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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빈 라덴 사살 당시 비무장 상태, 오바마 지지도 상승 외


미국 사회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군이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이후 작전 당시 상황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백악관이 최근 빈 라덴이 비무장 상태였다고 정정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또 미 의회에서는 빈 라덴이 대도시 주택가에서 어떻게 수년간 은거할 수 있었는지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꿀벌 연구학자가 올해 타일러 환경공로상을 수상했다는 소식 등 다양한 내용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문) 오사마 빈 라덴을 응징한 이후 백악관이 당시 작전 상황에 대한 민감한 내용을 정정 발표했죠?

답) 네. 백악관의 제이 카니 대변인은 3일 오후 기자 브리핑에서 빈 라덴이 사살될 당시에 대한 앞서의 설명을 정정 발표했는데요. 국방부 발표에 따라 빈 라덴은 당초 무력으로 저항하다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사실은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카니 대변인이 밝힌 것입니다.

문) 또 빈 라덴이 미군의 공격을 받을 당시 여성을 인간 방패로 삼았다는 내용도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죠?

답) 그렇습니다. 사실 빈 라덴이 미군의 기습 공격을 받으면서 여성을 인간 방패로 삼았다는 내용이 알려져 아랍의 과격 단체들 사이에서조차 일순간에 비겁자라는 오명을 받았는데요. 이 마저도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빈 라덴의 부인이 당시 미군에게 달려들며 저항하는 바람에 다리에 총을 맞았지만 사망하지는 않았다고 바로잡았습니다. 카니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카니 대변인은 “빈 라덴과 방에 함께 있던 여성은 그의 부인이었으며 빈 라덴은 미군에게 저항했고 그의 부인은 미군에 달려들다 다리에 총을 맞았다며 이때 빈 라덴은 사살됐고,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

문) 그렇다면 비 무장 상태인 상대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것인데 결국 빈 라덴이 어떤 식으로 저항했는지 여부가 관건이겠군요.

답) 네. 제이 카니 대변인은 빈 라덴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저항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항했던 것은 사실이고 이는 꼭 무력을 사용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상황이 아무리 급박했더라도 생포가 가능한 상황에서 사살을 했다면 과잉 진압이 아니었냐는 의문을 일게 하는 대목입니다.

문) 오바마 행정부가 아직 빈 라덴의 사망 당시 사진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답) 네. 빈 라덴이 사살된 지 벌써 며칠이 지나서야 결국 백악관이 그의 사망 사진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측은 빈 라딘의 사망 사진이 워낙 참혹해서 공개될 경우 파장을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그밖에 더 드러난 내용들도 있습니까?

답) 미 정부 당국의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언론들의 갖가지 관련 보도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비무장인 빈 라덴을 사살하게 된 배경과 관련한 것인데요. 게 중에는 이번 기습 작전 중에 미군에 저항하다 빈 라덴과 함께 숨진 파키스탄인 2명 등을 조명하는 기사도 있습니다.

문) 지난 시간에 숨진 조직원 중 1명이 빈 라덴의 신임을 받는 연락책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답) 네. 그런데 그 연락책의 진짜 이름이 뭔지 궁금한 상황인데요. 알 쿠웨이트와 쉬크 아부 아메드 이외에 아샤드 칸 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등장했습니다. 어쨌든 언론들은 파키스탄 현지 이웃들의 증언을 토대로, 숨진 파키스탄인 아샤드 칸과 타렙 칸이 서로 사촌지간이었으며 빈 라덴을 극진히 보필하고 집안 일을 도맡아 보살폈다고 보도합니다. 또 집 앞에는 이들이 주로 사용한 빨간색 스포츠유틸리티 차량과 흰색 짚 차가 주차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웃들은 대체로 이들을 좋게 평가하고 있고 외부와 교류는 없었지만 친절했다는 평이 많았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문) 그런데, 빈 라덴이 그간 파키스탄에 머물며 그것도 대도시 주택가에 버젓이 수년간이나 은신해 있었던 사실을 두고 미 의회가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9.11 테러 이후 미 정보당국이 그토록 빈 라덴을 찾아 헤맸지만 10년간이나 베일에 싸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은신처가 의외로 파키스탄의 휴양지로 유명한 아보타바드의 한 마을이었는데요. 더구나 이 은신처 주변에는 파키스탄 정보부(ISI) 본부와 군사학교도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곳에 6년간이나 머물고 있었던데 대해 미국 정치권에서는 파키스탄 정부, 특히 군부와 정보계의 비호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 그러면 정치인들의 반응을 들어보죠?

답) 네. 결국 3일 미 상하원에서 잇달아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장을 불러 비공개 설명회를 가졌는데요. 우선 공화당 소속 피터 킹 국토안보위원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킹 위원장은 빈 라덴 은신처 근방에 군사학교와 파키스탄 정보부 건물까지 있었고 은퇴한 군인들과 정보요원들이 많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캘리포니아주 출신 재키 스파이어 연방하원의원입니다.

