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소기업들이 최근 중국 내 임금 상승과 위안화 평가절상 등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북한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VOA-1: 지난 해 하반기부터 중국 대기업들의 북한 진출이 두드러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최근에는 중국의 중소기업들도 북한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구요?
->베이징: 그렇습니다. 북한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남쪽에 있는 도시인 덩타(등탑)시 공상연합회 대표단은 최근 북한의 조선봉화회사의 초청으로 7일 동안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고 중국 언론이 오늘 보도했습니다.
이번 중국측 공상연합회 대표단은 북한 방문 기간에 북한과 유성페인트공장을 비롯해 의류공장, 압연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각각 체결했습니다.
이 가운데 덩타(등탑)시 ‘차이리쟈 화공유한공사’는 북한에 300만 유로를 투자해 유성페인트공장을 짓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중국 언론은 전했습니다.
◆VOA-2: 한국에서는 활로를 찾기 위해 북한으로 진출하는 중소 제조업체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데요, 중국의 중소기업들이 북한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뭔가요?
->베이징: 중국의 중소기업들이 북한 진출을 모색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중국 내에서 경영환경이 열악해지면서 바깥에서 살길을 찾아보자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중국 측 중소기업 중심의 공상연합회의 북한방문 목적은 해외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때문이라고 중국 언론은 전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도 경제 급성장의 영향을 받아서, 근로자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데다 국내외 제조업체들이 많이 몰려 있는 광동성 등지에서는 근로자 부족현상까지 빚고 있습니다.
게다가 올해 1월부터 새로운 노동법이 시행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근로자 고용조건이 과거보다 훨씬 까다로워져서 임금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원가도 오르고 있어서 과거 중국의 싼 인건비의 장점은 사라지고 있고요, 특히 지난해 이후 중국 화폐인 위안화가 미국 달러 대비 평가 절상이 지속되면서 중국 업체들의 수출채산성까지 나빠지고 있는 실정인데요, 중국 중소기업들은 경영상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저렴한 인건비에다 숙련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북한이 중국 중소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또한,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중국을 가공기지로 활용해 활로를 찾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중소기업들도 새로운 시장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게 이곳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밖에 지난 해부터 북한과 미국이 머리를 맞대고 협상을 벌일 만큼 북-미 관계가 가까워짐에 따라, 중국 업계에서는 앞으로 미국이 북한에 대해 경제제재 해제를 단행할 경우 북한투자를 위한 주변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도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VOA-3: 그렇다면, 앞으로 중국 중소업체들의 북한 진출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도 높겠군요.
->베이징: 네. 중국 중소기업들은 중국내에서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벗어나는 목적 외에, 장기적으로 북한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북한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중소기업의 북한 진출은 경공업 육성을 통해 인민생활 수준을 개선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이해와도 어느 정도 일치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망이 밝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한국기업들은 북한 진출 과정에서 남북한 관계 변화에 따라 종종 많은 제약을 받는 반면에, 오랜 우방 관계를 유지해온 북한과 중국간 특수한 관계를 등에 업은 중국 중소기업들은 북한 진출이 더 자유로운 데다, 진출 속도와 규모 면에서도 한국 기업들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관련해, 류샤오밍 북한주재 중국대사는 지난해부터 줄곧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지리적 인접성과 교통의 편리성을 바탕으로 북한과 중국이 서로 보충할 수 있는 게 많은 분야가 경제협력이고, 경제협력을 북-중 두 나라에게 상호 이익을 가져다 줄 잠재력이 큰 분야이자 각자의 발전을 촉진하는데도 유리한 분야로 꼽았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VOA-4: 이와 관련해, 최근에 중국 중소기업과 북한 기업 간에 합영회사 설립을 비롯한 협력 사례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베이징: 네, 북한과 중국 기업들은 손을 잡고 조명등과 담배생산을 위한 합영회사를 잇따라 설립헀는데요,
북한은 지난해까지 전국적으로 에너지 절약형 보급 운동을 전개한 가운데, 올해 2월27일 평양에서 류샤오밍 북한주재 중국대사와 오수용 북한 전자공업상 등이 참가한 가운데, 북-중 합영회사인 평양야밍조명합영회사 개업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에너지 절약형 전구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북한의 조선평양조명부품공장과 공동으로 평양에 합영회사를 세운 중국측 기업인 상하이야밍전등공장유한공사는 ‘야(亞)’ 브랜드로 중국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고, 해외에도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전구생산 기업입니다.
이에 지난 3월 23일에는 북한과 중국이 함께 운영할 담배 합작회사인 ‘평양 백산 담배회사’가 평양에 세워졌습니다. 이 합작회사에는 모두 636만 달러가 투자됩니다. 이번 담배 합작 생산사업은 점차 늘어나는 북한과 중국간 경제협력과 우의의 결실이고, 앞으로 북한 주민들의 수요에 부응할 것”이라고, 차관급인 조정웅 북한 경공업성 부상이 밝혔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류샤오밍 평양주재 중국대사도 "북-중 답배 합작 사업은 북한과 중국 두 나라 국민에 이익을 안겨줄 것이고, 중국 정부는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5: 중국은 최근 북한 신의주와 가까운 단둥에 애니메이션 개발단지를 조성해 북한의 IT 기술 인력을 유치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베이징; 지난달 말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된 2008 중국 문화창의산업투자유치 행사에서 저쟝성 ‘국가 애니메이션게임 공공서비스부문 유한공사’는 단둥시 및 현지 콴뎬현과 함께 ‘중-북 애니메이션 및 게임 외주개발기지' 건설을 위한 합작협의서를 체결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압록강을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 단둥에 설립될 하청기지는 애니메이션 영화와 게임에 들어가는 원화를 제작해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하청기지를 단둥에 건립하는 목적은 북한의 애니메이션 개발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인건비가 싸고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북한의 인력을 유치함으로써 제작원가를 낮추고 중국 개발인력의 창의적 기획능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중국 기업측은 밝혔습니다.
앞서, 중국은 북한 과학원과 공동으로 중국 선양에 있는 국가급개발구인 선베이 신구에 지난해 하반기 –중-북 IT공동연구개발센터’를 건립했고, 또 북한의 애니메이션 전문 연구개발 기관인 4.25 아동영화촬영소 등에서 애니메이션 개발인력을 중국 단둥으로 내보내 외국 기업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애니메이션 원화 등을 제작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온기홍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