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가격의 급등으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있는 가운데 고국의 친척들에게 쌀을 보내는 미국내 이민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내 일부 필리핀계 이민자들과 아이티계 이민자들은 돈을 보내는 것 만으로 충분치 않다며, 매달 고국의 가족들에게 직접 식품을 보내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크리스티 제루도 씨는 필리핀에 살고있는 오빠에게 쌀을 보내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쌀 생산국이지만 동시에 세계 최대의 쌀 수입국이기도 합니다. 현재 필리핀은 극심한 쌀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할당량을 정해 쌀 판매를 제한하고 있으며, 정부의 보조를 받지않는 쌀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제루도 씨는 쌀 두 자루를 필리핀에 보내고 있다며, 이는 10명 가족이 아껴서 먹으면 한 달을 버틸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습니다.
제루도 씨가 식품 서비스 매니저로 일하고있는 워싱턴 교외의 필리핀 식품점은 손님들이 구입한 식품을 상자에 포장해 줍니다. 그러면 운송회사에서 이 상자들을 모아 필리핀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쌀값은 미국에서도 거의 두 배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미국 쌀은 필리핀 쌀 보다 값이 더 저렴할 뿐만 아니라 품질도 더 좋다고 제루도 씨는 말했습니다. 제루도 씨는 필리핀인들에게 있어서 쌀은 기본 식품일 뿐만 아니라 생활방식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필리핀에서는 아침으로 볶음밥을 먹고, 점심과 저녁에는 밥을 끓여 먹는다고 제루도 씨는 말했습니다.
미국에서 보낸 쌀이 필리핀에 도착하려면 최소한 한 달이 걸립니다. 제루도 씨는 친척들이 필리핀에서 쌀을 사먹을 수 있도록 돈을 보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쌀값이 너무 올랐고, 정부보조미가 지급되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에 돈을 보내는 것 만으론 충분하지 않다고 제루도 씨는 말합니다.
제루도 씨는 돈을 보내면 겨우 몇 킬로그램의 쌀 밖에 사지 못한다며, 대가족일 경우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쌀을 보내면 가족들이 최소한 먹을 것은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워싱턴 교외 버지니아주에 있는 운송회사 포렉스 카고는 필리핀에 보내는 운송물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포렉스사의 자금관리 이사인 카르멘 데 헤이주스 씨는 지난 석달 동안 매달 1천2백 자루의 쌀을 필리핀으로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카리브해 섬 나라인 아이티 역시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달 4월 식품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폭동이 발생했고, 유엔이 나서서 쌀과 식용유 등 기본 식품을 제공했습니다.
미국내 아이티인 이민자들은 고국의 친척들에게 돈을 보내거나, 인터넷 주문을 대행해 주는 미국내 대리인을 통해 식품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대행회사를 통해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해외에서 식품을 수입하는 아이티내 회사가 고국의 가족들에게 이를 전달해 줍니다.
송금과 주문을 대행하는 탑탑사의 존 부시코 사장은 지난 석 달 동안 식품 주문이 두 배로 늘었다고 말합니다.
부시코 사장은 쌀과 콩, 식용유, 밀가루 등 고객들이 고를 수 있는 식품 목록을 갖추고 있다며, 주문이 들어가면 두 시간내에 배달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이티계 이민자인 존 피에르 씨는 매달 조카에게 식량을 보내고 있습니다.
존 피에르 씨는 사람들이 배가 고프면 뭔가 필요로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 것도 먹을 게 없고, 하루 종일 먹지 못한다면, 오후에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티와 필리핀계 이민자들은 가족들이 고통을 받고있는 상황이 슬프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보내는 식품으로 가족들이 배를 곯지않길 바라고 있습니다. (J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