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유엔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미국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를 면담하는 등 미-북 간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평양을 방문했던 우다웨이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가 귀국해 방북 결과가 주목됩니다. 베이징 현지의 온기홍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미국과 북한 사이에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북한의 최근 태도변화를어떻게보고있습니까?
답) 중국 외교부는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지만, 정부의 방침을 따르는 중앙방송 CCTV는 어제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공사와 미국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간 회동 소식을 매시간 주요 뉴스로 내보내면서 북한이 미국 쪽에 '직접 회담'을 제의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북-미 간 중재를 시도해온 중국으로서는 최근 북한이 2명의 미국인 기자들을 석방하고 한국 현대그룹과 5개항을 합의하는 등 일련의 대외 화해적 제스처를 취하는 가운데, 어제 북한 측 요청에 의해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진 것을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좋은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문) 중국으로서는, 이번 미-북 접촉이북 핵문제를푸는데긍정적역할을할것으로평가하고있다는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의 외교정책을 조언하고 있는 국제 및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북한과 미국이 양자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어제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즉 북-미 관계는 어느 한 쪽이나 양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파국으로 치닫게 되기 때문에 어제 북-미 접촉이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여건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쪽에서는 북한 핵 문제가 교착국면에 빠진 것은 자국의 중재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미국이 대화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면서 미국이 앞서서 북-미 간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비쳐 왔습니다.
또한 중국 쪽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이달 초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계기로 북 핵 문제 해결과 북-미 관계정상화를 망라하는 이른바 포괄적 패키지에 관한 협상이 본격 시작되기를 바라고 있는데요,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북한과의 수교를 통해 안보 문제를 해결해주고 북한의 경제발전을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하면 북한은 핵 보유를 포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북한은 미국과의'직접대화'를 줄곧 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6자회담의장국인중국은어떤 입장인가요?
답)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중국에서는 북-미 간 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공식 밝혀온 중국 정부는 북-미 대립 해소를 위해서라면 공식, 비공식 만남이나 양자 또는 다자 형식의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 왔는데요, 그런 점에서 중국 내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과 미국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 이은 어제 북-미 접촉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긍정적인 조건을 마련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 중국은 6자회담틀안에서북-미 회담이열려야한다는입장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당국이나 전문가들의 입장을 종합해 보면, 앞으로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문제와 경제 문제를 논의할 형식 측면에서 6자회담의 틀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특히 6자회담과 함께 그 틀 안에서 북-미 양자회담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6자회담 틀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비롯해 동북아시아와 관련한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북-미 간 양자대화가 6자회담을 완전히 배제한 채 이뤄질 경우, 지난 6년 동안 중국이 의장국을 맡아 일정한 성과를 내오며 외교적 위상을 높여 온 6자회담의 틀이 깨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쪽이 북-미 대화는 어디까지나6자회담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쪽은 6자회담 복귀 불가 방침을 천명한 북한을 계속 설득하면서 6자회담을 되살리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지난 17일북한을방문한우다웨이중국 측 6자회담수석대표의 방북 결과에 관심이쏠리고있는데요, 관련내용이전해진 게 있는지요?
답) 우다웨이 수석대표는 오늘 베이징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 당국은 우다웨이 수석대표의 북한 방문과 관련해 아직까지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는 평양에서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나 지난달 초 한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 등 4개국을 순방한 결과를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북한에 전하는 한편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 정부는 우다웨이 수석대표의 방북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6자회담 참가 국가들과 추가 협의를 거쳐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