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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보리 북 논의, 안정에 도움돼야’


중국 외교부의 정례브리핑에서 류웨이민 대변인
중국 외교부의 정례브리핑에서 류웨이민 대변인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유엔 안보리의 논의는 한반도 안정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베이징의 온기홍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논의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발표한 논평부터 전해 주시죠.

답)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한 유엔의 어떤 행위든 한반도와 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 6자회담 추진, 그리고 당사자들 간의 접촉과 대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류 대변인은 또 북한의 로켓 발사에 따른 사후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각 당사자와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협상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그런데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하게 비난하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는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답) 중국은 북한에 장거리 로켓 발사 이전부터 자제를 요구하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혀 왔기 때문에 대북 비난을 담은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적극 반대하고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왔습니다. 게다가 중국 측은 자국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한 데다, 특히 발사 전에 미리 중국 측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나아가 중국은 안보리 의장성명에 반대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이미지와 위상이 손상될 것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에는 국제사회의 여론과 분위기를 바탕으로 대북정책을 탄력있게 조정해 나갈 것을 주장하는 외교 당국의 입김이 좀 더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중국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문) 중국은 안보리 의장성명에 합의하면서도, 한편으론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의 유엔 논의에 대한 논평과 대북 의장성명에 동의하는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여기에는 그 동안 북한을 두둔해 온 중국의 태도가 깔려 있습니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선에서 북한에 대한 비난이나 제재 강도를 막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이를 통해 북한을 편든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으로부터 벗어나고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책임을 다했다는 평가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입니다.

아울러 중국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함으로써 북한 새 지도부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것을 피하려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올해 권력 교체기를 앞두고 정치, 경제, 사회 안정을 위해 한반도 주변 정세가 악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중국 공산당 정부의 의중도 들어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중국은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추가 제재에는 동의하지 않겠지요?

답) 현재로선 중국이 추가 북한 제재에 동의할 것인지는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북한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와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에 찬성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이런 점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해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보다 보다 수위가 높은 새로운 결의 채택에는 반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은 유엔의 추가 제재가 북한의 핵실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가 지난 13일 북한의 로켓 발사 당일에 이어 오늘도 현재 상황에서 국제사회는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언행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은 대북 제재에 반대한다는 뜻을 에둘러 밝힌 것으로 해석됩니다. 중국 외교부의 뤄자오후이 아주사 사장도 지난 11일 북한이 로켓을 일단 발사하더라도 정치와 외교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하며 무력제재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그렇다면,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국면을 신속히 전환하려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답) 네. 중국의 입장은 오늘 외교부가 논평을 통해 북한에 대한 유엔의 행위는 6자회담 추진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데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유엔에서 북한에 대한 비난이나 제재 논의를 가급적 단시간에 마무리 짓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3일 북한의 로켓발사 뒤 모든 당사자들이 대화의 계기를 유지하고 6자회담 재개를 촉진할 수 있도록 9.19 공동성명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결국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6자회담 재개 등 2월 말 미-북 합의 당시의 대화 국면이 다시 조성되도록 하는 방향으로 외교력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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