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미 행정부 정책이 미국내 보수파 정치인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고 미국의 워싱턴 타임즈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최근 부시 행정부가 일부 핵 협상 조건을 강화하려는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우파 정치인들의 불만은 여전하다고 전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미국내 보수파 정치인들 사이에서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이같은 비판자들 가운데는 부시 행정부의 전 관리들도 포함돼 있다고 워싱턴 타임즈 신문이 4일자에서 보도했습니다. 이들 비판자들은 북한이 핵 실험을 강행하고 국제 제재조치를 무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고 비밀리에 시리아의 핵 개발계획을 돕고있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미 행정부가 계속 양보한다며 불만을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1년에서 2005년까지 미 국무부에서 북한 실무단 조종관을 지낸 데이비드 애셔 씨는 “북한이 세계와의 냉전에서 승리하도록 하는 것은 부시 행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 타임즈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현재 국방분석연구소 연구원을 지내고 있는 애셔 씨는 북한이 유엔 결의를 무시하고 미국 측이 협상에서 정해놓은 선을 모두 넘어섰는데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는 강경한 자세를 보이지 않고있다며, 당초 목표에 대한 시각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워싱턴 타임즈 신문은 그동안 미 행정부의 대북 협상을 가장 강경하게 비판해온 인사는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지만, 이같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볼튼 전 대사 만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06년 7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국가안보위원회 반비확산 전략국장을 지낸 캐롤린 레디 씨 역시 지난 주 미국기업연구소 (AEI)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경솔하고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주 미국의 민주, 공화 양 당 의원들은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 의혹에 관한 자료를 미 행정부가 좀 더 일찍 공개하지 않는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최근 미 정부는 북한 기술자가 핵 개발 의혹을 받고있는 시리아의 시설에서 일하는 모습의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미 국회 하원의 외교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기 전에 북한이 완전히 핵 무기시설을 해체했음을 증명하도록 부시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내용의 법안을 승인했습니다. 북한은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면 24시간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파괴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워싱턴 타임즈 신문은 북한이 1990년 이후 영변 원자로 가동일지 수천건을 미국 측에 제공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미 행정부 관리들이 이같은 자료공개를 요구한 배경에는 북한에 대해 양보를 거듭한다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도 들어있다고 워싱턴 타임즈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워싱턴 타임즈 신문은 미국 정부 관리들은 북한이 핵 신고 마감시한을 지키지 않았음을 인정했지만 영변 핵 시설의 원자로 가동이 중지됐다는 점에서 일단 성공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미 국무부의 성 김 한국과장이 내일 5일 평양을 방문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교도 통신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베이징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성 김 과장이 이번 평양 방문에서 북한의 핵 신고 문제와 관련한 협의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성 김 과장의 이번 방문은 북한과 시리아와의 핵 협력의혹을 뒷받침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후 처음 이뤄지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달 22일부터 24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성 김 과장은 북한의 김계관 6자회담 수석대표와 회담한 뒤 진전이 이뤄졌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성 김 과장의 북한 방문 보도는 따로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 관리는 성 김 과장의 북한 방문과 관련해 아는 바 없다고 AFP 통신 기자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소리 부지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