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팝스 잉글리시의 부지영입니다. 가끔 가다 유행가나 팝송을 들으면서 ‘이건 바로 내 얘기인데..’ 할 때가 있죠. ‘어쩌면 내 심정을 저렇게 잘 표현했을까’ 하고 감탄할 때가 있는데요. 로버타 플랙 (Roberta Flack)의 노래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그의 노래는 살며시 내 마음을 빼앗아요)’ 도 바로 그런 기분을 노래한 거라고 합니다. 마침 팝스 잉글리시 청취자 한 분이 이 노래를 신청해 오셨는데요. 팝스 잉글리시 오늘 시간에는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의 가사를 해석해 보고, 노래에 얽힌 사연도 알아보겠습니다.
(반복구)
Strumming my pain with his fingers,
그의 연주는 나의 아픔을 노래하고,
(strum은 기타와 같은 현악기를 ‘손으로 퉁기다, 연주하다’란 뜻의 단어죠. 여기서는 그의 기타 연주가 나의 아픔을 표현하는 것처럼 들린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만큼 연주가 마음에 와닿는다는 말이죠.)
Singing my life with his words,
가사는 내 삶을 말하는 것 같아요,
(word는 ‘말, 단어’란 뜻을 갖는데요. 복수로 words라고 하면 가사, 즉 노랫말이나 배우의 대사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그의 노래는 살며시 내 마음을 빼앗아요,
(kill은 원래 ‘죽이다, 살해하다’란 뜻이지만 여기서는 그런 뜻으로 쓰인 게 아니구요. 노래를 듣고 깊이 감동을 받았음을 의미하죠. 나의 삶과 아픔을 모두 다 아는 듯한 노래에 마음을 뺏겼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어떤 일로 매우 기뻐서 마음이 벅차 오를 때, 또는 깊은 감동을 받았을 때 kill을 쓰는데요. 예를 들어 “The outstanding finale killed the audience.”하면 “멋진 마지막 장면은 청중을 깊은 감동으로 몰아넣었습니다.”하는 뜻입니다.)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그의 노래는 살며시 내 마음을 빼앗아요,
Telling my whole life with his words,
내 모든 인생을 얘기하네요.
(여기서 words는 역시 노래 가사를 말하죠. ‘my whole life’, ‘내 모든 인생’을 얘기하는 듯 하다는 말입니다.)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그의 노래는 살며시 내 마음을 빼앗아요,
로버타 플랙의 노래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앞 부분에 나오는 반복구 해석해 봤습니다. 이 노래는 로버타 플랙이 불러서 크게 유행시켰지만 원래 로버타 플랙의 노래는 아니구요. 로리 리버만 (Lori Lieberman)이란 가수가 처음 발표했던 곡인데요. 이 노래는 로리 리버만이 실제로 겪은 느낌을 표현한 것입니다. 로리 리버만은 ‘American Pie’, ‘Vincent’로 유명한 단 맥클레인 (Don McLean)의 로스 앤젤레스 공연에 갔다가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특히 ‘Empty Chairs (빈 의자)’란 노래를 들으면서 마치 자기 얘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하네요. 집에 돌아온 뒤 그 느낌을 되살려 ‘Killing Me Softly with His Blues’ . ‘그의 블루스 음악은 살며시 내 마음을 빼앗아요’란 제목의 시를 썼는데요. 로리 리버만이 쓴 이 시를 각색해서 노래로 만든 것이 바로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이란 노래입니다.
(1절)
I heard he sang a good song, I heard he had a style.
그 사람 노래가 좋다고 들었어요, 멋있다고 들었어요.
