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인근에 있는 승호리 교화소에서 강제 노동 등 심각한 인권 유린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민간단체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수감자들은 강제 노동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잔혹하게 고문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노동 교화소에 대한 국제사회의 현장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김정규)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 HRNK가 22일 공개한 평양 승호리 제8 교화소의 3D 입체 가상 모습입니다.
평양 인근 평안남도 강동군에 위치한 승호구역의 위성사진과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살펴본 결과 복청리 인근 승호리에 새로운 교화소 시설이 들어섰는데, 이 위성사진을 토대로 구성한 승호리 교화소는 둘레에 높은 담이 쳐져 있고 곳곳에 경비 초소가 있으며, 단일 출입구로 구성돼 이곳이 구금 시설임을 보여줍니다.
또 대규모 교정시설과 수감시설을 비롯해 공장 건물 등이 들어선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가 함께 공개한 승호리 교화소 분석 보고서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제8호 교화소에 1천 500여 명의 수감자들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0년과 2015년 사이 교화소 확장 공사가 진행되면서 현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수감됐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남성 수감자들은 교화소 인근 시멘트 공장에서 일하고 여성 수감자들은 농사를 짓거나 중국에서 받아온 인형에 인조 눈썹을 붙이는 작업에 동원됐으며,
수감자들이 강제노동은 물론 노동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잔혹한 폭행과 고문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조셉 버뮤데즈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강제노동과 고문 등의 인권 침해를 우려했습니다.
조셉 버뮤데즈 /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선임연구원
“수감자들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 수많은 구타가 이뤄졌고 이것은 고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고문은 보통 무엇을 얻어내려 할 때 일어납니다. 수감자들로부터 가치를 뽑아내기 위해 고문을 가한 것이라고 봅니다. 수감자들에 대한 적절한 영양과 주거, 의료 서비스, 재산은 완전히 박탈됐습니다. 수감자들을 정신적, 정서적, 육체적으로 완전히 취약한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석탄과 철광석, 장난감, 인형 등 북한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수감자들의 강제노동과 희생이 뒤따르고 있다면서 북한 내 교화소 문제에 국제사회가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여러분의 어린 자녀들이 중국에서 만든 인형을 안고 그 인형의 속눈썹을 보고 있을 때 그 인형이 북한 내 강제노동과 노예 노동, 교화소 노동을 통해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지 않겠습니까?”
전문가들은 북한 교화소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유린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북한 내 공급망과 노동 착취 문제에 대한 국제감시기구의 현장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