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함께 3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정보 당국이 확보한 미국 상업위성 영상에 따르면 과거 두 차례 핵실험을 했던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서 새로운 갱도가 굴착되고 있으며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갱도 입구에선 토사더미가 식별됐으며 이 토사는 다른 지역에서 반입된 것으로, 지난 달부터 그 양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국 정보 당국은 밝혔습니다. 이 사진은 지난 1일 촬영됐습니다.
북한이 과거 두 차례 실시한 핵실험 때도 마지막 준비 작업으로 갱도를 토사로 메웠다는 점에서 미사일 발사 뒤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해지면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북측 고위급 인사와 접촉한 한 대북 소식통은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이 정당한 자주권에 속하는 광명성 3호를 발사한 뒤 국제사회가 제재를 취할 경우 3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광명성 3호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발은 “시계바늘을 2009년 4월 이후로 옮기도록 유도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하며 3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북한이 과거 두 차례 핵실험에서 플루토늄을 이용한 만큼 이번 핵실험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풍계리에서 핵실험 준비 상황을 연출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비한 압박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연구원 백승주 책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한국 국방연구원 백승주 책임연구위원]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분명히 미국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3차 핵실험 카드를 이용해2.29 합의 이행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또 식량 지원을 할 지 아니면 3차 핵실험을 두고 볼 지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입니다. 북한으로선 3차 핵실험 카드로 미국을 압박하면 식량 지원은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7월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석 달 뒤에 1차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이어 2009년에는 미사일 발사 한달 뒤인 5월, 제2차 핵실험을 전격 실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 실험 강행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핵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과 국제사회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북, 미사일 발사 후 핵실험 움직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3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과거 두 차례 핵실험을 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새로운 갱도를 굴착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