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부시 전 대통령, “중국에 대북 군사공격 가능성 경고했었다”


조시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으로 발표한 회고록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2003년 당시 중국을 6자회담에 참여시키기 위해,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할 경우 군사공격도 감행할 수 있다는 경고를 중국에 전달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독재자로 비난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회고록의 북한 관련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회고록 제목이 `Decision Points,’ 그러니까 한국 말로는 ‘결정의 순간들’ 이군요?

답) 네. 부시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 발간한 회고록인데요, 어제 (9일) 출간되자마자 주요 서점들에서 판매순위 1위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문)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부시 전 대통령의 회고록 출간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자세히 전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이번 회고록은 부시 전 대통령이 지난해 초 퇴임 이후 처음으로 펴낸 것인데다, 임기 중 발생한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했다는 점에서, 언론은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언론들은 주로 9.11 테러 사건과 이라크 침공, 또 미국 남부의 카트리나 홍수 피해 등 굵직한 사건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문) 회고록에 북한에 대한 언급도 많이 있지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 관련 내용에도 여러 쪽을 할애했는데요. 북 핵 협상 과정과 북한과 시리아 간의 비밀스런 핵 협력, 또 탈북자 강철환 씨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던 일 등을 소개했습니다.

문) 부시 전 대통령 임기 중에 북 핵 6자회담이 시작됐고, 또 협상 과정에서 부침도 많았는데요. 부시 전 대통령 본인의 평가는 어떤지 궁금하군요?

답) 부시 전 대통령은 6자회담이 시작되는 과정에서 중국을 참여시키기 위해 했던 노력을 상세히 밝혔는데요. 특히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 추진할 경우 군사적 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중국 정부에 전달했던 사실은, 이번 회고록을 통해 처음 밝혀진 것입니다.

문) 그러니까 부시 전 대통령은 중국이 6자회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길 원했고, 그래서 북한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했다는 건가요?

답)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요. 회고록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어기고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무기 개발을 추진 중이라는 정보를 접하고, 미-북 양자가 아닌 6자회담을 추진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에게 협조를 요청했지만 적극적인 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문) 중국의 첫 반응이 어땠다는 겁니까?

답) 회고록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한 장 전 주석에게 북한 핵은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위협이라고 설득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면 좋은 팀이 될 수 있다며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장 전 주석은 북한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의 문제다, 또 북한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다며 거절했습니다.

문) 하지만 결국 중국이 미국의 설득으로 6자회담 의장국이 됐고, 같은 해 베이징에서 첫 회담이 열리지 않았습니까?

답) 부시 전 대통령은 중국이 계속 미국의 요청에 답하지 않자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 가능성을 언급했고, 결국 6자회담이 열리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문) 6자회담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내리고 있습니까?

답) 부시 전 대통령은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 영변 핵 시설을 폐쇄하고 냉각탑을 폭파시킨 점을 적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직도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굶주림 속에 고통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단기적으로 6자회담이 김정일 정권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최선의 방안으로 믿는다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 주민의 자유가 실현돼야만 의미있는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탈북자 강철환 씨를 백악관에서 만났던 일을 회고록에 담은 점도 눈에 띄는데요?

답) 부시 전 대통령은 강철환 씨의 수기 ‘수용소의 노래’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소개로 읽었고, 그래서 강철환 씨를 초대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수용소의 노래’는 강철환 씨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등에서 겪은 일을 담고 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 책이 임기 중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력을 미친 책 중 하나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이 책을 잃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많은 주민들의 삶을 파괴한 독재자라는 점에서, 더 큰 혐오감을 갖게됐다고 적었습니다.

문) 부시 전 대통령은 임기 중 탈북자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던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회고록에도 이런 내용이 담겼군요?

답) 부시 전 대통령은 또 회고록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못된 짓을 하는 어린아이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은, 이란으로 쏠린 국제사회의 관심을 북한으로 돌리기 위한 시도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여러 차례 어겼다며, 6자회담에서 한 약속들을 지킬지도 비관적이었다고 적고 있습니다.

문) 회고록에는 북한과 시리아의 비밀 핵 협력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요?

답) 네, 회고록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외국 정보기관을 통해 시리아가 비밀리에 핵 시설을 건설 중이라는 정보를 받았는데요. 북한의 핵 시설과 매우 흡사하고, 지난 수십 년간 그런 시설을 만든 것은 북한 뿐이었기 때문에, 북한의 협력 가능성을 매우 높게 봤습니다.

문) 결국 이스라엘이 문제의 시설을 공습해서 파괴했죠?

답) 부시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미국에 먼저 문제의 시설을 공격하도록 요청했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핵 시설이라는 100% 확실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거절했고, 이스라엘이 미국의 동의 없이 단독행동을 취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하지만 공습 이후 시리아 정부가 황급히 파괴된 시설을 제거하는 것을 보고, 핵 시설일 것이라는 더 큰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