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곡물가격 급상승과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식량 위기에 처한 북한은 한국보다는 전통적 우방인 중국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홍콩의 유력 시사주간지가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북한에 대해 봄철 밭갈이용 디젤유를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이 식량난과 관련해 최근 관계가 얼어붙은 한국보다는 중국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홍콩의 한 시사주간지가 보도했다지요? 자세한 내용 전해주시죠.
중국 내 정치와 외교 관계에 정통한 홍콩 유명 시사주간지인 ‘아주주간’ 최신호는 어제 발행된 최신호에서, 국제 곡물가격의 급상승과 남북한 관계 경색에 따라 식량난에 처한 북한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더 높이게 되고, 이 같은 식량 위기가 중국과 정치외교적 우호관계를 더 다지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주간지 아주주간은, 최근 국제 쌀 값 상승을 비롯해 6자회담의 교착 상황, 실용주의 보수 색채의 한국 신정부 등장으로 북한이 전통 혈맹인 중국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문) 북한은 특히 최근 중국에 식량 원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언급도 있었나요?
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은 북한이 최근 중국에 식량 원조를 요청한 내용도 전했는데요, 류샤오밍 북한주재 중국대사는 지난 달 14일 북한의 리용남 신임 무역상과 회견하는 자리에서 북한과 중국 간 무역관계의 지속 발전을 협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류샤오밍 중국대사는 리용남 북한 무역상으로부터 식량원조를 요청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은 전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도 싱가포르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회동한 직후인 지난 4월 9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정부 측에 식량원조 요구를 내놓았다고 아주주간은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앞서 올해 1월부터 중국이 식량수출 제한정책을 실시한 뒤 북한측은 중국에 옥수수 15만톤에 대한 수출쿼터 할당을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현재 6자회담이 속도를 내지 못해 해외 식량원조가 차질을 빚으면서 식량 불안상황이 만연해 있고, 특히 국제 곡물가격 상승과 함께 이달 들어 식량공급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북한 일부 지역에선 1킬로그램당 쌀 값이 2천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아주주간은 전했는데요, 북한은 이처럼 식량공급 부족이 심각해지자 지난달 들어 식량절약과 낭비척결 운동을 벌이는 한편, 밀주 제조를 범죄행위로 처벌하고 있다고 아주주간은 전했습니다.
문) 지난 1월과 2월에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옥수수와 쌀 수출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지 궁금합니다.
중국 최대 식품무역정보 웹사이트인 중국식품상무망이 최근 공개한 3월 식량시장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 2월 두 달 동안 중국의 옥수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주어 97% 가량이 줄어든 와중에도 유일하게 북한으로의 옥수수 수출은 무려 1,234%나 크게 늘면서 총 3만100톤으로 집계됐습니다.
또한 올해 1, 2월 두 달 동안 중국에서 북한으로의 쌀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0% 늘어난 2만톤에 달했습니다.
이처럼 올해 1,2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옥수수와 쌀 수출량이 급증한 것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올해 초 중국 정부가 식량수출 제한정책을 실시하자, 북한 정부가 올해 초 중국 정부에 옥수수 15만톤에 대한 수출쿼터 할당을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올해 식량난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 지속적으로 식량 수출쿼터를 늘려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중국은 쌀 비축량이 4000만~5000만 톤에 달하고 있지만, 최근 국제 쌀값이 30% 이상 크게 오르고 있고, 중국에서도 올해 초 중남부지방의 폭설과 봄철 북부지방의 가뭄으로 곡물 생산감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국내 식량수급 사정이 어느 정도 안정될 때까지는 북한에 대해 대규모 식량수출이나 식량원조를 하기는 아직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측은 최근 중국 정부에 식량 수출제한을 풀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중국측의 반응이 그다지 탐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북한이 식량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북한의 전통 혈맹이자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북한과 한국에 대해 어떤 정책을 취할지가 관심사인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떤 분석이 나오고 있나요?
중국은 한반도 전략으로 안정과 번영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북한의 개혁개방과 함께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을 독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고, 특히 중국은 북한의 폐쇄와 혼란, 빈곤은 자국의 이익과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아주주간은 전했습니다.
이는 중국 정부가 8월에 열리는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올해 최대 목표로 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식량위기에 처해 극도로 혼란을 겪을 경우 중국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어떤 형태로는 북한을 지원할 것이라는 해석을 낳게 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북한 관계와 관련해, 중국내 한반도문제 전문가중 한 명인 장롄쿠이 공산당 중앙당교 특별연구원은 "남북한은 현재 서로 ‘강경 대 강경’의 국면에 처해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남북한 사이에 대립상태가 쉽게 해소되지 않겠지만, 북한은 핵문제가 한국의 지원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한국과의 교착상태가 지속되길 바라지 않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남북한 관계의 경색 국면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선 한국만이 아니라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각국 정책의 조정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아주주간은 지적했습니다.
문) 그런데, 중국이 북한에 봄철 농작용 디젤유를 지원할 계획이라지요?
중국 상무부가 최근 자체 웹사이트에 공개한 바에 따르면, 상무부는 지난달 25일 ‘대외원조 항목 입찰위원회’를 열고, 제한입찰 방식으로 봄철 밭갈이용 디젤유를 구매해서 북한에 지원키로 했습니다. 상무부는 이에 따라 상하이자동차수출입유한공사, 중국화공건설총공사, 롱성석유화학주식유한공사 등 중국 3개 기업을 디젤유 공급 입찰 참가자로 결정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들 3개 기업 가운데 1개 기업을 최종 선택해 북한에 대한 디젤유 지원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중국 상무부는 이번에 북한에 보낼 봄철 밭갈이용 디젤유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북한이 모내기를 앞두고 본격적인 논갈이에 들어가는 5월 중순 이전까지는 북한에 디젤유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