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서해 백령도 부근 해역에서 지난 26일 원인 모를 폭발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두 동강 난 선체가 어제(28일) 늦게 모두 발견됐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군은 생존자 수색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수색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침몰한 천안함을 수색한 한국 군이 마침내 두 동강난 선체들을 모두 찾았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오늘 (29일) 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어제 저녁 7시57분쯤 배의 머리 부분인 함수를 찾아 위치표식 부표를 설치했습니다. 또 많은 실종자들이 갇혀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배의 꼬리 부분 즉, 함미 부분은 어제 밤 10시31분쯤 발견해 역시 부표를 달았다고 군 당국은 밝혔습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입니다.
"어제 저녁 22시 31분경에는 우리 옹진함이 음파탐지기로 천안함 함미 부분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하였으며, 금일 아침 09시경에 위치 부표를 마찬가지로 설치를 했습니다."
함수가 발견된 지점은 폭발 발생 지점에서 남동 방향으로 약 7킬로미터 떨어진 수심 24미터 지점이었고, 함미는 폭발 지점에서 북쪽으로 180미터 떨어진 수심 45미터 지점이었습니다.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 이기식 해군 준장은 "함수는 완전히 거꾸로 누워져 있고, 함미는 왼쪽으로 90도 눕혀져 있는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이 준장은 함수가 폭발 지점에서 멀리 떠내려간 것과 관련해 "함수에는 격실이 굉장히 많고 거기엔 공기로 차 있어 물이 천천히 들어가기 때문에 조류에 흘러갔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실종자 수색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겠죠?
답) 네 그렇습니다. 특히 폭발 사고 당시 46 명의 실종자 가운데 상당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 부분에 대한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군은 바다의 조류가 약해지는 이른바 정조시간대에 해난구조대 요원들을 집중 투입하는 것이 상식적인 조치이지만 생존자를 구할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해 밤 8시까지 정조시간대와 무관하게 해난구조대 요원들을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바다 속 시계가 워낙 좋지 않아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 이기식 준장입니다.
"지금 시야가 30센티미터 밖에 안됩니다, 잠수사들이 들어가서 자기 시계를 보면 시계가 안 보일 정도입니다."
한국 군은 현재 구조함인 광양함과 기뢰탐색함 등 해군 함정 14척과 해경 함정 6척, 구조함 살보함을 포함한 미 군함 4척 등 모두 24척이 탐색과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오늘 오후 아시아 최대 상륙함인 1만4천t 급의 독도함이 사고해역에 도착해 모든 탐색과 구조활동을 총 지휘하고 있습니다.
문) 현재까지 실종자를 찾았다는 소식은 없는 것 같은데 어떤 상황입니까?
답) 네 한국 군은 함수 부분에는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오늘 국회 국방위 보고자료를 통해 "오늘 오전 8시13분쯤 해난구조대 잠수요원들이 잠수해 망치로 선체 외부를 여기저기 두드려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종자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 부분도 해난구조대 잠수사들이 오늘 오후 1시20분쯤 인도색 설치작업을 하면서 외부에서 망치로 두드렸으나 반응이 없었다고 합동참모본부는 설명했습니다.
합참 이기식 준장은 오후 브리핑에서 " 인도색은 해상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가서 그 곳에서 수중에 있는 함정까지 내려가기 위해 설치하는 줄"이라며 "인도색 설치를 통해 선체 진입을 위한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져 가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에 따르면 한국 군 관계자는 "순간 폭발로 급속히 침몰된 함미 부분의 기관실과 침실 등이 자동 밀폐되면 함 내 공간에 최대 69시간 생존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이 예측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이 시각 현재 이미 폭발 이후 69시간이 넘게 지났기 때문에 실종자 가족들은 기적을 바라는 심정으로 수색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한국 군 당국이 당초 발표했던 천안함의 침몰 과정이 이후 여러 진술과 조사를 통해 일부 수정됐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해군과 해경 발표, 그리고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천안함 침몰 과정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와 관련해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오늘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천안함에 폭발이 일어난 시각은 26일 밤 9시25분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처음엔 26일 밤 9시 45분쯤으로 발표했었습니다. 또 '꽝'하는 폭발음과 함께 배가 두동강 났고 함미는 2분 뒤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당초 군 당국은 폭발로 배 바닥에 파공 즉, 구멍이 뚫렸다고 밝혔었습니다.
함미와 달리 배의 머리 부분인 함수는 3시간 여 가량 바다 위를 표류하다가 완전히 물속으로 자취를 감췄습니다.
천안함 함장인 최원일 중령에 따르면 충돌음과 함께 배가 오른쪽으로 직각으로 90도 기울었고 동시에 전원이 끊겨 축전기에 의해 작동하는 5대의 통신기 외에 18대 통신시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최 중령은 "배가 급속도로 기울어 신속한 상황 보고를 위해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추측 수준의 이야기들만 나오고 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역시 선체 인양이 돼야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 측 기뢰가 흘러와 한국 지역에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북한은 과거 6.25 전쟁 당시 4천 여기의 기뢰를 구 소련으로부터 수입해 3천 여기는 동해와 서해에 설치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또 "많은 기뢰를 제거했다고 하지만 기뢰가 물 속에 있어 100% 수거는 안됐을 것"이라며 "1959년 북한 기뢰가 한 발 발견됐고 1984년에도 제거된 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장관은 하지만 한국 측 기뢰의 폭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기뢰의 존재 가능성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과거에 저희가 폭뢰를 개조해서 적의 상륙을 거부하기 위한 시설을 해놓은 게 있었는데 그것들을 저희가 다 수거를 했고 그래서 제가 볼 땐 이런 기뢰의 가능성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은 반잠수정에 의한 어뢰 공격에 대해서도 "반잠수정도 2발의 어뢰를 싣고 있어서 적정거리에서 발사가 가능하기에 그런 가능성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정부나 국방부 할 것 없이 북한의 개입 가능성이 없다고 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북한 측의 반응은 없습니까?
답) 네 그렇습니다. 천안함 침몰 나흘째인 오늘까지 북한 언론매체들은 사고에 대해 침묵한 채 통상적인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군이 한국 측의 천안함 구조 활동과 관련해 "한국 군의 헬기와 선박 등에 대한 감시와 각종 근무태세를 강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하지만 현재까지 북한의 특이한 긴장조성 행위나 도발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