(“I heard he sang a good song.”, 직역하면 “그가 좋은 노래를 부른다고 들었어요.”란 뜻인데요. 목소리도 좋고, 가사도 좋고, 곡도 좋다는 여러가지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have a style’은 ‘스타일이 있다’는 말인데요. 한국에서 “그 사람 스타일 좋아요.”, 그런 말 많이 하죠. 영어로는 “He has a style.”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결국 멋있다는 말이죠. style은 원래 ‘방식, 양식’, 또는 ‘복식이나 머리 모양 따위의 맵시, 품’을 가리키죠. “He has his particular style.”하면 “그 사람 특유의 방식이 있습니다.”란 말인데요. 문맥에 따라 패션, 옷 맵시를 의미할 수도 있고, 일하는 방식, 연주 방식 등으로 해석할 수 있겠죠? style은 유행을 의미하기도 하는데요. ‘in style’하면 지금 유행한다는 뜻인데요. 반면에 ‘out of style’ 하면 유행이 지났다는 뜻입니다. “Skinny jeans are in style now.”하면 “요즘은 바지 통이 좁은 청바지가 유행입니다.”란 말이구요. “Bell bottom pants are out of style.”하면 “나팔 바지는 유행이 지났어요.”란 뜻입니다.)
And so I came to see him to listen for a while.
그래서 잠시 그 사람 노래를 들으러 왔죠
(‘for a while’은 ‘잠깐, 잠시, 얼마동안’이란 뜻의 숙어죠. “I’ll be out of town for a while. I’m going to Korea.”하면 “잠시 여기 없을 거에요. 한국에 갈 거에요.”란 말이죠. “Sit down and stay for a while.”하면 “잠시 앉았다 가세요.”란 뜻입니다.)
And there he was this young boy, a stranger to my eyes.
그런데 젊은 사람이더군요, 내 눈에 낯설게 보였어요
1절 가사 해석해 봤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로리 리버만은 원래 시인인데 가수로 데뷔할 준비를 하고 있었죠. 그래서 그 때 쓴 시를 작사가 노만 김블에게 보였구요. 김블이 다듬은 가사에 찰스 팍스가 곡을 붙여 탄생한 노래가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이었습니다. 로리 리버만은 김블이 완성한 가사는 원래 시와는 많이 달랐지만 원작 시에 담긴 감정 만큼은 그대로 살아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리 리버만은 이 노래를 1972년 데뷔 앨범에 수록했는데요.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구요. 다음 해 로버타 플랙이 부른 노래로 널리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계속해서 2절입니다.
(2절)
I felt all flushed with fever, embarrassed by the crowd,
갑자기 열이 나서 달아오르는 것 같았어요, 사람들이 많아서 부끄러웠죠
(flush는 갑자기 열이 나서 얼굴이 빨개지는 걸 의미하죠. 비슷한 말로 blush가 있는데요. 똑같이 얼굴이 빨개진다는 말이지만 조금 의미에 차이가 있습니다. flush 가 갑자기 열기로 확 달아오르는 걸 의미한다면 blush는 수줍어서 얼굴이 붉어지는 걸 의미하죠. “You’re blushing.”하면 “얼굴 빨개졌어요”하는 말입니다. flush에는 물이 왈칵 쏟아져 나온다는 뜻도 있는데요. 수세식 화장실의 물을 내리는 걸 flush라고 하죠. “Don’t forget to flush the toilet after you use it.”하면 “화장실 사용하고 나서 변기의 물 내리는 것 잊지 마세요.”하는 말입니다.)
I felt he found my letters and read each one out loud.
그 사람이 마치 내 편지를 찾아내 하나 하나 큰 소리로 읽는 것 같았어요.
(내 마음을 너무 잘 아는 듯이 노래를 해서 내가 쓴 편지를 읽는 것 같은 기분을 받았다는 말이죠. ‘out loud’는 ‘큰 소리로’란 뜻입니다. “Speak out loud.”하면 “큰 소리로 명확하게 말해요.”하는 말입니다. ‘loud and clear’란 숙어가 있죠. ‘분명하게, 명료하게’란 뜻인데요. “I can hear you loud and clear.”하면 “I can hear you very well.”과 같은 말입니다. 직역하면 “당신 말이 잘 들립니다.”란 말인데요. “잘 알겠습니다. 잘 알아들었습니다.”하는 말입니다. 원래 문법상으론 “I can hear you loudly and clearly.”해야 맞지만요. 워낙 사람들이 많이 써서 관용어로 굳은 표현이기 때문에 그냥 ‘loud and clear’라고 합니다.)
