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가 탈북 책동과 체제 비난 등의 혐의로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된 지 오늘 (30일)로 억류 석 달째를 맞았습니다. 유 씨 억류가 장기화되면서 한국과 해외에 있는 인권단체들의 석방 촉구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기자들에 대해서도 석방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석 달째 북한에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를 조속히 석방할 것을 북한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이 단체는 최근 전세계 1백 60여 개국 2백 10만 명 회원들에게 유 씨 구명을 위한 캠페인을 촉구하는 내용의 긴급서한을 통해 “유 씨가 변호인 접견권도 보장받지 못한 채 부당한 대우를 받을 위험에 처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어 “유 씨가 현재 어디에 구금돼 있는지를 밝히고 가족과 변호사를 만날 수 있도록 허용할 것과 한국 영사의 지원도 받게 해 줄 것”을 북한 당국에 요구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또 “전세계 회원들이 북한 당국에 유 씨의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서울지부 박진옥 전략사업팀장입니다.
"올해 3월 30일 이후에 변호인 접견하지 못하고 있는 개성공단 유 씨에 대해서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회원 활동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이 것을 통해서 전세계에 있는 회원들이 함께 북한 정부에 대해서 탄원 활동을 할 수 있는 겁니다. 한국어 영어로 북한 당국에 유 씨에 대한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북한 정부에 보내게 됩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어 “북한 법에 따르면 기소 전까지 최고 4개월까지 조사를 위해 구금할 수 있으나 유 씨가 외부와 연락이 단절된 채 80일 넘게 억류된 것은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30일 체제비난과 탈북 책동 등 혐의를 들어 유 씨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이후 현재까지 외부인 접견과 변호인 입회 등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억류된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해서도 “이들이 실제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갔는지 여부도 불분명한데다 당시 이들은 북한 여성들의 인권유린 실태를 조사하고 있었다”며 북한 당국의 비인도적인 처사를 비판했습니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개성공단 납치억류 국민석방운동 시민연대’도 지난 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유 씨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남북포럼 김규철 대표는 “북한의 처사는 국제관계에도 어긋하고 국제법에도 위반되는 것”이라며 “북한 당국은 유 씨를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도 유 씨가 석방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개성공단을 중지시킬 각오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김 대표는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유 씨가 장기 억류될 경우 개성공단을 비롯해 남북경협 전체를 폐쇄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북한 당국도 유모 씨 억류가 국제 관계와 국제법 위반일 뿐아니라 우리민족 정신에 역행하는 비인도적인 반민족적 조치임을 인식하고 즉각적인 석방을 해야 한다. “
이들 단체는 북한이 계속해서 유 씨에 대한 접견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거리 집회 등 대대적인 구명운동을 벌일 계획입니다.
지난 29일 대한변호사협회와 북한인권시민연합 등이 주최한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 상황 정례검토 준비’ 토론회에서도 유 씨 문제가 거론되면서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과 해외 인권 단체들 사이에선 유 씨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일부 인권단체들은 오는 12월 있을 북한에 대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 때 각국 정부들로 하여금 북한 당국에게 유 씨의 석방을 촉구할 것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