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화폐개혁의 영향으로 올해 북한의 춘궁기는 예년보다 길고 힘들 것이라고 세계식량계획 WFP가 밝혔습니다. WFP는 따라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조짐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고 세계식량계획 WFP가 밝혔습니다.
WFP의 레나 사벨리 북한 담당 대변인은 6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에서 전국적으로 춘궁기가 시작됐다"며, "올해 춘궁기는 지난 몇 년과 비교해 더욱 힘들고 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사벨리 대변인은 " 화폐개혁 이후 식량 북한에서는 곡물 수입이 한동안 줄었으며, 시장 거래도 한 때 중단돼 식량 가격이 올라가고 가난한 사람들의 식량에 대한 접근이 악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공공배급 제도를 통한 식량 배급이 줄어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고,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야생식물 등 대안식품 채집에 나섰다"고 사벨리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사벨리 대변인은 "WFP가 현장 실사를 나가면 지방 당국자들과 WFP의 식량을 공급받는 수혜 주민들이, `지난 해 가을 추수한 쌀과 옥수수가 이미 다 떨어졌고 올 봄에 심은 작물은 6월이나 돼야 추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이 북한의 식량난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WFP의 지원이 계속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사벨리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 영양실조가 만연한 점을 감안할 때 가장 취약한 계층인 어린이와 여성들에게 영양강화식품을 계속해서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사벨리 대변인은 WFP는 현재 '가장 배고픈 계층'(hungriest of the hungry) 1백40만 명에게만 부분적으로 식량을 제공하고 있다며, 여건이 된다면 수혜 대상과 지원 식량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국제사회의 지원이 저조해 지난 3월 29일 현재, 대북 사업을 위한 모금 목표액 4억 9천만 달러 중 15.8% 만을 확보한 상황입니다.
한편 사벨리 대변인은 WFP가 현재 북한에서 진행 중인 식량 지원 사업은 오는 6월에 종료될 예정이며, 따라서 북한 당국과 주요 원조국들과 함께 새로운 지원 사업의 주요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