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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한국대사관, 북-중 접경지역 여행 주의보


남북한 관계의 경색 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주재 한국 대사관이 중국 내 한국 교민과 관광객들에게 북-중 접경지역 여행에 유의하고 북한인과의 접촉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북한 식당 출입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나서 주목됩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주재 한국대사관이 한국 교민 등에게 당부했다는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답) 네. 한국 정부가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에게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 여행에 유의하라고 당부하고 나섰습니다. 중국주재 한국대사관은 오늘 자체 웹사이트에 ‘중-북 접경지역 여행시 신변안전 유의’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게재해, 지난 3월 7일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역에서 발생한 한국계 미국인 기자 구금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해서 중-북 접경지역을 ‘여행 유의’를 뜻하는 여행경보 1단계로 지정했다고 밝히면서, 한국 교민과 유학생 등이 중-북 접경지역 지역을 여행할 경우 신변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오늘 주중 한국대사관의 공지문 게시는 한국 외교통상부가 최근 북-중 국경 인근 10개 지역을 여행유의 지역에 새로 포함시킨 데 따른 것인데요, 여행 유의 지역으로 지정된 북-중 접경지역으로는 북한 신의주를 볼 수 있어 한국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단동시를 비롯해, 관전만족자치현, 집안시, 임강시, 장백조선족자치현, 안도현, 화룡시, 용정시, 그리고 두만강과 가까운 도문시, 훈춘시 등입니다.

한국 당국은 중국에서 위구르족 독립시위가 자주 발생하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2단계 여행자제 조치를, 또한 티베트 자치구에 3단계 여행 제한 조치를 내렸지만, 북-중 접경지역에 여행 유의 경보 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최근 남북한 관계의 경색 국면과 맞물려 취해진 조치로 보입니다.

문) 주중 한국 공관은 한국 교민들에게 북한인과의 불필요한 접촉도 삼가도록 당부했다면서요?

답) 네, 중국주재 한국대사관은 열흘 전인 지난 17일에도 공지문을 게재해, 북한이 4월 5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하는 등 각국의 북한에 대한 규탄과 제재 조치가 이뤄지고 있고, 이에 북한은 6자회담 탈퇴 위협 등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고 상황을 전하면서, 재외국민은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 당분간 북한인과의 불필요한 접촉이나 언동을 삼가고, 중국에 체류하는 기간 중 신변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북한 접촉 자제 방침은 최근 한국 외교통상부가 각 해외공관에 권고사안으로 시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북-중 접경지역의 압록강과 두만강 유역에서 강폭이 좁은 곳에서는 북한인들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는데다,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단동과 선양, 다롄은 물론 베이징에는 북한 주재원과 무역종사자, 유학생들이 많이 나와 있어서,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이나 관광객들은 북한인들을 어렵지 않게 보거나 이들과 마주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문) 주중 한국 공관 측은 중국 내 북한 식당 이용도 자제하도록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던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주재 한국 대사관 측은, 베이징에서 영업하고 있는 북한 식당 출입을 자제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우선 한국 공관원들이 스스로 북한식당 출입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말하면서, 또한 한국 교민들도 강제 사안은 아니지만 신변안전을 위해 북한 식당 출입을 자제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번 조치 배경과 관련해, 이들 북한식당이 북한의 수입원이라고 설명해,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습니다.

한국대사관 측은 출입 자제 대상 북한 식당으로 일단 베이징에 있는 곳만을 언급하고, 중국 내 다른 지역에 있는 북한 식당들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우선 한국 공관원들이 출입을 자제할 북한 식당에는 단동과 선양, 산동성, 상하이 등지에 있는 식당들도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 현재 베이징에는 북한 식당이 몇 개나 되나요?

답) 현재 베이징에서 운영되는 북한 식당은 10여 곳 정도 입니다. 대부분 베이징 시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데요, 가장 유명한 ‘해당화’를 비롯해 한국인 밀집지역인 왕징에 넓게 자리 잡고 있는 옥류관 등이 성업 중입니다. 앞서 3년-4년 전만 해도 베이징 시내 곳곳에서 새로 문을 여는 북한 식당이 이어졌지만, 북한 식당 여종업원 1명이 잠적하고, 또 식당마다 영업 실적에서 차이를 보인 것을 계기로, 그 뒤 북한 당국 차원에서 몇 개 북한 식당의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에 있는 북한 식당들은 중국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과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이 즐겨 찾는 곳인데요, 음식과 식당 내 환경 등이 좋은데다 저녁에는 북한 종업원들이 노래도 부르기 때문에 북한식당을 찾는 중국 현지인들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오늘 주중 한국대사관 측은 한국 민간인들에게는 아직 북한 식당 출입 자제 방침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전했지만, 앞으로 주중 한국 공관의 북한 식당 자제 방침이 일반 한국 교민들에게도 본격 적용될 경우 북한식당의 영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됩니다.

문) 조금 다른 내용인데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다음 달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지요?

답) 네. 오늘 주중 한국 공관과 중국 측의 소식에 따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중국인민외교학회 초청으로 다음 달 5월 4일부터 8일까지 닷새 동안 중국 베이징을 방문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번 중국 방문 기간에 만나게 될 중국 정부 고위인사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요, 김 전 대통령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방문 기간에 정부 및 공산당 고위 관계자와 전문가들과 만나 현재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북한 핵과 6자회담 문제 등을 집중 협의하고 해법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김대중 전 대통령은 중국 방문 사흘째인 6일 중국 명문 베이징대학에서 특별강연을 할 예정인데요, 김 전 대통령은 이 강연에서 북 핵과 6자회담, 한반도 평화, 그리고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역할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6일 중국 정부 국제관계 및 외교 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중국사회과학원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퇴임 뒤 2004년 7월 초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장쩌민 당시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과 회담을 갖기도 했었는데요, 이번 중국 방문은 5년만입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칭화대학에서 ‘한반도 평화와 한•중 협력’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북한 핵 해결 후에도 6자간 협력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말하고 6자 회담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상설적인 협력기구로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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