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최근 인터넷 신문고를 개설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일반 주민들도 누구나 인터넷을 이용해 후진타오 국가 주석을 비롯한 당 지도부에 직접 건의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개설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수만 건의 민원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의 ‘인터넷 신문고’라니까 언뜻 이해가 안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답) 중국 공산당은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인터넷 공간에 ‘중난하이 직통’이라는 새 웹사이트를 개설했습니다. ‘중난하이’는 한자 ‘중남해(中南海)’의 중국식 발음인데요, 중국 최고지도부의 사무실과 주거지가 모여있는 지역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따라서 중국지도부와 당기구에 직통으로 건의함이라는 뜻입니다.
‘중난하이 직통’은 인터넷이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 누구나가 접속할 수 있고요,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를 비롯해서, 공산당 선전부와 조직부 같은 중앙기구가 직접 건의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문) 인터넷을 통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반 주민들이 최고 지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니까 공산체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일로 보여지는 데요.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상당히 뜨겁습니다. 지난 8일 처음 개설된 후 불과 며칠 만에 수만 건의 건의내용이 올라왔는데요. 주로 집 값 안정과 공무원 부패 척결, 또 교육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많았구요. 게 중에는 한 자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불임을 강요하는 것은 인간적이지 못하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문) 집 값 안정에 관한 내용이 많다니 흥미롭네요?
답) 중국에서는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는데요. 후진타오 주석에게 보내는 건의 내용 중 약 30% 는 집 값 안정에 관한 것이라고 합니다. 몇 가지만 소개해 드리면요, 집 값과 물가는 오르는 데 왜 급여는 오르지 않냐는 내용, 또 집 값을 5년 전으로 되돌리고 악덕 부동산업자들을 처벌해달라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문) 여러 종류의 민원들이 있는데. 후 주석이나 원 총리의 답변도 게시판에 함께 올라있나요?
답) 각 민원에 대한 고위관리들의 답변은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은 이렇게 올라온 글을 통해 주민들의 건의내용을 수집한 뒤, 심사를 위해 최고 지도자에게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 주민들과 직접 소통을 시도한 것이 처음인가요?
답) 처음은 아닙니다. 중국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지방 링다오(領道)’라는 인터넷 게시판을 만들, 전국 각 성과 주요 도시의 고위관리들에게 직접 건의내용을 올릴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앞서 후 주석과 원 총리도 일회성 행사로, 인터넷을 통해 일반주민과의 대화를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최고 지도부를 대상으로 상설 인터넷 신문고를 만든 것은 처음인데요, 그래서 더욱 주목 받고 있습니다.
문) 사실 중국은 인터넷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는데요. 건의를 하는데 제한은 없나요?
답) 있습니다. ‘중난하이직통’은 26개 금지 조항을 게시해 놓았는데요.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거나, 정부의 기밀을 누설하는 내용, 또 국가 단결에 해가 되는 내용 등은 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인권단체들은 진정한 의미의 ‘표현의 자유’가 허용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또 금지 조항이 워낙 광범위 하기 때문에, 향후 정부가 게시내용을 문제 삼을 수 있는 여지도 많다는 것입니다.
문) 그러니까, 여전히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자유롭게 올리거나 토론하기는 어려운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민일보’ 등은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주민과 인터넷을 통한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것은, 중국 인터넷 문화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중국 외교부 부대변인도요, 주민들이 정해진 규칙 안에서는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정부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일반 주민들의 정치 참여를 늘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중국 정부가 새로운 ‘인터넷 신문고’를 개설했다는 소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