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정, 군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하고 있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지난 해 취임한 박의춘 외무상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해 오늘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박의춘 북한 외무상의 중국 방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네,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26일 오전 평양발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 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에 도착해 29일까지 3박 4일 동안의 공식 중국 방문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박의춘 외무상은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했는데요, 중국을 공식 방문하기는 지난 해 5월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의춘 외무상은 오늘 베이징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북-중 외무장관 회담을 가진 데 이어, 2012년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은 시진핑 국가부주석과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과도 회동을 가질 예정입니다.
박의춘 외무상은 베이징에서 중국 정부 및 공산당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 외에,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이자 금융 허브인 상하이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앞서 박의춘 외무상은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베이징주재 북한대사관이 준비한 관용 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습니다.
문) 오늘 열린 북-중 외무장관 회담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궁금한데요?
오늘 (28일) 이곳 시간으로 오전, 박의춘 북한 외무상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베이징 시내 중심에 있는 디아오타이(조어대) 국빈관에서 북-중 외무장관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북, 중 외교장관들은 앞으로 중국과 북한 사이의 선린 우호와 상호 협력을 심화하고,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추진해 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습니다.
문) 북-중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 핵 6자회담 재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습니까?
오늘 북, 중 외교장관들은 회담에서 한반도 핵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습니다. 이 자리에서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장은 신속히 전면적이면서 균형 있게 북핵 제2단계 조치를 실행하고, 또 6자회담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6자회담 관련 각국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하자면서, 이는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기대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또 중국은 북한과 양국간 교류와 협조를 강화하고, 6자회담이 계속해서 진전을 얻도록 추진해 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습니다.
앞서,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6자회담 2단계 행동계획이 적극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는 중"이라며 "북한 핵시설 불능화 작업과 6자회담 당사국들의 북한에 대한 지원도 성과를 보이고 있고 관련국들의 관계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위 외교부 대변인은 또 미국이 북한과 시리아의 핵협력 증거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 "이 문제가 6자회담의 진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미국과 북한이 계속 성의를 갖고 협상을 강화해 상호 신뢰와 이해를 증진시키고 적극적인 성과를 얻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박의춘 외무상은 어떤 발언을 했나요?
오늘 북-중 외무장관 회담에서,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먼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한 뒤, 북한 측은 다른 6자 관련국가들과 함께 공동으로 노력해서 각자가 맡은 의무를 충실히 실행하기를 바란다고 박의춘 외무상은 밝혔습니다.
박의춘 외무상은 또, 중국이 6자회담의 의장국으로서 6자회담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에 대해 북한은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의춘 외무상은 이어 중국과 함께 양호한 교류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그런데 박의춘 외무상의 이번 중국 방문이 최근 일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설과 관련이 있는지 궁금한데요?
중국 베이징 외교가 일각에서는 박의춘 북한 외무상의 이번 중국 방문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베트남 및 중국 방문설과 관련해 사전 준비를 위한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북-중 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건이 논의됐는지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현재로서는 아직까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베트남과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뚜렷한 징후나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지 않고 있지만, 전격적인 방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이곳 외교가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 한편, 북한 공군사령관도 취임 후 처음으로 최근 중국을 방문했다지요?
북한의 리병철 신임 공군사령관이 지난 주 22일부터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리병철 공군사령관의 중국 방문 목적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요, 중국 관영 언론들은, 리병철 공군사령관이 지난 22일 양광례 중국 국방부장을 만나 회견을 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리병철 공군사령관이, 북한 공군은 중국 공군과 우호관계 발전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고 향후 교류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했다고만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공군사령관의 중국 방문은 10년 이상 없었던 일인데다 방문 주체가 신임 공군사령관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북한 공군은 보유 전투기 대부분이 구 소련 또는 러시아제라는 점에서 전투기 도입 또는 부품 공급 등을 위해 러시아 공군과 교류는 활발히 벌였지만 중국과는 뜸한 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리병철 북한 신임 공군사령관의 이번 중국방문은, 중국이 지난해 자체 개발한 최첨단 ‘젠-10’ 전투기를 실전 배치한 이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중국이 2006년 하반기 젠-10의 실전 배치를 완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각국에서 구입 요청이 쇄도했고, 북한도 물밑으로 중국 측에 구매를 타진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이 전투기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주력 전투기로 채용하고 있는 F-16에 필적하는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돼, 만약 북한이 젠-10 도입에 성공할 경우 공군 능력이 향상돼 동북아의 군사적 균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