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은 어제에 이어 오늘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6자회담의 ‘북-일 국교정상화 실무그룹 공식회의’를 열고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중점 논의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과 일본이 베이징에서 이틀째 ‘북-일 국교정상화 실무그룹 공식회의’를 열었는데요, 회담 소식 전해주시죠.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담당대사와 6자회담의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이키 아키다카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오늘 오전 9시30분부터 중국주재 일본대사관에서 이틀째 북일 국교정상화 실무그룹 공식회의를 가졌습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요, 오늘 회의에서는 역시 예상대로 일본인 납치 문제가 주요 논제로 다뤄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이키 아키다카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북한의 송일호 북-일국교정상화 담당대사와 이틀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건설적이고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해서, 북-일간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사이키 아키다카 국장은 또, 일본인 납치문제와 요도호 사건 등에 대해 일본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면서 협상 결과는 내일 일본에 돌아가 본국 보고를 마친 뒤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일본인 납치 문제는 북-일관계 개선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늘 회의에서는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았습니까?
북한은 오늘 오전에 열린 둘째 날 회의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일본에 전달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이키 아키다카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북한으로부터 전달받은 납치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지금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는데요, 사이키 국장은 그러면서도, 북한이 이 사건은 이미 종결된 기결 사안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말해서, 북한의 입장에 변화가 있었음을 드러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측은 1970년 발생한 일본항공 여객기인 요도호 납치 사건의 범인들을 추방 형식으로 일본에 인도하겠다고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이곳 외교가는 관측하고 있습니다. 한편, 사이키 국장은 차기 북일 양자 회담 계획과 관련해서는 이번 회의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더 조율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가보죠. 해마다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영농철마다 중국에서 상당량의 비료를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최근 중국이 화학비료에 대한 수출관세를 크게 올렸다는 소식이 있는데, 관세를 얼마나 올렸나요?
중국 상무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산하 관세세칙위원회는 지난 2월 비료수요가 많은 춘경기를 앞두고 기존 20%인 수출관세를 4월말부터 오는 9월30일까지 5개월 동안 잠정적으로 35%로 인상키로 결정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도 많이 필요로 하는 요소비료에 대한 관세는 기존 20% 수준에서 무려 113%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요소비료의 경우 현재 1톤당 수출가격이 2400위안(한국돈 약36만원)까지 올랐고, 관세까지 포함하면 수출가격이 1톤에 5000위안(75만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화학비료의 수출관세를 이렇게 크게 올린 배경은 뭔가요?
무엇보다, 최근 국제적인 유가 상승으로 비료 원가도 덩달아 크게 오르고, 또한 중국 국내에서도 비료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지난해 말 현재 중국이 가지고 있는 비료 재고량은 2006년의 30% 수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문: 수출관세 인상으로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는 비료 수입량에도 영향이 있겠군요?
네. 북한은 올해부터 한국에서 비료지원이 끊긴 가운데 영농철을 앞두고 중국에서 요소비료를 수입하기는 했지만, 중국이 다시 수출관세를 크게 올리면서 수출을 제한함에 따라, 비료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중국에서 비료 수출관세가 오른 5월쯤부터는 북한으로의 비료 수출이 크게 줄다 못해 거의 수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중국 단동을 거쳐 북한으로 수출된 요소비료는 6531톤에, 금액으로는 227만6000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량은 9배가 늘고, 금액 규모도 12배나 증가했지만, 화학비료 수출에 대한 새 잠정관세 조치가 본격 적용되기 시작한 4월20일 이후에는 북한으로의 화학비료 수출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복합비료도 일부 수출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전체 수출량은 100톤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북한은 비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막대한 무연탄 매장량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비료 원료 생산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네, 북한은 지난 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한 에너지 실무협의에서 핵불능화 진전에 따른 경제·에너지 지원의 하나로 일본에 무연탄가스화 설비비용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북한은 100억톤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무연탄 매장량을 갖고 있는데요, 북한이 무연탄가스화 설비를 요청한 배경에는 원유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석탄을 통해 화학원료를 충당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북한이 구축하려는 무연탄가스화 설비를 활용하면, 석탄을 기체로 만들어 정제과정을 거쳐 요소비료의 원료인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일본에 요청한 설비 분담액 4천만 달러 규모로 미뤄 볼 때, 무연탄가스화 설비는 비료원료 생산 목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이곳 전문가들과 언론은 관측하고 있는데요, 무연탄가스화 설비가 도입되면 북한의 비료 원료수급에도 상당한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 북한은, 비료 원료 생산을 위한 무연탄가스화 설비 구축을 위해, 중국과는 어떤 협력을 추진하고 있나요?
북한은 무연탄가스화 설비의 구축 공사를 중국 측에 맡기려고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석탄 가스화에 대한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고 플랜트 설계능력도 갖고 있는데다, 중국산 가스화 설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북한은 중국과 무연탄가스화 설비 분야에서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도 자체적으로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석탄을 &0%까지 석유로 바꿀 수 있는 석탄액화 기술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중국의 최대의 석탄회사인 선화그룹이 네이멍구 자치구에 연산 1백만t톤 규모의 석탄액화유 공장을 짓고 있고, 일부 플랜트를 완공해 지난달 말부터 시운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북한과 중국이 무연탄가스화 공정 건설에서의 협력은 물론, 앞으로 석탄액화분야로까지 협력을 넓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