스파이어 의원은 “빈 라덴이 땅굴 속에 숨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군사학교에서 3킬로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숨어 있을 수 있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 정치권은 이제는 파키스탄 정부와의 관계를 재 정립하는 문제를 검토하라고 행정부에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문) 그렇군요. 그런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빈 라덴의 죽음 이후 알카에다 등 과격 단체들의 보복성 테러를 크게 우려하고 있는데, 9.11 테러로 직접 피해를 겪었던 뉴욕이 현재 삼엄한 경계에 들어갔다고요?

문) 그렇습니다. 바로 보복성 테러 위협 때문인데요. 10년전 알카에다가 미국 경제 성장의 상징인 세계무역센터, 즉 쌍둥이 건물을 무너뜨렸듯이 또 다른 상징물들을 노릴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이에 따라 뉴욕 경찰 등 보안당국은 뉴욕의 관광명소들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자유의 여신상, 또 뉴욕 최대의 번화가인 타임스 광장 등에 대한 검문과 경계조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해외에 파견돼 있는 보안 요원들과 연계해 테러 기도 등에 관한 각종 정보 수집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5일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죠?

답) 그렇습니다. 빈 라덴을 응징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 9.11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것인데요. 이 행사는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무너진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진행됩니다. 이에 따라 뉴욕 경찰의 경계가 더욱 삼엄해졌습니다. 그런데 9.11 테러사태 때 미국을 통치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그라운드 제로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을 거절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마당에 새삼 대중의 주목을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인데,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이 부시 전 대통령 당시 벌어진 사건을 10년만에 해결한 것인데, 여론조사기관 등이 빈 라덴 사망직후 미국 유권자들의 민심을 조사했죠?

답) 네. 예상대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가 크게 올랐습니다. 우선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빈 라덴 사망 직후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긴급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예상대로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습니다. 응답자의 56%가 국정수행을 잘 하고 있다고 답했고 38%만이 그렇지 않다고 답해, 지난달 47% 대 45%와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문) 미국인들이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뿐 아니라 지도력과 태러 대응 능력에 관해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군요?

답) 네. 뉴스 전문 TV방송 CNN과 오피니언 리서치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비슷한 여론조사에서도 52%가 오바마 대통령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 답했고 특히 응답자의 67%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테러 수행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밖에 USA투데이 신문과 갤럽이 공동 조사한 자료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가 오바마의 지도력이 향상됐다고 밝혔고, 로이터 통신과 입포스의 공동 조사에서도 39%가 오바마의 지도력이 나아졌음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빈 라덴을 처단한 이번 작전이 재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행보에 상당 부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꿀벌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생태학자가 타일러 환경상의 수상자로 선정됐군요?

답) 네.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메이 베렌바움이라는 이름의 여성 생태학자입니다. 베렌바움은 꿀벌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는데요. 환경이 오염될수록 꿀벌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점을 안타깝게 여겨 꿀벌이 번성할 수 있는 해법 연구에 나선 것입니다. 베렌바움에 따르면 실제로 꿀벌은 미국 농업계에 없어서는 안 될 주요 곤충인데요. 꽃의 암술과 수술을 수분시켜 열매를 맺게 해 주는 역할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문) 메이 베렌바움 박사가 그간 연구해 온 생태 연구 활동 분야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답) 메이 베렌바움씨는 예일대학교를 졸업하고 코넬대학교에서 인류생태학과 진화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는 일리노이대학교 곤충학과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그는 마흔살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미국국립과학한림원(NSA) 회원에 추대됐습니다. 특히 일반인들이 곤충을 더 잘 알고 친근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학문적 성과를 유머 감각을 더해 널리 알리는 데 적극적입니다. 실제로 쉽고 재미난 곤충 관련 서적을 집필해 왔고 영화를 통해 곤충에 대한 두려움을 치유하는 ‘곤충공포영화제’를 해마다 열고 있습니다. 꿀벌 연구에도 일반인들이 보내준 다양한 사진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받은 상금 20만 달러도 이 같은 시민 과학자들을 지원하는데 사용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문) 끝으로 타일러 환경 공로상은 어떤 상인지도 좀 소개해 주시죠.

답) 네. 본래 금융가 집안이었던 존 타일러 씨와 그의 부인 앨리스 타일러 씨가 지난 1973년 만들어 낸 환경 분야 국제 상입니다. 존 타일러는 젊은 나이에 선친의 가업을 이어 받아 보험회사의 대표를 맡았었는데요. 이 회사의 주요 보험 상품이 농가를 위한 농업 보험이었습니다. 또 평소 친환경과 자연적인 활동을 좋아했던 타일러 부부는 현대 문명화 될수록 환경 오염이 심각하다는데 안타까움을 느끼고 환경보호에 공로를 세운 사람들에게 주는 상을 고안하게 된 것입니다. 이들은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함께 타일러 환경상을 만들어냈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환경운동가들과 학자들이 이 상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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