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 카디즈 진입을 도발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역내 미 동맹의 균열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하며, 동맹국 간 정보 공유 등 공동 대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미국 국무부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대규모로 한반도 주변에서 연합훈련을 벌인 데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2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19대가 이날 한국방공식별구역 안으로 진입한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최근 진행된 도발적인 공군작전과 관련해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한국 정부의 우려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과 긴밀히 조율하면서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시도를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동맹에 대한 미국의 방어 공약은 철통같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앞서 H-6 전략폭격기 등 중국 군용기 4대와 T-U-95 전략폭격기 등 러시아 군용기 15대가 22일 한 때 카디즈에 진입했다며, 중국 측은 한중 간 직통망을 통해 통상적 훈련임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카디즈 침범에 대해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VOA에, 이런 일은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할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영공 침범을 하지 않으면서도 타국의 방공식별구역에 도전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또 중국과 러시아가 동북아시아 내 미국의 동맹구조에 균열을 야기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 전 한미연합사령관
“미 동맹국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이를 미국과 동맹 간 갈등을 조성하는 기회로 삼지 않도록 서로 협력해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침범 사례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미국의 동맹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시사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러시아와 중국이 공통의 전략적 목적에 따라 충분히 함께 움직일 수 있으며, 이번 방공식별구역 침범이 그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 등 공동가치에 기반한 유대관계가 강화되는 시점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카디즈 침범은 미국의 역내 동맹국 간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고 강조했습니다.
동맹국들의 긴밀한 정보 공유 강화는 북한 정권의 위협뿐 아니라 이번 방공식별구역 침범 사례처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움직임에 대한 실시간 대응에도 매우 유용하다는 겁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합동비행훈련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합동비행은 전술적 차원의 움직임이지만, 사전 비행경로에 대한 조율 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러 당국 간 모종의 의사소통 기구가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