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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오늘] 카불 미 대사관 공격에 파키스탄 정보기관 관여, 미 합참의장 증언 등


세계 각국의 주요 움직임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시간입니다.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에 대한 저항분자들의 공격에 파키스탄 정보기관이 관여하고 있다는 미국 고위 관리의 말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돌연 귀국했습니다. 터키 총리가 중동 평화협상 교착은 이스라엘 탓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밖에 지구촌 소식 알아봅니다. 문철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문철호 기자, 오늘은 미국, 파키스탄 관련 소식을 먼저 알아보죠. 파키스탄이 미국에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배경을 알려주시죠.

답) 네. 지난 주에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저항 분자들의 공격에 파키스탄 정보기관이 직접 관여했다고 미국 합참의장이 어제 밝혔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의 반발은 바로 그 같은 지적 때문입니다.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의 그 같은 내용의 의회 증언에 대해 히나 라바니 카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에 대한 저항 분자들의 공격을 파키스탄 정보기관이 지원하고 있다고 계속 주장할 경우, 미국은 중요한 동맹국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멀린 의장은 22일, 미국 연방 상원 청문회에서 파키스탄 정보기관, ISI가 파키스탄을 근거로 한 저항단체 하카니와 긴밀한 관계에 있다고 증언했는데요, 카르 장관은 미국은 파키스탄을 소외시킬 수 없다면서 그렇게 될 경우 미국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문) 미국이 파키스탄 정보기관과 극단주의 테러단체의 관련 주장은 한 두 번이 아닌데 멀린 의장의 이번 지적은 상당히 구체적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멀린 의장은 상원 청문회 증언에서 알 카에다와 연결된 극단주의 단체 하카니가 파키스탄 정보기관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지난 주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공격의 계획과 수행이 ISI 지원으로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파키스탄의 무장세력 지원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당시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 공격에서는 5명의 아프간인들이 사망했습니다.

문) 저항분자들의 아프간 주둔 북대서양 조약기구, 나토군에 대한 공격도 ISI가 지원 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멀린 의장은 지난 10일 카불 남쪽에 있는 나토군 전진기지에 대한 저항분자들의 공격과 6월 28일, 카불 소재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대한 공격 등 크고 작은 테러 공격들이 모두 ISI의 지원으로 자행됐다는 확실한 증거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 공격으로 나토군 77명이 부상했습니다.

문) 멀린 의장의 그런 증언 외에 다른 미국 관리들도 파키스탄 관리들에게 ISI 관련 주장을 밝힌 것 같은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는 저항분자들의 공격에 ISI가 관련됐다는 미국 관리들의 주장을 파키스탄의 레반 말리크 내무장관이 단호하게 일축하면서 그렇게 시사했습니다. 미국 관리들은 지난 20일 워싱턴에서 ISI 수장인 아흐메드 수자 파샤 중장에게 똑같은 주장을 했다는 것입니다. 미국 관리들은 그러면서 파키스탄을 근거지로 하는 하카니 무장 과격분자들의 아프간 침투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미군 병력이 파키스탄으로 국경을 넘어 들어가 작전을 수행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위협했던 것으로 말리크 장관은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멀린 의장의 증언, 그리고 다른 미국 관리들의 그런 지적들이 집중적으로 나온 데에는 미국 측의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요?

답)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 타임스의 보도를 보면 ISI에 관한 일련의 미국 관리들의 발언은 아프간에 침투해 공격을 벌이는 하카니 등 과격단체의 뿌리를 뽑기 위해 미군이 파키스탄 내 목표들에 대한 무인항공기 공격을 확대하거나 미군 지상병력의 파키스탄 내 침투공격을 위한 길을 열기 위해 파키스탄 측에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멀린 의장의 상원 증언은 파키스탄 내 극단주의 단체 하카니 퇴치가 미군의 긴급한 작전 목표로 돼 있다는 걸 명백히 나타낸다는 겁니다.

문) 이에 대해 백악관에서도 어떤 언급이 나왔나요?

답) 네, 백악관도 23일 파키스탄 당국에 하카니와의 관계를 단절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공격과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을 살해한 여러 공격들이 하카니 소행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카니 대변인은 파키스탄 정부는 하카니의 파키스탄 내 은신처를 없애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하카니 조직에 대해 즉각 강력한 조치를 취해 미국과 파키스탄 국민들 모두에게 하카니가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이번에는 예멘의 살레 대통령이 갑작스레 귀국한 소식 알아보죠.

답) 네, 지난 6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반정부 세력의 로켓포 공격으로 크게 다쳐 치료하기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로 떠난 뒤 장기간 체류해 왔는데요 23일 돌연히 귀국해 수도 사나에서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사나에서 산발적인 총성이 울리고 군용 트럭들이 거리를 질주하는 가운데 살레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정부 군중 간에 충돌이 벌어질 위험한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문) 살레 대통령은 귀국 후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까?

