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중국 군이 최근 한 달 사이 8 차례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는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답) 지난 달 25일부터 나흘 동안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전후해, 중국 인민해방군은 한 달여 만에 8 번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중국 관영 언론매체들이 오늘 전했습니다.
중국 군은 한-미 연합훈련이 서해에서 실시될 것이란 소식이 나돌던 지난 6월30일 동중국해 해상에서 수십 척의 함정과 전투기들을 동원해 미사일 실제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군함과 고속정에서 미사일과 유도탄 발사 훈련을 벌였습니다. 또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던 지난 달 말에는 난징군구 포병부대가 중국의 최신예 장거리 로켓을 서해 방향으로 발사하는 훈련을 벌였습니다. 이어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상에서는 이례적으로 동해 함대와 북해 함대, 남해 함대 등이 총출동해 대규모 실탄발사 훈련을 했고, 산동성 지난군구가 서해와 인접한 도시에서 항공 병력과 장비의 원거리 수송훈련을 벌였습니다.
문) 중국 군이 지난 한 달 사이에 실시한 군사훈련들이 이전과 다른 점은 뭔가요?
답) 한 달 여 동안 8 차례에 걸쳐 실시된 중국 군사훈련 중에는 정례적인 것도 있는데요, 하지만 예년에 비해 훈련의 규모가 커진 게 두드러진 점입니다. 특히 일부 군사훈련들은 사상 첫 훈련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실제로 난징군구가 지난 달 25일 신형 장거리 로켓(PHL03) 첫 발사 훈련을 실시했고, 베이징 군구 기계화 보병부대는 전술 이동훈련을 벌이면서 처음으로 50t 규모의 장비를 고속도로로 수송했습니다. 8월 초에는 중국 공군이 처음으로 열차를 이용해 티베트로 전략물자를 수송하는 훈련을 벌였습니다.
중국 군은 과거와 달리 이 같은 군사훈련들의 영상을 중국 언론에 즉각 공개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중국 군의 이번 군사훈련들은 시기와 장소, 규모, 외부 공개 면에서 이전 군사훈련들과 차별화되고 있습니다.
문) 중국 군이 특히 어제부터 또다시 서해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에 들어갔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산동성 지난 군구는 어제부터 서해와 맞닿아 있는 산동성과 허난성에서 대규모 방공훈련(전위-2010)에 돌입했습니다. 닷새 동안 실시될 이번 방공훈련은 수도인 베이징의 방공 작전이 주요 목적인데요, 1만2천 명의 병력이 참가하고 있고, 해군과 공군, 육군항공대 소속 정찰기와 전투기 항공기 2백 여대도 동원됐습니다.
중국의 이번 훈련은 한국 군이 내일(5일)부터 서해상에서 대잠 훈련을 실시하고 북한이 이에 대해 대응타격을 경고한 시점에 실시되는 것이어서 서해상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문) 중국 군이 이처럼 대규모 군사훈련을 잇따라 실시하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답) 중국 쪽은 한-미 연합훈련이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응한 경고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의구심과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해방군 쪽은 연례훈련들이라고 설명했지만, 중국 군이 오랜 기간 한반도와 인접한 서해 부근에서는 거의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롯해 규모와 장소, 시기로 볼 때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한 훈련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에 이어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 달 30일 중국은 서해와 중국 근해에서의 어떠한 해상훈련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해 한-미 연합훈련에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와 동시에 중국 군은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들을 통해 이 지역에 대한 자국의 이익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최근 남중국해 영토분쟁 해결이 이 지역 안정의 중심이라면서 이곳은 미국의 국가적인 이익과도 관련이 있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중국 군은 남중국해가 중국이 주권을 보유한 곳이라며 미국에 경고했습니다.
중국 지도부와 군의 이 같은 입장은 이례적으로 군사훈련 영상들을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 등에 즉각 공개하고 있는 데서도 충분히 엿볼 수 있습니다.
문) 중국 군의 대규모 군사훈련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미국과의 힘겨루기 성격도 있는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부쩍 커진 경제, 외교, 군사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경쟁하는 관계에 올라섰고 최근에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미국과 이른바 패권 다툼을 하고 있다는 게 이곳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중국은 천안함 문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한국과 미국의 입장에 전적으로 지지하지 않은데 이어, 처음에는 미군 항공모함의 참가를 반대하다가 이후 서해상 한미 연합훈련 자체에 반대 입장을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양이 중국 해군 소장 겸 국방대 전략연구소장은 지난 2일 반관영 뉴스통신인 중국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의 황해 즉, 서해 해상훈련 논란 이후 훈련 장소가 동해로 바뀌었지만 이로 인한 중국인들의 감정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은 또 미국에 맞서 군사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양이 소장은 해군을 포함한 중국의 군사력은 필연적으로 발전해 강대해질 수밖에 없고 대양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미국은 이제 냉전적 사고와 해상 패권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하며 중국 해군력의 발전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해 미국을 직접 겨냥했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최근 한 달 여 사이에 무려 8차례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해 주목됩니다. 특히 한국 군이 내일 (5일)부터 서해상에서 대잠 훈련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군은 어제부터 다시 서해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해, 서해상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