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 불능화 작업을 중단한 이후 6자회담 의장국이면서 북한의 맹방인 중국 정부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관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VOA-1 : 북한 정부의 핵 불능화 중단 조치 발표 이후 중국의 움직임이 궁금한데요, 중국 정부가 발표한 게 있나요?
->베이징: 북한의 성명 발표 이틀이 지난 오늘까지 중국 정부는 북한에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해 직접적인 입장 발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오늘 이곳 시간으로 오후 열린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 중단 조치 발표 이후 북한을 압박하는 메시지를 보냈느냐는 질문을 받고 즉답을 피하면서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VOA-2 : 북한의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베이징: 중국 외교부는 일단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오늘 친강 대변인을 통해, "6자회담은 양자와 다자채널을 통해 교류와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원론적인 원칙을 제시하면서 "현재 6자회담 진전 과정에서 직면하는 어려움은 인내심을 갖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회담 진전을 위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3 : 6자회담 참가국들은 검증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중재를 포함한 여러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데, 어떤 맥락에서 나오고 있는 건가요?
->베이징: 중국의 중재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는 여러 배경이 있는데요, 먼저 중국이 표면상으로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다른 참가국들 보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펼 수 있는 여지가 넓다는 것이 있고, 또한 중국과 북한과의 특수한 관계를 들 수 있는데요, 재작년 북한이 핵실험을 한 뒤로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급속히 차가워져 과거 전통적인 우방 인식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뒤로 두 나라간 당, 정, 군 교류가 회복되면서 올해 들어서는 북-중 관계 그 어느 때보다 좋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북한이 절대 부족한 식량을 비롯해 에너지, 자원 분야에서 북한으로의 공급 통로를 맡고 있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은 흔들리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중국은 그 동안 몇 달 동안 신경을 쏟아온 베이징올림픽이 끝나면서 이젠 본격적으로 한반도 및 외교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목소리를 키울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진 것도 설 수 있게 된 것도 돼, 이번에 중국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아울러 북한과 미국 사이에 직접 진행돼온 협상이 난관에 부닥친 현재 시점에서, 그 동안 북-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에 처했던 중국으로서는 이번에 중재 역할을 발휘할 기회를 잡게 됐습니다.
실제 북한의 발표 당일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을 통해, 현재 참가국들과 협상과 교류를 진행하고 있고, 중국은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여러 역할을 취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VOA-4 : 중국 정부의 역할 가운데는 아무래도 핵 검증과 관련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절충안을 내는 방안이 포함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베이징: 네, 중국 내 전문가나 언론들은 북한의 이번 조치가 미국에 대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빨리 삭제할 것을 촉구하는 협상용이지 6자회담의 판 자체를 깨자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중국이 북한과 미국에 대해 중재안을 낼 수 있고 실제로 중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북-미 양측과 접촉을 가지면서 두 나라가 검증 문제를 놓고 맞서고 있는 현안과 관련된 절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그 일환으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25일 서울에서 열린 제3차 한-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북한에 설명하기 위해 북한에 조만간 특사를 파견하면서 핵 검증 문제도 같이 협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미 간 중재 노력을 강화할 경우, 북한 핵 검증 이행계획서가 내용 수정과정을 거쳐 조만간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외교가의 전망입니다.
또한 중국은 북한과 미국간 핵 검증협의가 진전을 볼 경우, 곧바로 6자회담 차원의 다양한 회담을 열어 협상 동력을 제고할 방침인 것으로 이곳 외교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VOA-5 : 실제로 그동안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서 난관을 해결하기도 했었죠?
->베이징: 2003년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6자회담 의장국을 맡아온 중국은 자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대만의 핵 무장화를 막고 외교적 영향력과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북핵 6자회담의 진전을 위해 노력을 해왔는데요, 그 동안 몇 차례 북핵 6자회담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나름대로의 협상력과 중재력을 발휘해 현안을 풀어 왔는데요,
재작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 탕자쉬안 당시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자격으로 평양에 보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하면서 일단 위기를 넘겼고, 그 이후로도 북-중 간 당, 정 고위 관계자들의 상호 방문을 통해 북 핵 문제 해결과 6자회담 진전을 위해 북한 측을 설득하기도 하면서 공을 들여 왔습니다.
중국은 또 6자회담의 틀이 깨지지 않도록 동력을 살려왔는데, 지난 해 6자회담에서 도출된 '10.3합의'도 그 같은 노력의 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성 김 미국 대북 협상 특사가 북 핵 시설 불능화가 교착상태에 빠지자 지난 8월 14일 급히 중국 방문해, 중국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북 핵 검증 방안에 대한 일종의 절충안을 마련해 놓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