답) 33년간 장기 집권해 온 살레 대통령은 사나에 도착한 지 몇 시간 뒤 정전과 정치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한 회담을 열자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살레 대통령은 정권이양 협상에 합의했다가 뒤집기를 세 차례나 반복했기 때문에 반정부 시위대는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그런 가운데 살레 대통령 추종자들은 사나 시내에서 자동차를 몰고 경적을 울리며 지지 구호를 외치고 있어 반정부 시위대와 지지자들 간에 충돌이 벌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도 사나 시내 변화의 광장 인근에선 정부군과 반정부 시위대 진영에 가담한 이탈 군인들 간의 포격과 총격전이 1주일째 계속돼 사망자가 거의 1백 명에 달했습니다. 살레 대통령이 도착한 23일 새벽에도 전투가 벌어졌구요.

문) 예멘의 반정부 진영과 정부군 간의 폭력 충돌도 그렇지만 예멘 내 알 카에다 계열 극단주의 단체의 세력의 확장도 큰 문제가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미국과 걸프협력위원회 GCC 회원국, 사우디 아라비아 등 인접국들은 예멘이 실패한 국가로 빠져드는 무법상태의 틈을 타 예멘 내 알 카에다가 상당한 지역을 장악하면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예멘 알 카에다는 아덴만과 홍해의 주요 원유수송 항로에 인접한 동쪽의 여러 도시들을 무력으로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 GCC가 중재하고 있는 정권 이양 협상은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답) 네, GCC 정권이양 협상을 계속 추진하는 가운데 최종 타결이 며칠 안 남았다고 말하는 가운데 정부군과 반정부 시위대 간의 전투가 벌어지기 시작했는데요. 시위대 진영은 최종 협상타결이 이뤄지기 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본격적인 전투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예멘 부통령이 정전을 선언했지만 몇 시간 안돼서 깨어지고 말았습니다. GCC의 압둘라티프 알 자야니 사무총장이 협상을 재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틀이 지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23일 귀국한 살레 대통령에게 전면적인 정권이양을 시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문) 그런데 시리아 사태는 어떤가요?

답) 시리아에서는 시위대에 대한 보안군의 발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23일에도 중부 도시 홈스에서 수 천 명의 시위대에 대한 보안군의 발포로 적어도 두 명의 민간인들이 살해됐다고 인권단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은 시리아 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유럽연합은 또 시리아 중앙은행에 대한 어음 결재를 금지하고 시리아 정부와 관련된 일부 개인들에 대한 여행금지 제재 조치를 추가했습니다.

문) 유엔 총회 연설에서 터키 총리가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했군요.

답) 네,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22일, 총회 연설을 통해 중동평화 협상이 교착된 것은 이스라엘 탓이라고 비난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 강화를 촉구했습니다. 터키는 이스라엘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었지만 지난 해 가자 지구로 향하던 터키 구호선단에 대한 이스라엘 특공대의 진압작전으로 터키 활동가들이 살해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터키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문) 터키는 이스라엘에 사과를 요구하지만 이스라엘은 사과를 일축하기 때문이지요?

답) 그렇습니다. 에르도안 총리는 총회 연설에서 이스라엘 정부의 사과를 또 다시 요구했습니다. 이스라엘 특공대의 구호선단 저지 공격은 중대한 과오기 때문에 이스라엘 정부는 사과해야 한다는 겁니다. 에르도안 총리는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여러 가지 결의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에르도안 총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인들을 학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이란 대통령이 이번 유엔 총회 연설에서 또 막말을 해 서방측 대표들이 회의장에서 퇴장하는 사태가 벌어졌죠.

답) 네,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포함해 서방세계를 격렬히 비난했습니다. 미국 등 서방 세계가 전쟁을 도발하고 국제사회의 불화를 조장하며 전체주의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공격한 겁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또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선 미국이 이란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아직도 늦지는 않았다고 유화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자신은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얼굴을 마주하며 대화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문) 다음은 국제 경제 소식입니다. 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가 워싱턴에서 막을 내렸는데 어떤 결과가 나왔습니까?

답) 선진국들과 신흥 경제국 등 주요 20개국 G20 재무장관들은 곤경에 빠진 국제경제를 되살리는 협력방안들을 추진하기로 약속했습니다. G20 재무장관들은 특히 국제 금융체제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G20 재무장관들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증권시장에선 이틀 연속 주식시세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반면에 유럽 증권시장에선 주식시세가 긍정적인 반등세를 나타냈습니다.

문) 그리고 5대 신흥 경제국들은 곤경에 빠진 선진국들의 재정위기 해소를 지원하기로 다짐했군요.

답)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다섯 나라들을 영문 국가표기 첫 글자를 따 브릭스라고 부르는데요 이들 5대 신흥 경제국들은 유럽 국가들의 부채 위기를 억제하는데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돼 왔습니다. 중국 등 브릭스 국가들은 막대한 외화자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기대가 있었던 건데요. 브릭스 국가들은 22일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회의를 마친 뒤 지원을 제공할 용의를 갖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지만 자국의 자금으로 지원한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금융지원을 언급하지는 않은 겁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문철호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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