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안보협력기구, OSCE는 벨라루스의 대통령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하게 실시되면 4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며 선거 참관단을 파견했습니다.
OSCE는 참관단이 방문한 투표소들 가운데 거의 절반에서 개표 부정이 발견됐다고 20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The election is a failure."
OSCE 참관단의 기르트 아렌스 단장은 벨라루스 대통령 선거를 한마디로 부정선거라고 평가했습니다.
독일 외교관인 아렌스 단장은 벨라루스 정부 공무원들에 의한 비밀 개표를 가장 큰 부정행위로 지적했습니다. 벨라루스 대통령 선거를 OSCE가 부정선거로 공식 평가하게 되면 벨라루스에 제공키로한 40억 달러 차관 약속은 무산됩니다.
벨라루스 선거관리위원회의 리디아 예르모시나 위원장은 20일, 국내와 국제사회의 부정선거 규탄을 일축하고 루카센코 대통령이 유권자 79.7 %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고 선언했습니다.
예르모시나 위원장은 등록 유권자의 91 %인 약6백40만 명의 유권자들이 투표했으며 약 5백만 명이 루카센코 대통령을 지지했고 안드레이 사니코프 후보의 득표율이 2.6 % 였으며 나머지 여덟 명의 후보들 가운데 득표율이 2 %를 넘은 후보는 한 명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벨라루스 정부는 민간 기관들의 투표소 출구조사를 금지했기 때문에 선관위의 발표와 대비될 아무런 자료가 없습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2006년 선거에서 83 %의 득표율로 당선됐었습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16년간 집권해온 데 이어 2015년까지 21년 간 유럽의 최장기 집권 대통령이 됐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벨라루스 선관위가 발표한 개표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벨라루스 야당 지도자들은 비밀 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자 19일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러나 야당 후보 아홉 명 가운데 일곱 명을 포함해 약 1천 명의 시위자들이 구속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루카센코 대통령은 야당 지도자들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벨라루스 야당의 자유선거 위원회에 따르면 야당 후보들이 수도 민스크에서 독방에 감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이 자유선거위원회 사무실을 급습해 컴퓨터 등을 압류하고 위원회 관계자들을 두 시간 동안 수감했습니다.
독일, 폴란드, 유럽연합,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벨라루스 정부의 야당 지도자 구속을 규탄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벨라루스 정부의 야당 정치인 구속은 미국과 벨라루스 관계에 있어서 핵심사안의 명백한 후퇴라고 지적했습니다.
블라디미르 나콜라예브 후보는 지지자들과 함께 당사에서 나와 시위장으로 향하던 중 무장 괴한들에게 폭행당해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그 후 보안요원들이 병실에 들이 닥쳐 니콜라예브 후보를 강제로 데리고 나간 뒤 행방이 묘연하다고 부인이 밝혔습니다. 이런 사실을 부인이 OSCE 기자회견에서 밝히자, 루카센코 대통령은 콜라예브 후보가 비밀경찰 구치소 독방에 감금돼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벨라루스 국영 텔레비전 방송은 약 50명의 항의 시위자들이 19일 정부 건물을 공격하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국영 방송은 그러면서 같은 날, 수도 민스크 중심지에서 4만 명으로 추산되는 군중의 평화적 시위 장면은 방영하지도 않았습니다.
벨라루스 내무부의 아나톨리 쿨레쇼브 대변인은 국영방송에서 경찰관 30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위자들과 기자 수 십 명이 경찰관들에게 몽둥이로 구타당한 사실은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유엔의 나비 필레이 인권최고대표는 벨라루스 야당 후보들과 그 지지자들의 구속은 깊이 우려되는 사안이라며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