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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지진 발생 6개월, 복구 초기단계 수준


중국 남서부 쓰촨성에 지진 참사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현지 주민들은 중국 정부의 피해 복구가 더디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최원기 기자와 함께 주민들의 실태와 복구 상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쓰촨성에서 지진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6개월이 지났군요?

답) 네, 지난 5월12일 중국 남서부 쓰촨성에서는 최악의 지진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날 발생한 진도 7.8이상의 강진으로 8만 여명이 사망했구요. 실종자가 1만7천 명, 그리고 부상자가 37만 명에 달한다고 중국 정부는 밝혔습니다. 또 도로와 교량이 파괴된 것은 물론이고 수십만 채의 집이 무너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재산 피해가 5천억 위안,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7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문) 사망자가 8만 명에 달한다면 웬만한 전쟁 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셈인데요. 중국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어떤 조치를 취했습니까?

답)중국은 지진 참사가 발생하자 과거와는 달리 신속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우선 10여 만 명의 군 병력을 동원해 긴급 구호에 나섰습니다. 또 원자바오 총리는 직접 재난 현장을 방문해 피해 복구 작업을 진두지휘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과거 재난이 발생하면 쉬쉬하면서 가급적 그 사실을 외국에 알리지 않았는데요, 이번에는 지진 피해 사실을 즉각 공개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국제사회는 중국 정부의 대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문)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피해 복구가 얼마나 이뤄졌느냐 하는 것인데요,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중국 중앙정부는 지진 참사가 발생하자 긴급복구에 나서는 한편 피해 복구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지금까지 추진해왔습니다. 이 계획에는 지진으로 파괴된 도로와 교량을 복구하고 집을 잃은 사람들에게 집을 다시 지어 주는 것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진 피해가 워낙 크고 광범위한 탓에 아직 복구는 초기단계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합니다.

문) 그런데 쓰촨성 주민들은 복구 작업과 별도로 정부가 부실 공사를 한 건축업자와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는데 불만이 많다구요?

답) 네, 쓰촨성의 작은 도시인 '두장옌'의 얘기인데요. 이 마을은 지진으로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초등 학생 2백 여 명이 건물 더미에 매몰돼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곳입니다. 그런데 사고 직후 건물을 조사해 보니까, 부실공사를 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건축업자가 철근과 콘크리트를 규격에 맞춰 제대로 쓰지 않은 것이지요. 이 때문에 자녀를 잃은 학부모들은 부실공사를 한 건축업자와 뇌물을 받은 관리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말만 할 뿐 처벌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합니다.

문) 만일 미국이나 한국에서 그 같은 일이 발생했다면 학부모들이 건축업자와 관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텐데요?

답) 중국 두장옌의 학부모들도 지난 6개월 간 정부를 상대로 책임자 처벌과 소송을 추진해왔는데요. 중국의 검찰 당국은 아직 사건 조사에 착수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합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중국 지방정부가 소송을 막기 위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학부모를 몇 주 동안 감옥에 가두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문) 중국이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사법체계는 아직 그리 개선된 것 같지 않군요. 그런데 겨울이 코 앞에 다가 왔는데 지진 피해자들의 거처는 마련됐나요?

답) 중국 정부는 최근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지진 피해자들에게 식량과 의료품, 그리고 살 집을 마련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현지 피해자들이 정부로부터 받은 것은 쥐꼬리만한 보상금이 전부라고 합니다. 쓰촨성을 방문한 서방 기자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이재민들은 얼기설기 마련한 임시 거처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문) 그런데 서방 언론에 따르면 이재민들이 중국 국내 언론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하던데요, 왜 그런 겁니까?

답) 지진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 언론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지진이 발생하자 중국 언론들은 초기에는 피해자들의 참상을 자세히 보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의 신문과 방송은 '정부가 지진 복구를 잘하고 있다'는 보도만 할 뿐, 피해자들의 비참한 상황이나, 부실공사 책임자 문책 같은 소식은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피해자 입장에서는 언론보도에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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