국주재 한국대사관 및 총영사관과 중국의 해당 관할 관청간 협의체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한, 중 외교장관은 오는 8월 개최되는 베이징올림픽에 참관하기 위해 중국에 오는 한국인들의 한시적 중국비자 면제와 복수사증 발급 확대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 대학생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양국의 대학에서 상호 교류할 경우 해당 학점을 인정하는 제도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유명환 장관은 또 세계적인 에너지 수요국인 중국과 한국이 함께 유전 개발을 포함한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제3국에 함께 진출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양제츠 외교부장도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 중 외교장관은 이동통신을 포함한 정보통신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한,중간 항공노선자유화 즉 오픈 스카이 제도로 신속하게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아울러 한, 중 외교장관은 한-중간 까다로운 현안인 배타적경계수역 경계획정협상도 빨리 재개하자는데 의견을 같이 하는 한편, 한국이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원자력 분야 협력에서도 중국 원자력 발전소 건설시장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문제를 의제로 다뤘습니다.

문: 중국은 그동안 이른바 ‘동북공정’을 통해 고조선과 고구려 역사를 왜곡해서 한-중 간 마찰이 발생해 왔는데요. 오늘 양국 간 ‘역사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나요?

답: 양측은 역사 문제가 양국관계 발전에 장애가 돼서는 안 된다는데 공감하고 향후 양국의 관계 학술 기관 간 교류를 계속 추진해나가기로 했습니다.

한편, 유명환 장관은 안중근의사 유해발굴조사가 원만히 추진될 수 있도록 중국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고, 양제츠 부장은 안중근의사가 한국민의 영웅일 뿐 아니라 중국민들로부터도 많은 존경을 받는 인물이라며 안중근의사 유해발굴 사업에 협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문: 티베트 사태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답: 유명환 장관은 오늘 회담에서 최근 티베트 등지에서 발생한 티베트 분리독립 시위에 대해, 앞으로 더 이상의 인명 피해 없이 원만하게 수습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고, 중국측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다시 한번 기원했습니다.

유명환 장관은 회담에 앞서 베이징 시내에 있는 올림픽 시설을 참관한 뒤, 중국 기자로부터 서방 일각의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올림픽에 많은 국가들이 참여해 스포츠를 통해 이해를 증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어제(20일) 오후 유명환 장관과 면담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티베트는 현재 법질서와 안정을 회복했다"고 설명했고, 유명환 장관은 "티베트 사태가 더 이상의 인명 피해 없이 원만하게 수습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중국 내에서 ‘중국 소외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명환 장관이 취임 이후 첫 해외방문국으로 중국을 선택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장은 어떻게 평가했나요?

답: 오늘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제츠 외교부장은 유명환 장관이 첫 해외방문국으로 중국을 선택한 것은 중국을 중시하는 의미로 본다면서, 한국의 새 정부가 한-중간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 발전시키려는 의지의 표명인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양제츠 부장은 이어 중국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환영하고 중국 지도자의 한국방문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유명환 장관은, 한-중 정상을 비롯한 고위인사의 상호 교류가 한-중 관계 발전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어제 오후 유명환 장관의 예방을 받은 원자바오 총리는, 유명환 장관이 중국을 첫 방문해준 것은 중국과 한국간 관계를 중시하는 것으로 인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유명환 장관은 양제츠 외교부장과 회담이 끝난 뒤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예방한 데 이어, 왕이 외교부 부부장 초청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문: 앞서 오늘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탈북자 문제를 논의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이달 초 중국 공안이 중국에서 외신기자와 인터뷰 한 탈북자들을 구속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답: 네, 오늘 인권단체인 '국경없는 인권'과 중국외신기자클럽 등이 밝힌 바에 따르면, 탈북자 4명이 지난 5일 랴오닝성 선양에서 체코TV 소속 카메라기자와 인터뷰를 한 직후, 중국 비밀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중국 경찰은 또 당시 선양시 할러데이인호텔에 묶고 있던 체코TV 카메라기자의 방을 수색해, 체코TV 기자가 탈북자를 인터뷰한 비디오테이프 등을 압수했습니다.

이에 대해 체코TV 소속 카메라기자는, 중국 비밀경찰들이 수색영장도 제시하지 않고 테이프 4개와 컴퓨터, 휴대전화를 압수했고 2시간30분 동안 강제신문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외신기자클럽은 중국이 수색영장도 없이 외신기자들의 취재내용을 압수하고 유사사건이 다시 일어날 경우 국외 추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하지만 체코TV 기자가 탈북자들이 베이징 주재 외국기관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자금을 지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온기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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