I prayed that he would finish but he just kept right on
그가 그만 하길 바랬지만 그 사람은 계속했죠
(너무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아서 노래를 그만 불렀으면 했지만 그 사람이 계속 노래를 불렀다는 뜻입니다.)
로버타 플랙은 미국 서부 로스 앤젤레스에서 동부 뉴욕으로 날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들었다고 하죠. 기내 음악감상 장치를 통해 노래를 듣고 나서는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됐구요. 이 노래를 꼭 불러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로버타 플랙은 낭만적이면서도 쓸쓸한 느낌의 노래를 만들기 위해 무척 고심했는데요. 완벽한 노래가 될 때까지 다시 부르기를 거듭해서 1년 후에야 발표하게 되죠. 그렇게 노력한 보람이 있어서 이 노래는 빌보드 인기 순위 정상에 4주 동안 머물렀구요. 음악계 최고 권위의 상인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상’, ‘팝 부문 최우수 여자 가수상’ 등을 차지합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3절 가사 해석해 보죠.
(3절)
He sang as if he knew me in all my dark despair
그는 마치 나를 아는 것처럼 노래했죠, 암흑 같은 절망에 시달리던 나를
(despair는 ‘절망, 희망이 없는 상태’를 말하죠. ‘in despair’하면 ‘절망한, 자포자기한’이란 뜻입니다. “After his wife left him, in despair, he stayed drunk for the next three nights.”하면 “아내가 떠난 뒤 그 사람은 절망에 빠져 사흘밤을 술에 취해 지냈어요.”하는 말입니다.)
And then he looked right through me as if I wasn't there.
그리고 내가 그 자리에 없는 것처럼 내 쪽을 물끄러미 바라봤죠
(‘look right through’는 어떤 사람이나 물건이 없는 것처럼 그 쪽을 바라본다는 말인데요. 어떤 사람을 무시해서 그 자리에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뜻으로 많이 쓰입니다. “I tried to talk to him, but he looked right through me.”하면 “그 사람하고 대화를 나누려고 했지만 그 사람은 날 무시했습니다.”란 말입니다. “I tried to engage the woman next to me in conversation, but she looked right through him.”하면 “옆에 앉은 여자를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는데요. 그 여자는 마치 내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더라구요.”하는 뜻입니다. 이 노래의 주인공 단 맥클레인은 눈이 나쁜데도 불구하고 공연할 때는 안경을 쓰지않는다고 하죠. 그래서 나온 구절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And he just kept on singing, singing clear and strong.
그리곤 계속 노래를 불렀어요, 선명하고 강렬한 목소리로
(‘keep on ~ ing’는 ‘~을 계속한다’는 뜻이죠. “US will keep on fighting against terrorists.”하면 “미국은 테러주의자들에 맞서 계속 싸울 것입니다.”란 말입니다.)
로버타 플랙의 노래,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끝까지 해석해 봤습니다. 이 노래의 주인공인 단 맥클레인은 로버타 플랙의 노래가 유행하면서 그 사연을 알게됐다고 하는데요. 자신에 관한 노래가 인기 순위 1위란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로리 리버만은 명곡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을 탄생시킨 주역이지만 전혀 빛을 못 봤다고 할 수 있는데요. 로리 리버만은 당시에 어떻게 이 노래를 불렀는지 잠시 들어볼까요?
로리 리버만의 목소리로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잠시 들어보셨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분위기의 노래가 더 마음에 드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하면 로버타 플랙이지 않나 싶은데요. 이 노래 다시 한번 들으면서 ‘팝스 잉글리시’, 오늘 시간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