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세계의 이목이 칠레 광산 사고 현장 지하에 생존해 있는 33명의 광부에 모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우선 어떤 사고였는지 설명해주시죠?
답) 사고가 난 곳은 칠레 북부 코피아포의 산호세 광산인데요. 칠레는 20세기 초 시작된 광산업이 지금까지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산호세 광산은 구리와 금을 주로 생산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5일 광산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작업 중이던 광부 33명이 매몰되고 말았습니다.
문) 사고 초기에는 한 동안 광부들의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았었죠?
답) 그렇습니다. 사고 직후 칠레 정부는 대규모 구조대를 투입됐지만, 보름이 지나도록 광부들을 발견하지 못했고, 지켜보는 사람들의 희망도 우려로 바뀌어갔습니다. 그런데 사고 17일만에 기적적으로 이들이 지하 7백 미터 지점에 대피해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당시 구조요원들은 이들의 흔적을 찾기 위해 천공기로 땅을 파 들어가고 있었는데요. 광부들이 천공기를 발견하고 자신들이 살아있다는 내용의 짧은 메모를 드릴에 붙여 생존 소식을 알렸습니다. 지상의 구조요원들도 메모를 보고 이들의 생존 사실을 확인했고요.
문) 보름 이상 땅 속에 갇혀있다는 것이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다행히 이들이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죠?
답) 네. 광부들은 비상식량과 물로 연명하고 있었는데요. 모두 8~ 9kg씩 몸무게가 빠져있었지만, 건강이 우려할 정도로 악화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상에서는 굴착기로 확보한 작은 구멍을 통해 음식과 책, 가족들의 편지, 카메라 등을 전달했고요. 광부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사진기에 찍어서 지상으로 보냈습니다. 이들은 칠레 국기를 흔들고 국가를 합창하며, 의연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칠레 대통령은 이들이 칠레의 정신을 보여줬다며, 반드시 구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문) 그런데 이후 두 달이 다 되도록 구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답) 이들을 구해내기 위해서는 사람이 나올 수 있는 크기의 구멍을 대피지점까지 파 내려가야 하는데요 이게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당초 칠레 정부와 전문가들의 예상은 11월 중순 이후에야 통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요. 세 곳에서 서로 다른 방법으로 구조통로 확보에 나섰습니다. 이 중 한 곳에서 지난 주 말 구조통로를 확보한 데 이어, 어제 (11일)는 구조용 철제 캡슐 설치도 마쳤습니다. 당초 예상보다 한 달 이상 빨라진 건데요. 실제 필요한 것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구멍을 먼저 파 들어 가면서 동시에 뒤에서 이를 확장하는 작업이 효과를 본 겁니다.
문) 광부와 그들의 가족, 또 전세계에서 이들의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요. 그럼 언제부터 광부들을 지상으로 구해 내게 됩니까?
답) 칠레 당국은 12일부터 구조용 캡슐을 통해 광부들을 한 사람씩 차례로 지상으로 끌어올리게 됩니다. 캡슐에는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은 공간 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한 사람이 올라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20분. 전체 광부들을 모두 구출하는 데는 이틀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 33명의 광부가 있다면 누구를 먼저 구할지 순서도 문제일 것 같은데요? 일반적으로는 여자와 어린이를 먼저 구하는데, 광부들은 모두 남자들 아닙니까?
답) 칠레 당국은 지하의 광부들이 모두 구출될 것을 확신하고 있고, 마지막까지 동료애를 발휘해서, 서로 마지막까지 남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구호대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들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서 구출 순서를 정한다는 계획입니다.
더불어 이들이 지상으로 나온 후의 일들도 벌써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들의 이야기는 언론이나 책, 영화 등에서 좋은 소재가 될 수 있고, 관련 매체와 업체들 사이에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만약 먼저 나온 사람들이 이를 통한 금전적 이익을 취한다면, 광부들 사이에 갈등 요소가 될 수도 있고요. 광부들도 지상의 가족 등을 통해 이런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했는데요. 끝까지 단체로 행동하기로 하고, 그런 내용을 담은 문서까지 작성해서 이미 서명을 마쳤다고 합니다.
문) 아무튼 뭐니뭐니해도 현재로서는 이들을 무사히 구하는 것이 급선무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칠레 정부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최대한 안전한 구조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이번 사고로 칠레 광산업계의 안전 불감증도 지적되고 있는데요. 칠레에서는 지난 2000년 이후 평균 34명의 광부들이 사고로 죽고, 또 이번에 문제가 된 산호세 광산도 이미 여러 차례 안전과 관련해 주의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다 근본적인 안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