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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 ‘최고인민회의는 노동당의 거수기’


북한은 최근 평양에서 남한의 정기 국회에 해당되는 최고인민회의를 열었습니다. 최고인민회의는 이 자리에서 헌법을 수정하고 예산안도 통과 시켰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최고인민회의는 한국의 국회와는 천양지차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북한은 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회의를 열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고인민회의는 헌법의 일부 조항을 수정했습니다. 그러나 헌법의 어떤 조문이 어떻게 개정됐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서울의 북한연구소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김승철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 문제와 관련해 헌법 개정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후계구도 관련해 아마 헌법이 수정되지 않았을까요. 김정은 후계 체계가 과도기적 상태니까, 그런 것을 법률적으로 어느 정도 해놔야, 국가적으로 행정 시스템이 작동되는데 도움이 될 테니까,그렇게 했겠죠” 최고인민회의는 또 지난해에 비해 6.3% 늘어난 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자리에서 참석한 김영일 총리는 “올해 다시 한번 경공업과 농업에 박차를 가해 인민소비품과 알곡 생산을 비약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탈북자 김승철씨는 “수십년 전서부터 줄곧 해왔던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뭣 십년 동안 나오는 것인데, 집행이 되야 말이죠. 김정일이 ‘인민경제에 돈 얼마를 써라’고 해야 더 중요한 것인데, 최고인민회의가 어떻게 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죠” 북한 헌법은 최고인민회의를 최고 주권 기관이자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대의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최고인민회의가 전혀 주민들의 뜻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단 적인 예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은 모두 출신 성분이 좋은 노동당원일뿐만 아니라 당의 추천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때문에 자유롭게 국회의원에 출마할 수 있는 남한과 달리 일반 주민들은 대의원은 꿈도 꾸어 볼 수 없다고 지난 2000년에 탈북한 장근혁씨는 말합니다. “토대가 좋아야죠, 가정, 집안 내력이 좋아야죠. 일반 사람은 꿈도 못 꾸지요. 그러니까 (선거)이전부터 조사가 다 들어가죠.

출신 성분에 대해” 또 한국 국회와 미국 의회 의원들은 국회에서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따지는 것은 물론 각종 법안을 놓고 치열한 토론도 벌입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모든 것이 노동당의 각본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될 뿐 토론이 벌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탈북자 김승철씨입니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국가적으로는 국가의 입법기관으로 돼 있는데, 실제적으로는 그냥 어용 기구죠. 아무런 역할을 못하는 거수기죠. 의결만 해주죠. 당이나 김정일의 의도대로 의결만 해주는 기능을 하죠”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빠짐없이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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