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와 대화 재개 등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나서 김 위원장의 ‘대화·대결 준비’ 발언에 대한 대화 기대감에 대해 ‘꿈보다 해몽’이라며 일축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강양우)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방한 나흘째인 22일 한국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화와 외교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풀어가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방식이 적절하다면서, 한국과 긴밀한 공조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고, 협상 진전 노력을 지속해 줄 것을 당부하고 특히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가 선순환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청와대가 밝혔습니다.
성 김 대표는 남북 간 의미 있는 대화·관여·협력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성 김 대표는 이에 앞서 한국 통일부 이인영 장관을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감대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성 김 /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가장 중요한 것은 미한 양국이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공유된 의지에 이견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 장관은 전날 성 김 특별대표가 북한에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한 점에 공감한다며 좋은 기회인 만큼 북한이 조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인영 / 한국 통일부 장관
“최근의 상황이 대화 재개를 위해서 매우 좋은 기회인 만큼 이 자리를 빌어서 북한도 조속한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의 대화 기대 발언을 거론하며 꿈보다 해몽이라면서 일축했습니다.
미국은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앞서 김 위원장이 대미 입장으로 대화와 대결에 모두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밝힌 전원회의 발언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이 미국 언론 인터뷰를 통해 ‘흥미있는 신호, 대화 기대’ 입장을 밝히자 이를 비아냥댄 것입니다.
성 김 대표의 조건없는 만남 제의는 물론 대화 재개에 대한 미국과 한국 정부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들은 지적했습니다.
한편 한국 외교부는 미국과 한국의 ‘미한 워킹그룹’ 종료를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VOA에 21일 미한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기존 미한 워킹그룹의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이를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미한 워킹그룹은 2018년 11월 비핵화와 남북 협력, 대북 제재 조율 등을 위해 출범했던 양국 간 협의체입니다.
한국 외교부는 또 워킹그룹 종료를 검토함에 있어서 앞으로 양국이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 이외에도 국장급 협의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해 가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